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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마니아(Romania)

080. 시비우. 첫 카우치 서핑

  브라쇼브에서의 따뜻한 대접을 뒤로 하고, 다음 목적지 시비우(Sibiu)로 향했다.

<회전 교차로 통과 중>

  날씨는 여전히 쌀쌀하지만 새로 준비한 침낭 때문인지 든든한 기분이다.

  얼마 후 Codlea라는 곳에 도착했다.

  출출해져서 성당 근처의 한 공원에 들러 여기서 중식을 해결하기로 했다. 점심 식사 메뉴 브라쇼브(Brașov)의 이경애 사모님이 싸 주신 샌드위치.

<식사 중. 대체 언제 찍은거지?>

  감사한 마음으로 맛있게 먹고, 에너지를 재충전했다.

  Codlea는 작은 마을지지만 운치있는 곳이었기에 조금 머무르며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성당 뒤편 광장에서 달마와 함께>

  그리고 다시 출발. 시비우로 가는 길은 대부분 들판이며, 중간에 작은 마을을 계속 통과하는 코스이다. 달리면서 저절로 기분이 좋아지는 길.

<주위에는 소가 돌아다니고><소를 버리고 어디 가는거지?>

  길은 계속 오르막이지만, 경사가 그리 심하지는 않다. 또한 새로 닦은 길이라 그런지 길 상태도 좋고 깨끗하다. 역시 달릴만한 길이다.

<좁은 다리도 건너고><오. 갑자기 넓어진 도로><이제 산은 다 넘었나 보다. 급경사 경고판>

  브라쇼브를 둘러 싼 산길이 끝나자 샛길로 접어들었다. 길은 좁지만 달리는 차가 거의 없어서 오히려 더 안전하다. 또 달리면서 기분마저 좋아지는 길이다.

<자연과 하나되는 느낌의 루마니아>

  루마니아의 시골 마을은 부유해 보이지는 않지만 매우 정겨워 보인다. 물론 사람들도 마을에 어울리게 친절하다.

<Șinca Veche의 거리>

  Șinca Veche라는 마을을 지나는데 어디서 소 한 무리가 나타났다. 인도 이후 오랜만에 보는 길거리의 소떼다. 소를 이리저리 피하며 주행. 소도 알아서 피해 준다.

<어째 겁먹은 듯 한 표정의 소>

  어느 새 날이 저물어 숙영을 준비해야 한다. Mărgineni라는 마을을 1km 앞두고 추수가 끝난 들 한복판에 자리를 잡았다.(주행거리 66.08km, 누적거리 6,594km)

  오늘도 진수성찬. 역시 둘이 함께 다니니 식사가 푸짐하다. 감자, 양파, 소시지를 넣은 국으로 식사.

<밥과 국 뿐이지만 친구와 들에서 먹는 맛은 기가 막히다>

  밤이 되니 제법 쌀쌀하다. 두툼한 새 침낭 속에 쏙 들어가서 편안한 휴식.

<숙영지. 들위의 천막 두 동>

  잘 자고 일어나서 다시 출발 준비.

<시비우로 출발~>

  역시 주위에는 추수가 끝난 밭 뿐이다. 달리다 보니 멀리서 연기가 피어오르는데 무슨 일이지?

  가까이 가 보니 밭에 불을 놓은 것이다. 추수 이후에는 불을 놓아 밭을 정리한다. 이런 광경을 루마니아에서 볼 수 있다니 신기할 뿐이다.

<화전민?>

  루마니아의 또 하나 특이한건 루마니아 정교(Orthodox Church)다.

  동유럽 많은 나라가 정교를 믿고 있지만, 특히 루마니아에서는 길 중간중간에 십자가를 세워 놓거나 공중전화부스만한 사당(?)을 지어 놓고, 꽃을 걸어놓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길가의 십자가>

  만나는 풍경마다 신기해하며, 또 흥겹게 길을 달린다. 중식을 위해 들린 구멍가게 앞에서는 어릴 때 자주 보던 뽑기기계가 있었다. 어째 루마니아의 정서가 우리와 비슷하다는 생각도 하면서 계속 달린다.

<뭐가 들어있을까?>

  하지만 또 다른건, 마치 골프장처럼 잔디만 깔려있는 언덕은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없는 광경이다.

<잔디만 깔린 언덕은 매우 낯설다>

  이런 곳은 대부분 목초지이다. 뛰어 놀기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곳에서 주위를 둘러보면 양치기와 양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열심히 풀을 뜯는 양>

  9월 29일. 생각해 보니 동생의 생일이다. 한 주유소에서 Wi-fi를 잡아 잠시 통화도 하며 쉬엄 쉬엄 가다보니, 해질 무렵에서야 시비우에 도착할 수 있었다.

<시비우 외곽 대형 마트. 짐지키는 중>

  달마가 시비우에서 카우치 서핑을 통해 숙소를 잡아 놨다. Bin이라는 친구인데 나는 카우치 서핑은 처음이라 어떤 만남이 있을지 기대가 된다.(Tip. 카우치 서핑은 여행자들과 현지인들이 숙박을 함께 하며 문화 체험을 제공하는 커뮤니티입니다.)

  Bin은 근처까지 직접 나와서 맞아 주었고, 8층에 위치한 Bin의 아파트에 짐을 올리고서야 시비우에서의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주행거리 90.89km, 누적거리 6,685km)

어마어마한 짐의 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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