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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 에미레이트

100. 프리슈티나. 과거와 현재의 만남 프리슈티나에서는 또 다른 좋은 만남이 기다리고 있었다. 루마니아 브라쇼브에서 만났던 선교사님께서 코소보의 한태진 선교사님을 소개시켜 주신 것이다. 선교사님께 연락 드리자 직접 나와주셨고, 집으로 초대해서 맛있는 음식을 대접해 주셨다. 뿐만 아니라 아예 집으로 오라고 하신 것. 덕분에 며칠간 선교사님 댁에서 머물게 되었다. 프리슈티나 시내 구경은 선교사님 아들 성호군과 함께 했다. 월드컵이 열렸던 2002년부터 현지 학교를 다닌 성호군 덕분에 코소보에 대해서도 많이 이해할 수 있었고, 시내 구석구석을 쉽게 찾아다닐 수 있었다. 가장 먼저 향한 곳은 민속 박물관(Ethnological Museum). 론니플래닛의 설명과 달리 무료 개장중이었다. 이곳은 코소보의 고택을 박물관으로 개장한 곳으로 코소보인의 삶의.. 더보기
096. 모터사이클 다이어리의 한 페이지 니쉬(Niš)는 수도인 베오그라드(Beograd)와는 또다른 매력이 있는 흥미롭고 편안한 곳이었다. 사람들도 하나같이 친절했다. 세르비아는 유독 생활체육이 활성화된것 같다. 특히 유럽국가답게 축구가 인기인듯 했다. 지나오는 길에 여러 차례 축구장을 보았고, 거기서 잔 적도 있었다. 니쉬 또한 예외가 아니었다. 자전거 정비를 위해 돌아다니면서 Čair 종합운동장에서 축구 클럽을 발견했다. 하루는 종합운동장 근처를 산책하는데 근처에서 호루라기 소리가 들린다. 울림이 있는걸로 보아 실내인것 같다. 소리나는곳으로 가 보니 예상대로 배구장이었다. 덕분에 오랜만에 배구경기를 관람할 수 있었다. 경기 진행이나 분위기로 보아 아마추어 팀인것 같다. 하지만 입시를 위한 체육이 아닌, 생활 속에서 친구들과 우정을 다지고 .. 더보기
084. 루마니아, 국경의 밤 티미쇼아라(Timisoara)에서의 잊지 못할 즐거운 기억을 남겼다. 또한 세탁기를 이용하여 그동안 밀린 빨래도 모두 할 수 있었으며, 떠나기 아쉬운 마음에 마지막 구보로 티미쇼아라를 둘러보았다. 다시 길을 나서기로 예정된 시간이다. 보그단은 마지막까지 환율 좋은 환전소에 데려다주는 등 갖은 편의를 베풀어 주었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보그단과 작별 인사를 나누었다. 티미쇼아라 뿐만 아니라 루마니아와도 헤어질 시간이 다가온다. 티미쇼아라에서 루마니아 국경은 60km가량 떨어져 있다. 아마 오늘 중에 루마니아 국경을 넘을 수 있을것이다. 그리고 이제 달마와의 즐거운 여행도 끝. 나는 세르비아(Serbia)로 갈 계획이지만, 달마는 이미 세르비아를 경험했고, 북쪽 헝가리로 갈 예정이다. 하지만 달마도 헤어짐이.. 더보기
075. 불가리아를 떠나며 새 아침이 밝았고, 다행히 비는 그쳐 있었다. 애초 루세(Ruse)는 예정에 없었고 오늘 중으로 루마니아 수도 부쿠레슈티(București)까지 갈 계획이지만, 기왕에 들어왔으니 불가리아의 마지막 도시로 루세를 돌아보기로 했다. 루세는 걸어서도 반나절이면 돌아볼 만한 작은 도시였고, 대부분 볼거리들은 올드 타운을 중심으로 모여 있었다. 가장 먼저 나를 반긴것은 Svobada 광장이었다. 잘 만들어진 광장 주위에는 오전임에도 제법 많은 사람들이 여유를 즐기고 있었다. 광장 바로 앞에는 법원이 있었다. 이 건물은 1940년부터 법원으로 사용되었다는데, 원래는 믿기 어렵게도 수산시장이었다고 한다. 물론 리모델링을 했겠지만, 수산시장의 놀라운 변신이다. 올드 타운으로 이어지는 Aleksandrovska 거리를 .. 더보기
066. 이스탄불 경찰차에 타다 터키에서도 라마단이 한창이었다. 하지만, 아랍 에미레이트와 다른 점은 라마단이 마치 축제 같다는 점이다. 라마단을 맞아 아야 소피아 앞은 식사 시간을 기다리는 가족들로 가득했고, 그들의 식사는 늦게까지 이어졌다. 또한, 노점상들도 즐비하고, 각종 공연도 활성화 되어 있었다. 종교 의식에서 시작된 수피(Sufi) 댄스 공연도 무료로 관람할 수 있었다. 이 춤은 별거 없다. 그냥 빙글빙글 돈다. 어지럽지도 않은가 보다. 참, 터키에서는 라마단은 유효하지만, 낮에 무엇을 먹어도 전혀 간섭하지 않았다. 터키에서 가장 낯선 건 낮이 무지 길어졌다는 것이다. 20:30분이 넘어서도 아직도 환하다. 얼마전에 있던 두바이에서는 20:00만 되어도 어두웠기에 이런 현상이 매우 낯설게 느껴졌다. 샤르자에서 발생한 근육 경.. 더보기
