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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India)

010. 인도에서 생사를 헤메다.

  전지성 선배님의 조언에 따라, 그리고 매일 인도에서 카레만 먹냐는 친구들의 질문에 답하기 위해 음식 관련한 글을 써본다.

  인도에는 종교적 이유로 채식주의자들이 많고, 육식을 하더라도 닭, , 극히 일부의 생선 뿐이다. 소고기를 안먹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회교도들이 많아 돼지고기도 금기다. 삼겹살 등은 언감생심이며, 햄버거 가게에서도 VEG버거 라는것을 판다. 패티대신 으깬 감자를 구워놓은 것이 들어있다.

  내 생각에는 채식주의자가 많은 이유는, 종교적인 이유도 있지만, 굳이 육식을 하지 않더라도 굶주리지 않을 정도로 농작물이 풍부하기 때문일 것이다. 쌀은 이모작을 하고 채소나 과일도 풍부하다. 기근이 들고 보릿고개를 겪는다면 뭐든 못먹겠는가?

길에 흔히 보이는 이런 가게에서는 즉석에서 생과일 주스를 만들어준다.

사탕수수를 다음어서 기계에 돌리면

달콤한 사탕수수즙 완성.(10루피)

사탕수수즙은 전기로만 짜는게 아니다. 직접 돌려보았는데 상당히 힘들다

팔뚝만한 옥수수를 숯불에 구워주기도 하고, 식빵도 불에 직접 굽는다.

  카레는 한국의 고추장이나 된장같은 느낌? 음식을 주문하면 기본적으로 딸려 나오는 경우가 많다. 다양한 종류의 카레가 있으나 고기 안들어간다. 거기다 마샬라라는 쑥과 비슷한 풀을 잘라넣는데 향이 독특하고 별로 맛은 없다(마샬라는 거의 모든 음식에 다 들어간다). 내 생각에는 군대 짬밥 카레 또는 3분카레가 가장 맛있는 듯 하다.

Kharghar에서 가장 많이 갔던 식당. 그리고 달 라이스(25루피) 

달 라이스 후에는 항상 짜이(인도차) 한잔. 선한 인상의 주인이 만들어준다. (홍차+설탕+우유 인듯)

DOSA라는 음식. 빵에다 카레 소스, 녹색은 마샬라 소스

  카레에 질릴 때 쯤, 구글 검색을 통해 부탄가스 판매처를 찾아내었다.(http://www.aerosolindia.in인도에는 부탄가스를 거의 팔지 않는다. 마침 내가 찾은곳은 제작하는 곳인데, 숙소에서 10km정도 이격되어 있을 뿐이다. 주소만 보고 갔지만, 크게 헤메지 않고 찾을 수 있었다. 국민학교, 중학교 시절 신문배달 했던 경험이 큰 도움이 된다. 도매가로 한캔에 100루피.

  부탄가스를 확보한 후 가끔 음식을 조리해 먹었다. 가장 많이 한 것은 감자국. 조리도 간단하고, 간장, 소금, 고춧가루 등 소스도 쉽게 구할수 있기 때문이다.

  12 25일 크리스마스날. 밤중에 배가 고파 옥상으로 올라갔다. 그날도 밥짓고, 대충 감자 깎아서 국 끓여먹고 다시 자는데...

  새벽 2~3시쯤 되었을까? 자는데 갑자기 구역질이 난다. 수차례의 구토로 힘도 없고 속도 쓰리다. 무언가를 먹기는 커녕 물만 마셔도 구역질이 나서 위가 고장난줄 알았다. 대여섯 시간을 구토를 반복하며 고생하다가 상점이 문을 열 때쯤, 약국에 갔다제산제(Antacid)를 사 들고 나오려는데 약사가 이것저것 물어보더니 식중독(Food Poisoning)일 거라고 약을 줬다.

  아. 생각해보니 감자 싹이 원인이었다. 어두워서 껍질만 대충 제거하고 먹었던게 화근.

  알아보니 감자싹에는 솔라닌이라는 독이 있고, 증상이 내가 겪은것과 비슷하지만 더 심할수도 있다. 사망까지도 가능하다고 한다.

문제의 감자국 

  약을 먹고조금 속이 진정되어 조금씩 물 마시기 시작조금 더 회복후, 인도음식은 도무지 위에서 받지 못할것 같아서 성재가 보내 준 라면을 하나 먹었다. 독으로 독을 치유한다고 했던가? 벤조파이렌 앞에서 솔라닌은 상대가 되지 않았다.

  우여곡절끝에 회복하긴 했으나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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