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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여행

008. 언짢았던 기내식과 인도의 첫인상 인도행 항공기에서부터 조금 언짢아졌다. 이유는 단순했다. 승무원이 기내식을 가장 마지막으로, 그것도 VEG가 찍혀있는 도시락을 주는게 아닌가. 한동안 고기 먹기 힘들것 같아서, 기내식은 소고기 식사를 하려고 했는데... 바로 승무원을 다시 불렀다. "난 채식주의자가 아니다. 잘못 준거 아니냐?" "네 것이 맞다. Non-Veg.는 없다." "뭔 소리냐? 옆자리에서는 먹고있지 않냐." "Non-Veg.는 그게 마지막이었다. 먹기싫으면 관둬라." "난 식사 포함해서 모든 비용을 지불했다. 내가 선택할 권리가 있다. 그리고 네 임무는 서비스다" "내 책임 아니다." 하더니 그냥 가버린다. 이런 말도 안되는 상황이.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죄송하지만, 저희가 준비한 Non-Veg.가 다 떨어져서 이거라도 괜.. 더보기
007. 말레이시아를 뒤로 하며 아무런 계획도ㆍ준비도 없이 온 말레이시아에서는 수시로 길을 잃었고 늘 해메었지만, 그만큼 정도 많이 들었다. 또한, 친절한 사람들, 어딜가나 한국인이라고 하면 '런닝맨' 본다는 이야기, '강남스타일'이 흘러나와 한국이 아닐까 착각하게 만든 길거리 상점들. 언젠가 다시한번, 이곳저곳 제대로 둘러보리라고 다짐했다. 하필이면 머물던 기간이 우기라서 비도 많이 맞았고, 많이 둘러보지도 못했으나, 온난한 기후로 인해 감기걱정도 없었다. 또한, 본격적인 자전거 여행 이전 적응하기에도 충분한 기간이었다. 특히 둘째날 옮긴 숙소 PODS Backpacker’s Home에서는 친절한 스텝들과 좋은 친구들도 많이 만났고, 할로윈 데이 파티에서는 스텝들과 각지에서 온 여행자들과 함께 어울리며 즐거운 밤을 보냈다.(전혀 계획.. 더보기
006. 바투 동굴(Batu Caves) 탐사 쿠알라룸푸르 시내에서 17km가량 떨어진 곳에 바투 동굴(Batu Caves)이라는 힌두 사원이 있다는 말을 듣고 가보기로 했다. 말레이시아에도 힌두교가 있었나? 대부분 회교도이던데. 음. 바투 동굴은 시내 지도에는 나와있지 않아서 출발 전 숙소에서 대충의 경로를 확인했다. 북쪽으로 Jalan Ipoh까지 계속 가다가 Jalan Batu Caves를 따라 동쪽으로 가면 나올 것이다.(Jalan은 도로를 나타내는 듯). 스마트폰의 GPS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네트워크 접속도 힘들 뿐만 아니라, 배터리 용량도 작기 때문에 비상용으로만 사용할 예정이다. 한 번 길을 잃기는 했지만 이 또한 연습이라 생각하고. 한시간 반 가량 달리니 도착했다. 화려하게 조각된 문을 통과하니(입장료는 무료) 거대한 황금색 신.. 더보기
005. 말레이시아의 도로이야기 말레이시아 - 쿠알라룸푸르의 거리는 매우 복잡했다. 대부분의 도로는 일방통행이다. 물론 도보 여행자에게는 해당되지 않으므로, 공항에서 받은 관광지도에는 일방통행 표시가 없었다. 말레이시아의 교통 시스템은 한국과 반대인 좌측통행이며 차량에는 핸들이 우측에 있다. 즉 좌회전이 용이하고 우회전이 어려운 체계이다. 또한 편도 2차선 이상의 도로는 마치 한국의 고속도로와 같은 구조이다. 중앙분리대는 대부분 폭 넓은 화단으로 조성이 되어있어서 유턴은 거의 불가능하고, 방향을 전환하려면 인터체인지에서 해당방향 차선을 이용해야 한다.(물론 정식 고속도로가 아니므로 별도 요금소도 없고 이륜차도 운행 가능하다.) 또, 도심 이외에는 횡단보도는 극히 드물며 육교가 많이 설치되어 있다. 길을 안다면 운전하기에도 편리하고 안전.. 더보기