065. 하얀 구름의 나라 터키 얼마나 지났을까? 자다 깨 보니 터키 이스탄불 사비하 굑첸(Sabiha Gökçen) 공항에 도착했다. 주섬주섬 짐을 챙기고 입국장으로 향했다. 입국 심사를 첫번째로 받고 수화물을 찾기 위해 기다렸다. 그런데, 자전거를 넣은 가방 한 쪽 모퉁이가 찢어져 있는게 아닌가? 앞 포크 끝부분이 드러나버렸지만 다행히 이상은 없었다. 그래도 혹시나 만원짜리라도 한 장 보상받을까 해서 클레임 창구로 갔다. 결국 A4 한장을 받았을 뿐 아무 소득은 없었다. 사비하 굑첸 공항은 트롤리가 유료였다. 1달러 혹은 2터키리라를 요구한다. 공항만 빠져나가면 되지만 도저히 들고 다닐 무게와 부피가 아니므로 어쩔 수 없이 1달러를 지불할 수 밖에 없었다. 시간은 새벽 2시인데, 공항에는 아무도 자는 사람이 없다. 공항 노숙을 많이.. 더보기
064. 안녕, 아랍 에미레이트! 한참을 머물렀던 두바이를 떠날 시간이다. 최초 계획한 여행 종료시점이었던 6월도 지났고, 삶의 의미를 다시 찾는다는 목적도 어느정도 달성한 것 같다. 하지만, 자전거여행이 즐거웠던 만큼 아쉬움도 많이 남았고 이런 여행은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귀국과 여행지속을 저울질한 끝에 약 3개월가량 여행을 더 하기로 했다. UAE에서 출발하는 저렴한 항공편은 많고, 가보고 싶은 곳도 많지만, 육로로 아시아 대륙을 가로지르겠다는 계획은 파키스탄과 이란 비자를 받지 못하면서 무산되었고, 이집트에 가고 싶지만 주위에는 리비아, 시리아, 이라크 등 여권사용 제한국가들이 포진하고 있어서 비행기를 한 번 더 타야 한다는 부담에 결국 포기했다. 이집트-그리스 페리만 있었어도 좋았을 텐데……. 결국 터키 이스탄불로 .. 더보기
063. 내가 돌아가야 할 곳은 어디인가? 갑작스레 발생한 볼트 파손으로 인해 출발이 늦어졌다. 오늘도 별을 보며 달려야 한다. 뭐. 가로등 설치만 잘 되어 있으면 차라리 야간 주행이 더 쾌적하다. 얼마나 지났을까? 예상대로 산이 나타났다. 지도를 봐서 알고 있었지만, 아는것과 직접 넘는것은 다르다. UAE의 태백산맥과 씨름하기를 두 시간여. 마침내 정상이 나타났다. 근처에 공터가 있기에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밤이라 뜨겁지도 않고, 오히려 바람이 많이 불어 시원한 곳이었다. 마지막 남은 라면을 끓이고, 인도에서 산 커피가 한봉지 남았길래 커피까지. 그리고, 달궈진 버너가 식을 때 까지 잠시 눈을 붙이고 가기로 했다. 시계를 보니 새벽 4시. 잠시라고 계획했던 시간은 어느 새 4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다. 카페인을 섭취하고도 등만 붙이면 자는건 대.. 더보기
062. 아랍 에미레이트와 다이어트의 진수 6월 4일. 오만 국경을 넘자 바로앞에 UAE 국경이 보였다. 입국 도장을 받기 위해 마치 고속도로 톨게이트 같이 생긴 입국 사무소로 갔다. 히잡을 두른 여직원이 앉아 있었는데 도장은 찍어주지 않고 뭐가 그리 즐거운지 계속 까르르 웃으며 "자전거로 왔냐?", "난 자전거로 국경 넘는건 본적이 없다", "진짜 자전거로 다닐거냐?" 등 끝없이 질문을 해 댄다. 뭐, 이해 못하면 물어 볼 수도 있겠지만, 대체 내 여권을 들고 있으면서 국적과 이름은 왜 물어보는건지? 또 결혼했는지? 여자친구는 왜 안데리고 왔는지? 직업은 뭐냐? 왜 이러고 다니냐? 잠은 어디서 자냐? 등 질문이 끝없이 이어진다. 시간을 너무 지체하면서 때로는 무례할 수도 있는 부분까지 물어보며, 비웃는 것 같기도 하는 듯한 반응이라서 평소같으면.. 더보기
061. 오만을 떠나다 한참 자고 일어나니 어느새 소하르(Sohar)에 도착. 치트키를 사용하여 공간이동을 한 기분이다. 어느덧 해질녘이다. 일단 갈 수 있는 곳 까지 가보기로 했다. 다시 돌아온 소하르는 역시 습한 도시다. 게다가 해가 저물어 가지만 더운것은 여전하다. 비오듯 흐르는 땀과 땀띠로 고생하며 한바퀴, 한바퀴씩 전진해 나간다. 그런데 도무지 마땅한 숙영지가 나오지 않는다. 새벽 1시가 다 되어가는데도 사람들은 잠들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뜨거운 대낮의 태양을 피해 밤에 모이는 것 같다. 마을 주변 커피 숍에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길에 걸어다니는 사람들은 대부분 파키스탄 복장의 노동자들이다. 사람들 눈에 띄어서 좋을 게 없으므로 계속해서 전진할 수 밖에 없다. 그래도 차에서 잘 자서인지 아직은 버틸 만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