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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테네그로(Montenegro)

120. 깨끗하고 아름다운 코토르

  코토르(Kotor)에 도착하여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코토르 항이었다. 비가 막 그친 코토르항. 건너편 산에는 구름이 양털처럼 피어오르며 독특한 느낌을 자아내고 있었다.

<코토르 항>

  숙소에 짐을 풀고 경호형님과 함께 코토르 시내 탐사를 나섰다. 코토르 역시 부드바(Budv)처럼 성벽 안에 Stari Grad(구 시가지)가 잘 보존되어 있었다. 전체적으로 부드바와 비슷하지만 골목길이나 중간중간 나타나는 광장은 훨씬 넓다.

<12세기에 지어진 St. Luke's Chruch><부드바보다 넓은 코토르의 Stari Grad 골목길>

  Stari Grad는 그다지 넓지 않지만 교회가 참 많다. 코소보부터 시작되어 몬테네그로까지 계속 나타나던 모스크는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 정교회(Orthodox)는 물론이고 가톨릭(Catholic) 성당도 흔하다. 세르비아와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완충지대로 동서 교회의 영향을 함께 받은 흔적이 느껴진다.

<프란체스코 수도회? 서유럽 양식의 Franciscan Monastery of St. Clair><성벽 앞 Trg Od Oružia 광장>

  비가 잠시 그쳤으나 다시 내린다. 결국 이날은 구 시가지를 대충 둘러보고 장을 본 후 쉬기로 했다.

  다음날. 다행히 비가 그쳤기에 본격적으로 코토르를 살펴보기로 했다. 가장 먼저 향한 곳은 Lovćen산을 따라 지어진 성벽. 이 Lovćen 산은 바로 이 나라 이름을 몬테네그로로 만든 그 산(몬테)이다.

<성벽 아래쪽에서 한 컷><성벽 근처에는 이런 전통 가옥도 있다>

  성벽 중턱부터는 입장료를 받는다. 그것도 무려 3유로. 쳇 무슨 성벽이 3유로나 하는거야? 투덜거리며 한참 계단을 오르다 Stari Grad 방향을 내려다 보는데, 와. 정말 그림같은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코토르 만>

  바로 코토르 만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것. 내려다 보이는 코토르의 모습은 넋을 놓고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이 멋진 광경을 놓칠 수 없어서 올라가는 걸음은 계속 지연된다.

<삼각형으로 생긴 코토르 Stari Grad>

  성벽을 올라가는 동안 날은 완전히 개었고 햇볕이 내리쬔다. 그리고 코토르 항은 더욱 아름다워졌다.

<어딘가 한반도를 닮은 코토르 만>

  세상에 이런 곳이 또 있을까? 놀랄 정도로 파아란 바다, 붉은 빛으로 통일된 건물 지붕. 코토르 만 반대편의 산과 새하얀 구름. 와아아!

<16세기 지어진 Church of Our Lady of Remedy>

  한참을 성벽에 머무른 후 다시 Stari Grad로 내려왔다. 그런데 햇살 아래의 Stari Grad의 모습은 전날는 완전히 달랐다.

<17세기 초의 시계탑><파아란 하늘 아래 Trg Od Oružia 광장>

  이미 머릿속에 부드바 따위는 지워진지 오래다. 어쩌면 정말 다행이다. 만일 코토르에 먼저 왔다면 부드바에서는 엄청난 실망만 하고 돌아섰을 테니까.

<코토르의 대성당 St. Triphon's Cathedral(1166)>

  Stari Grad 구석구석을 돌아보고 성문 밖 항구로 향했다. 그런데 코토르 항은 믿기 어려울 정도로 깨끗했다. 제 아무리 멋진 항구도 가까이서 보면 쓰레기가 있거나 배 근처에는 기름이 떠있는데 코토르 항에서는 어떤 이물질도 찾아볼 수 없었다. 내가 본 항구중에 가장 깨끗한 곳이었다.

<놀랄 정도로 깨끗한 코토르 항>

  작은 보트만 떠 있는것도 아니다. 요트는 물론 대형 페리까지 정박한 항구가 이렇게 깨끗할 수 있을까?

  게다가 바닥이 투명하게 비치는 이 곳은 리본 모양의 만(Bay)이다. 쓰레기가 유출될 수도 없는 지형인데 정말 놀라운 일이다.

  깨끗한건 항구 뿐만이 아니다. 성벽을 둘러싸고 있는 해자 역시 너무나 깨끗했다.  해자라기보다 그냥 냇물이 흐르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직접 보고 있으면서도 믿을 수 없는 광경이다.

<코토르를 둘러싼 해자>

  이 멋진 코토르를 좀 더 느끼기 위해 만을 따라 조깅을 하고 잠시 쉬다 호스텔 바로 앞의 해양박물관으로 향했다.

<코토르 해양박물관><함포는 단지 기대 쉬는 시설일 뿐>

  해양박물관 입장료는 오디오 가이드 포함 4유로, 학생은 1유로지만 오디오 가이드를 제공하지 않는다. 그래도 친절한 직원들은 찾아줘서 고맙다고 단 1유로에 오디오 가이드까지 빌려줬다.

<친절한 해양박물관 직원. 감사합니다.>

  코토르 해양박물관은 전성기 코토르 해군과 항해의 역사를 전시하고 있었다.

<범선 모형. 카락(Carrack)선, 베네치안 카락, 타탄(Tartan)><팔분의(Octant), 별자리판, 육분의(Sextant), 나침반, 해도, 시계(Chronometer)><항해, 기관, 통신 - 조타륜, 엔진텔레그래프, 텔레그래프(전신기)>

  코토르를 바쁘게 구경하니 어느새 해가 지고 있다. 코토르는 야경 역시 실망시키지 않았다.

<해질녁 성벽을 따라 조명이 설치된 진짜 몬테네그로 Lovćen산>

  Lovćen산의 성벽을 따라 조명 띠가 빛나고 있다.

<밤에 본 Kotor 성벽>

  게다가 산 위의 구름은 조명을 산란시켜 더없이 묘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거대한 무대 Lovćen산. 드라이아이스 뒤로 조명이 비치는 듯 한 모습>

  내 짧은 표현력이 아쉬운 코토르. 중세 모습이 잘 보존된 Stari Grad와 아름다운 풍경, 맑은 물까지! 지금까지 많은 바다와 항구를 보았지만 여기가 최고의 항구도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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