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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

129. 이상한 도시 사라예보 사라예보(Sarajevo)는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Bosnia i Hercegovina;BiH)와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연방(Federation of Bosnia i Hercegovina)의 수도이다. 내가 사라예보에 대해 아는건 1차 세계대전의 도화선이 된 사라예보 사건과, 이에리사 선수가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 우승한 곳이라는것 뿐이다. 사실 이전에는 사라예보가 BiH라는 나라의 수도인 줄도 몰랐다. 그런데 막상 사라예보에 도착하니 어딘가 이상하다. 그동안 경험한 여러 나라의 수도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이런 느낌이 드는 이유가 뭘까? 찬찬히 분석해 보았다. 사라예보가 이상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우선 지형 때문이다. Miljacka 강변에 형성된 사라예보는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인데 수도라기에는 매우 좁.. 더보기
128. 사라예보! 산(山)Ra예보? 자리에 누웠는데 밖이 소란스러운데 사람 같지는 않다. '뭐야? 진짜 귀신이라도 나타났나? 지가 귀신이면 귀신이지 왜 내 잠을 방해하는거야?' 밖을 확인해 보니 여러마리 말이 풀을 뜯고 있다. 가만 보니 말에는 고삐도 없다. 누가 키우는 말이라면 밤에 저렇게 풀어놓지는 않을텐데……. 그럼 야생마 가족? 그런데 말이 야행성이었나? 왜 밤에 돌아다니지? 알아들을 리 만무하지만 말떼를 향해 조용히 하라고 소리를 꽥 지르고 다시 잠을 청한다. 다른데로 간건지 신기하게도 더 이상 시끄럽지 않았다. 다음날 아침 눈을 떠 보니 말은 온데간데 없고 흔적조차 찾을 수 없다. 흠. 말귀신이었나? 아무렴 어때? 나는 내 갈길을 가야지. 전날 마지막에 오르막을 오른 덕분에 시작부터 수월한 내리막이다. 날씨도 좋아서 더할 나위 .. 더보기
115. 따뜻한 알바니아 사람들 알바니아로 넘어오자 확실히 날씨가 덜 추웠다. 하지만 새로운 문제는 바로 비. 장댓비가 굵고 지루하게 쏟아진다. 잠깐씩 갤때는 더없이 화창하지만 곧 비의 반복. 이런 강한 비의 영향인지 집 베란다마다 파라솔을 비스듬하게 설치해 놓았다. 그리고 기온 자체가 낮지는 않지만 이상하게 춥다. 두꺼운 외투를 필요로 할 정도는 아니지만 가만히 있으면 으슬으슬 떨리는 기분 나쁜 추위다. 겨울에 비가 많이오고 습한 영향이 아닐까 싶다. 처음에는 빨리 출발하기위해 조바심을 내었지만, 좀처럼 비가 그치지 않는다. 다행인건 숙소도 좋고 알바니아의 저렴한 물가는 부담도 덜하다. 가만 생각해 보니, 물가 비싸고 추운 나라에서 계속 비맞으며 고생하느니 여기서 비 그치고 날씨가 풀릴때까지 머루르는것도 좋을 것 같다. 게다가 점차 .. 더보기
112. 티라나 둘러보기 알바니아 수도인 티라나(Tirana) 구경길에 나섰다. 시내는 머물고 있는 호스텔에서 5km가량 떨어져 있었으나, 자전거를 이용하면 금방이다. 티라나 시가지는 깨끗하게 단장되어 있었다. 티라나 외곽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다. 넓찍한 도로 중앙에는 자전거 도로도 설치되어 있었다. 티라나는 어떤 곳일까 기대를 품고 가장 먼저 찾은 곳은 피라미드. 처음 피라미드가 있다는 말을 듣고 많이 놀랐다. 이집트나 마야에 있다는 말은 들었봤어도 알바니아에도 피라미드가? 원뿔 모양의 피라미드는 멀리서 보니 그럴듯했다. 그런데 직접 가 본 피라미드는 실망을 금할 길이 없었다. 고대 무덤은 전혀 아니고 현대식 건물이었는데, 진입로의 깨진 보도블럭을 시작으로 유리창은 깨져 있고, 벽에는 낙서가 가득했다. 물론 출입문은 굳게 닫.. 더보기
109. 아름다운 호반도시 오흐리드 오흐리드(Ohrid)에서 고마운 사람들 덕분에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홀가분하게 오흐리드 탐사에 나섰다. 숙소 근처는 복잡한 골목길. 오흐리드 구 시가지에는 중세시대의 느낌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이 구 시가지의 주택은 생활도 하지만 빈 방은 대부분 관광객에게 단기간 빌려주는 용도로 쓰는 것 같다. 골목 사이에 종이 공방(Paper factory)이 보여서 들어가봤다. 이곳은 말 그대로 종이 공장. 걸쭉한 펄프를 체에 걸러서 종이를 만들어낸다. 무료로 종이를 만드는 전 과정을 보여줬는데 완성된 종이는 한지와 비슷한 느낌이다. 또한, 인쇄기로 판화나 문서를 찍어주기도 하는데, 구텐베르크 방식의 인쇄기라고 한다. 수작업으로 만든 노트, 카드 등을 판매하고 있었는데 제법 근사해서 짐만 아니라면 구입하.. 더보기
