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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도니아(Macedonia)

110. 정든 마케도니아와의 작별

  며칠간 계속 비가 내리더니 마침내 화창하게 개었다. 자, 이제 오흐리드(Ohrid)를 떠날 시간이다. 짐을 꾸리고 출발.

  오늘 마케도니아 국경을 넘을 예정이다. 오흐리드에서 국경까지는 약 30km가량 떨어져있다. 오흐리드 호수는 2/3은 마케도니아, 1/3은 알바니아 영토로 양국에 걸쳐 있으며 경로 역시 호수 둘레를 돌아가는 길이다.

<어디로 가야 하나?>

  호수 둘레길을 따라 출발. 처음에는 수풀에 가려 있었으나 곧 호수의 본모습을 볼 수 있었다.

<기분좋은 갈대길><호수, 나무, 멀리 보이는 설산>

  항구도, 도시도 없는 호수의 본 모습. 멋진 경치에 반해 호숫가에 한동안 머물 수밖에 없었다. 호수를 끼고 달리는 기분은 매우 상쾌하다.

<오흐리드 호수>

  길을 따라 가니 Струга(Struga)라는 작은 마을이 나타났다. Струга는 작은 강을 끼고 있었는데 마치 운하인것처럼 반듯하게 정리된 강이 인상적이었다.

<작은 운하가 있는 Струга>

  그런데 무슨 일일까? 마을은 사람들로 매우 붐비고 있었다. 마치 주민들이 다 나와 있는 듯 했다. 마케도니아에서 이렇게 붐비는 모습은 처음본다.

<거리는 수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복잡한 Струга를 통과. 이제 아쉽지만 호수와도 작별이다. 국경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호숫길을 벗어나야 한다.

<모스크가 있는 마을>

  얼마나 지났을까. 또다시 나타난 오르막길. 호수라고 해서 처음에는 매우 저지대 일거라고 생각했는데 호수 둘레는 산이다. 사실 오흐리드 시 자체도 해발 750m가량에 위치하고 있었다.

<산길 시작><경사도 10%, 눈이오지 않아서 다행이다>

  국경을 향하는 길은 한산했다. 이따금씩 화물차가 지나갈 뿐이다.

<자, 이게 마지막 고개인가?>

  오르막을 한참 오르니 마침내 나타난 국경. 대체 왜 산꼭대기에 국경을 만든거지? 이 산을 기준으로 두 나라가 나뉘는가 보다.

<면세점은 문을 닫았다>

  알렉산더 대왕의 나라 마케도니아. 하지만 지금은 그리스와의 역사 분쟁 때문에 나라 이름까지 바꾸어야 한 비운의 나라.

  유고슬라비아에서 무혈 독립에 성공하고, 코소보 전쟁 당시 난민을 받아주었으나 오히려 코소보의 공격을 받아야 한 나라.

  일방적으로 한국인에게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지만 정작 그리스와의 관계 등으로 한국과는 국교도 없는 나라다.

  종교는 정교(Orthodox)국가로 알고 있었으나, 성당보다 더 많이 보이는건 모스크였다.

<사이좋게 서 있는 모스크와 정교회 성당>

  수도 스코페(Skopje)의 첫 느낌은 잘 정비된 도로 등 근사해 보였지만, 마케도니아를 조금 더 살펴본 결과 경제적으로 크게 풍족해 보이지는 않았다.

<스코페, 마차가 다니는 도로><이런 클래식 카도 아직 돌아다닌다>

  길에는 마차가 돌아다니고, 오래된 집이나 차도 많이 보인다. 겨울이라 직접 농사짓는 모습을 볼 수는 없었지만 밭도 많고 농업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듯 하다.

<비닐하우스가 있는 마을>

  도시 미관을 개선하며 수많은 동상을 세우는건 정치적 목적도 있겠지만, 관광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느낌도 강하다. 실제로 지금까지 어떤 나라보다 길가에 기념품점이 많았다.

  하지만 정작 마케도니아의 수많은 동상과 화려하게 만든 건물에서는 크게 매력을 느낄 수가 없었다. 너무 인위적이어서였을까? 흥미롭고 멋진건 사실이지만 잠깐 뿐이었다.

<알렉산더 대왕. 그래도 멋지기는 하네>

  내가 머무른 기간은 여행하기에 좋지 않은 계절이었고, 눈내리고 비오고 추웠다. 좋은 환경은 아니었지만 이 나라에 좋은 이미지를 갖게 된 것은, 굳이 동상같은거 없어도 멋진 호수, 산, 또 잊지못할 마트카 계곡, 그리고 무엇보다 Bojan 등 친절하고 따뜻한 사람들 때문이었다.

<마케도니아 주행 경로>

  이들로 인해 어느새 정이 흠뻑 들어버린 마케도니아. 출국심사는 순식간에 끝났고 아쉬운 마음으로 국경을 넘어 마케도니아 여행을 정리했다.

<마케도니아 국경을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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