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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oman

148. 자그레브와 넥타이의 유래 자그레브(Zagreb)의 값싼 ‘군수 청소년회관(Logistic Youth Centre)’에서 몸 회복도 할겸 며칠 쉬어갈 계획이었다. 물론 쉬는것도 좋지만 자그레브 시내를 구경하는것도 빼놓을 수 없는 일이다. 마침 숙소에 또다른 한국인 여행자가 들어왔다. 바로 배낭여행중인 김경남 군. 오랜만에 말벗이 생기니 참 좋다. 나는 자전거로 경남군은 대중교통을 타고 자그레브 중앙 역으로 향했다. 역 앞에는 잔디가 깔린 넓은 광장이 조성되어 있었다. 광장 전면에 있는 말 위에서 칼을 치켜든 동상의 주인공은 중세 크로아티아 왕국(Kingdom of Croatia)을 설립한 토미슬라브(Tomislav) 왕이다. 이 땅에는 고대에는 현재 알바니아(Albania) 영토를 포함하는 일리리아(Illyria) 왕국이 있었으며.. 더보기
121. 몬테네그로=코토르 날은 잠시 개는 듯 했으나 금세 흐려지고 비가 쏟아진다. 간만에 우리말을 쓰면서 많은 대화를 했던 경호형님은 크로아티아로 떠났고, 나는 비를 핑계삼아 코토르(Kotor)에 하루 더 머무르기로 했다. 다행히 숙박비가 저렴한 편이라 그나마 부담은 덜하다. 코토르의 마지막 날에는 스위스 자전거 여행자 Jean Claude Badoux를 만났다. Jean은 부드바(Budva)를 거쳐 알바니아로 향할 예정이지만 비가 많이와서 자전거도 정비할 겸 하루 쉬어간다고 한다. 함께 달릴 수 있으려나 기대를 했으나 이 친구 역시 나와 경로가 반대다. 이 친구는 자전거도 좋고, 장비 하나하나 매우 좋은 제품이다. 특히 완전 방수되는 트렁크백은 참 마음에 든다. 나는 침낭과 겨울 자켓을 배낭에 넣고 다니는데 배낭커버 방수능력도.. 더보기
119. 성벽도시 부드바와 코토르 그동안 많은 도시에서 성벽과 요새를 보았지만 대부분 폐허나 유적지일 뿐 실제 삶과는 거리가 있었다. 하지만 이곳 부드바(Budva)는 예외였다. 해안가에 설치된 성 내부의 Stari Grad(구 시가지)는 핵심 관광지이기도 하지만, 여전한 삶의 현장이었다. 아마 예전에는 항구를 방어하고, 주민을 보호하는 역할을 했으리라. Stari Grad는 미로를 방불케 하고 있었으며, 건물 사이로 아주 좁은 도로가 이어지고 있었다. 차량 진입은 불가능하지만 바닥이 대리석으로 울퉁불퉁하게 포장되어 있어 자전거를 타기에는 좋지 않았다. 특히 전날 늦게 부드바에 도착하여 불마저 다 꺼져 있어서 호스텔을 찾는것도 쉽지 않았다. Montenegro Hostel Budva는 수많은 여행자들로 가득 차 있었다. 그동안은 시즌이 .. 더보기
118. 하이 파이브와 윙크 몬테네그로(Montenegro)는 현지에서는 Crna Gora(츠르나 고라)라고 부른다. Monte(산) Negro(검정색). 이름 그대로 검은 산(山)이라는 뜻이다. 어라? 이건 스페인어인데? 독일어나 터키어면 모를까, 왜 이 나라를 스페인어로 부르는지는 미지수이다. 국경을 넘어서니 왜 이런 이름이 붙었는지 바로 알 수 있었다. 회색빛 산이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것이다. 자세히 살펴보니 흙 대신 바위로 구성된 산이 어두운 색을 만들어 낸 것이다. 그런데 허풍이 심했다. 아무리 바위산이라도 검은 산이라니. Monte Gris(회색 산)이 더 어울린다. 혹시 내륙에 더 들어가면 정말 검은 바위 산이 나오려나? 그렇다면 이 나라의 특산물은 벼루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륙으로는 가지 않기로 했다. 그.. 더보기
113. 자전거 여행, 무얼 먹고 다닐까?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는 자전거 여행을 하다 보면 식사는 큰 비중을 차지한다. 다행인건 웬만한 음식은 가리지 않고 잘 먹는다는 것이다. 음식을 가리지 않는 것은 물론, 대부분의 음식은 입맞에 잘 맞아 낯선 환경에도 식사 부담이 없다. 어릴때는 몇가지 안 먹던 음식이 있었으나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음식을 가리지 않게 되었다. 돌이켜보면 목포해양대학교 생활은 나쁜 습관까지 바꿔준 정말 좋은 기회였다. '서양'생활 답게 유럽에서 내 주식은 식빵이다. 가격도 저렴하고 어디서나 쉽게 구입할 수 있다. 구멍가게에서 파는 식빵도 먹을만 하지만, 빵집에서 바로 잘라주는 빵은 매우 부드럽고 맛있다. 여기에 딸기잼이나 초콜렛을 바르면 식사 끝. 그래도 가끔은 고기가 필요하다. 패스트푸드로 가장 많은건 터키식 도너(Doner.. 더보기