004. 말레이시아의 첫날. 플러그를 꽂아라 얼마나 잤을까? 웅성거림을 느끼고 눈을 떠보니 쿠알라룸푸르 공항이다. 잠이 덜 깨서 멍한 상태로 내렸다. 다행히 자전거는 잘 도착해 있었다. 자전거를 찾고 공항 안내데스크에서 쿠알라룸푸르 지도를 받았다. 공항 밖으로 나오니 패닉 상태. 이제 뭘 해야 하지? 목적지도 갈 데도 없다. 공항 안내데스크에서 쿠알라룸프르 지도를 받았으나 시내 지도에는 공항이 나와있지 않았다. '아! 난 인도 가기전에 여기서 4일을 머무르는 계획이었지! 난 대체 무슨생각으로 여기에 온것일까? 말레이시아에 먼저 온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면서 왜 아무 준비도 안했을까?'. 일단 시내로 나가야 하지? 다시 안내데스크로 갔다. 시내는 한시간 가량 소요되며 지하철과 버스 이용가능하다. 음. 한시간이면 약 60km? 자전거로 3~4시간? 해는.. 더보기
003. 드디어 출국하다 출발 전날부터 곤욕이다. 여권과 비자에 사용할 사진을 추가 인화하고, 여권 사본을 준비했다. 스포츠 재활 전문가 최석규 실장님께 무릎 최종점검을 받았고, 휴대전화와 건강보험을 정지시켰다. 환전을 하고 유스호스텔증을 발급받았다. 바이클리 매장에서 지도를 수령했고 비상식량 등 장을 보았다. 이게 다 하루에 실시한 일이다. 바꿔 말하면 그동안 미뤄 오던 일이다. 특히 환전을 하면서 생긴 에피소드. 외화를 다양하게 보유할 것 같은 은행의 모지점에 전화하여 인도 루피 보유 확인 후 방문했다 전화상으로는 환율우대도 많이 해주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막상 은행에 가보니 환율우대 혜택은 적금하나 개설하면 해준다고 한다. 어쨌든 환전 후 루피를 보니 태형이형이 준것과는 뭔가 다른것 같았다. 다시 자세히 보니 RUPIAH!.. 더보기
002. 자전거 여행 준비 출발지를 인도로 정했다. 사실 인도에 대해 아는것도 없었다. 어렴풋이 떠오르는 인도의 이미지 - 4대문명과 불교의 발상지, 손오공과 혜초스님이 간 곳, 힌두교와 요가, 카레, 카스트 제도, 길에 소가 있으면 차가 피해다닌다는 나라, 타지마할, 영국 식민지, 물레 돌리는 간디, 6.25 당시 의료지원국, 핵 보유국, 최근에는 IT강국 이게 내가 인도에 대해 아는 전부였다. 이정도의 지식으로 떠나는게 우습지만, 인도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11월~내년 1월 정도면 레토를 만날 수 있을것이라는 생각이었다. 인도에서 시작하면 레토의 1년을 건너뛰는 셈이다. 무엇으로 보나 어설픈 이유와 애매한 목표이다. 여행을 위해, 우선 자전거를 구입했고(자전거는 2005년 내게 최고의 명예를 안겨줬던 배의 이름을 따라 Wi.. 더보기
001. 자전거 여행을 결심하다. 2012년 6월 30일. 길고도 짧았던 6년 3개월여의 군생활을 마쳤다. 어린시절 이순신 장군의 전기를 읽고부터 막연하게 군인의 길을 동경하였고, 대학교에서는 구체적으로 군인의 길을 준비해왔다. 가끔 힘들때도 있었으나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다. 따라서 전역을 결심하고서도 계속해서 내 선택에 대해 망설일수 밖에 없었고, 전역 신고를 하면서 후련함이 아니라 뭐라 말할 수 없는 아쉬움과 상실감이 더 컸다. 민간인으로 돌아왔으나 바로 귀가하지 않았다. 2주간 병원 신세를 지며 이런저런 생각을 했다. 어쨌든 6년……. 군생활은 내 인생에서 가장 긴 조직 생활이었다. 다른 친구들이 출근하려 와이셔츠를 입고 구두를 신는것처럼 내게는 전투복과 워커가 당연했다. 내게 가장 익숙하던 일을 그만두고. 이제 무슨 일을 해야할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