108. 고마운 오흐리드의 조선소 드디어 오흐리드(Ohrid)에 입성하는 날이다. 제법 높은 산을 세개나 넘었고, 진눈깨비를 맞으며 간만에 100km 이상 주행하는 등 쉽지않은 길이었다. 특히 호수가 멋지다고 많은 추천을 받은 곳. 과연 얼마나 좋은 곳일까? 하지만 호수에 대한 기대보다는 자전거 가게를 찾아 프론트 랙을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더 컸다. Wing의 앞바퀴는 계속해서 달그락 소리를 내며 항의하고 있다. 진흙이 튀어서 더러워진 운동화도 빨아야한다. 주섬주섬 텐트를 정리한다. 지도 상으로는 호수 근처인데 호수는 보이지 않고, 멀리 큰 산과 모스크만 보인다. 계속 가 보자. 길가에 조그만 조선소가 보인다. 엄밀히 따지면 조선소는 아니다. 각종 덕트 등 철판을 가공하는 곳이었다. 그런데 마케도니아는 내륙국가인데 왠 조선소? 설마 호수.. 더보기
107. 이어지는 산길과 또다시 부러진 프론트 랙 Bojan과 헤어진 후, City Hostel에 며칠 더 머물렀다. 계속 내리는 비와 눈으로 활동이 제한되었기 때문이다. 마케도니아도 코소보와 마찬가지로 장작을 때 난방을 하는 집이 많았다. 머물던 호스텔도 마찬가지였는데, 담 한켠에는 김장 비닐로 덮힌 장작이 쌓여있었다. 텐트 무게를 줄인다고 그라운드 시트를 챙기지 않았는데 그동안 이게 계속 아쉬웠다. 김장 비닐이면 바닥의 냉기도 조금 차단하고, 텐트 바닥 보호도 될 듯 하다. 호스텔 주인에게 김장비닐 판매처를 물어보니 충분한 양을 그냥 끊어주었다. 뜻밖의 선물을 챙기고 길을 나선다. 목적지는 호수가 유명하다는 오흐리드.(Охрид) 길 찾기는 쉬웠다. 표지판도 많고 국도를 타고 계속 가면 되는데 초반에는 마트카 계곡 방향이라서 길도 낯이 익다. 마케도.. 더보기
106. 호부호형을 원하는 마케도니아 그동안 시도만 했으나 형편과 일정이 맞지 않아서 연결되지 않았던 웜샤워(Warm Showers)를 마케도니아에서 처음 하게 되었다. 웜샤워는 카우치 서핑처럼 여행자와 호스트를 연결해 주는 사이트이지만, 자전거 여행에 특화된 서비스로 대부분 호스트들은 자전거 여행을 했거나 꿈꾸고 있는 사람들이다. 카우치 서핑보다는 테마가 제한적이므로 상대적으로 호스트 숫자가 적지만, 서로의 경험을 나누고 자전거 여행 정보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더 유리하기도 하다. 생면부지의 여행자들을 초대하여 여행중에 길 위에서 받았던 대접을 다시 돌려주는 사람들은 대체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웜샤워 첫번째 호스트인 Bojan은 도시계획 관련한 일을 하는데 재택근무가 대부분이라서 시간 여유가 있는 편이었다. 그는 멋진 자전거도 여러.. 더보기
100. 프리슈티나. 과거와 현재의 만남 프리슈티나에서는 또 다른 좋은 만남이 기다리고 있었다. 루마니아 브라쇼브에서 만났던 선교사님께서 코소보의 한태진 선교사님을 소개시켜 주신 것이다. 선교사님께 연락 드리자 직접 나와주셨고, 집으로 초대해서 맛있는 음식을 대접해 주셨다. 뿐만 아니라 아예 집으로 오라고 하신 것. 덕분에 며칠간 선교사님 댁에서 머물게 되었다. 프리슈티나 시내 구경은 선교사님 아들 성호군과 함께 했다. 월드컵이 열렸던 2002년부터 현지 학교를 다닌 성호군 덕분에 코소보에 대해서도 많이 이해할 수 있었고, 시내 구석구석을 쉽게 찾아다닐 수 있었다. 가장 먼저 향한 곳은 민속 박물관(Ethnological Museum). 론니플래닛의 설명과 달리 무료 개장중이었다. 이곳은 코소보의 고택을 박물관으로 개장한 곳으로 코소보인의 삶의.. 더보기
099. 여기가 코소보 맞아? 드디어 고대하던 코소보(Kosovo) 국경 검문소에 들어왔다. 코소보 검문소는 세르비아보다 더 철저해 보였다. 짐을 풀 것을 요구하지는 않았지만 소지품 등 이것저것 물어보고 마침내 여권을 돌려받았다. 세르비아에서는 출국 도장을 찍어주지 않았지만 코소보에서는 입국 도장을 찍어줬다. 듣기로는 타국에서 코소보 입국시는 도장을, 세르비아에서 입국시에는 도장 대신 입국증명서를 준다고 들었는데 증명서를 요구하니 이제 필요없다고 한다. 또, 출입국 관계를 물어보니 코소보 경찰은 세르비아에 돌아갈 수도 있다고 한다. 기존에 들은 바로는 분명히 코소보에서 세르비아로 갈 수 없다고 했는데 세르비아에서 넘어온 경우에는 가능한건가?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아서 정확히 이해하지는 못했다. 상황이 계속 변하면서 조금씩 나라 형태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