112. 티라나 둘러보기 알바니아 수도인 티라나(Tirana) 구경길에 나섰다. 시내는 머물고 있는 호스텔에서 5km가량 떨어져 있었으나, 자전거를 이용하면 금방이다. 티라나 시가지는 깨끗하게 단장되어 있었다. 티라나 외곽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다. 넓찍한 도로 중앙에는 자전거 도로도 설치되어 있었다. 티라나는 어떤 곳일까 기대를 품고 가장 먼저 찾은 곳은 피라미드. 처음 피라미드가 있다는 말을 듣고 많이 놀랐다. 이집트나 마야에 있다는 말은 들었봤어도 알바니아에도 피라미드가? 원뿔 모양의 피라미드는 멀리서 보니 그럴듯했다. 그런데 직접 가 본 피라미드는 실망을 금할 길이 없었다. 고대 무덤은 전혀 아니고 현대식 건물이었는데, 진입로의 깨진 보도블럭을 시작으로 유리창은 깨져 있고, 벽에는 낙서가 가득했다. 물론 출입문은 굳게 닫.. 더보기
109. 아름다운 호반도시 오흐리드 오흐리드(Ohrid)에서 고마운 사람들 덕분에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홀가분하게 오흐리드 탐사에 나섰다. 숙소 근처는 복잡한 골목길. 오흐리드 구 시가지에는 중세시대의 느낌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이 구 시가지의 주택은 생활도 하지만 빈 방은 대부분 관광객에게 단기간 빌려주는 용도로 쓰는 것 같다. 골목 사이에 종이 공방(Paper factory)이 보여서 들어가봤다. 이곳은 말 그대로 종이 공장. 걸쭉한 펄프를 체에 걸러서 종이를 만들어낸다. 무료로 종이를 만드는 전 과정을 보여줬는데 완성된 종이는 한지와 비슷한 느낌이다. 또한, 인쇄기로 판화나 문서를 찍어주기도 하는데, 구텐베르크 방식의 인쇄기라고 한다. 수작업으로 만든 노트, 카드 등을 판매하고 있었는데 제법 근사해서 짐만 아니라면 구입하.. 더보기
104. 조각공원 스코페의 노부부 1월 21일. 드디어 마케도니아(Macedonia) 국경에 도착했다. 마케도니아 역시 들리는 소문으로는 입국이 까다롭다고 한다. 우선 한국과는 공식 수교가 없는 나라이지만 한국인에 대해 무비자 입국을 허용한다. 하지만 여행자 보험을 심사하고 국경에서 강매한다는 흉흉한 소문이 돌고 있었다. 니쉬에서 만난 승현군 역시 보험을 갖고 있었으나 여행자 보험을 강매했다고 한다. 여권을 제시하니 모니터에 최근 입국일자가 나타났고, 행선지만 확인한 후 바로 도장을 찍어줬다. 며칠전에 들어왔었기 때문인지, 보험 확인 규정이 없어졌는지는 모르겠지만 행여나 다시 잡지 않을까 여권을 돌려받자마자 잽싸게 심사대를 빠져나왔다. 마케도니아 수도 스코페(Skopje)로 가는 길 역시 산길이었으나 전체적으로 내리막이었다. 코소보 프리.. 더보기
097. 대립과 갈등의 경계에서 지금까지 여러 나라를 거쳐왔지만 특히 세르비아는 우리나라에 많은 교훈을 준다. 호스텔에서 세르비아인 Mostafa Naser 일행을 만났다. 이 친구들은 니쉬에 출장온 교통시스템 엔지니어로, 이들에게 세르비아의 역사를 들었고 많은 토의를 했다. 이전에 살펴본 바와 같이 이 나라는 약 400년간 오스만 제국의 통치를 받다가 1차대전 이후 세르비아-크로아티아-슬로베니아 왕국(Kingdom of Serbs, Croats and Slovenes)이라는 긴 이름으로 독립했고, 이후 국호를 유고슬라비아 왕국(Kingdom of Yugoslavia)으로 변경한다. 왕국은 2차대전을 겪으며 추축국에 점령당한다. 이때 요시프 티토(Josip Broz Tito)라는 걸출한 지도자가 나타나 빨치산 활동을 하며 나치에 맞섰고.. 더보기
095. 콘스탄티누스 대제의 고향 니쉬 니쉬(Niš)는 밀라노 칙령으로 기독교를 공인한 로마제국의 황제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태어난 곳이다. 그러고 보니 페니어 랙이 망가진 곳은 콘스탄티누스 대제 공항(Airport Constantin The Great) 근처였다. 콘스탄티누스 대제의 흔적을 찾아보기로 했다. 첫 번째 목적지는 Mediana. 약 4~5km가량 떨어져 있었지만 자전거로는 금방이다. 이곳은 콘스탄티누스 대제의 통치하에 만들어졌고, 고대 로마제국의 황제 여섯 명의 주거지였다. 그런데 직접 가 본 Mediana는 실망스럽게도 공사 중이었다. 박물관을 조성하려는 듯 한데, 입구는 닫혀있었고 작업이 한창이었다. 다행히 공사차량 진입로를 이용해 들어갈 수 있었다. 넓은 공터 아. 고고학에는 도저히 문외한인 나로서는 도저히 알지 못할 주거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