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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u Dhabi

063. 내가 돌아가야 할 곳은 어디인가? 갑작스레 발생한 볼트 파손으로 인해 출발이 늦어졌다. 오늘도 별을 보며 달려야 한다. 뭐. 가로등 설치만 잘 되어 있으면 차라리 야간 주행이 더 쾌적하다. 얼마나 지났을까? 예상대로 산이 나타났다. 지도를 봐서 알고 있었지만, 아는것과 직접 넘는것은 다르다. UAE의 태백산맥과 씨름하기를 두 시간여. 마침내 정상이 나타났다. 근처에 공터가 있기에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밤이라 뜨겁지도 않고, 오히려 바람이 많이 불어 시원한 곳이었다. 마지막 남은 라면을 끓이고, 인도에서 산 커피가 한봉지 남았길래 커피까지. 그리고, 달궈진 버너가 식을 때 까지 잠시 눈을 붙이고 가기로 했다. 시계를 보니 새벽 4시. 잠시라고 계획했던 시간은 어느 새 4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다. 카페인을 섭취하고도 등만 붙이면 자는건 대.. 더보기
059. 계속 이어지는 따뜻한 만남 더위에 눈을 떠보니 전날 잔 곳은 다름아닌 목장이었다. 염소들이 경계를 풀치 않은 채 나를 응시하고 있다. 짐을 주섬주섬 정리하며 보니 염소, 양 등을 담 안에 풀어놓고 기르는데 쪽문이 열려있고 지키는 사람도 없다. 주행중에 주인없이 돌아다니는 염소나, 길가에 죽어있는(로드킬이 아닌) 염소를 수차례 봤다. 오만은 길가에 풀은 많이 있으니 아사는 아닐거고, 아마 이런 구조의 목장을 벗어난 후, 길을 잃고 일사병과 목마름으로 죽었으리라. 어째서인지 갈 길을 잃고 헤메다가 쓰러져 있는 염소가 내 모습과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게 자유의 대가인가? 자꾸 이런 것을 보면 기분만 이상해지니 빨리 떠나야겠다. 조금 가서 대형 마트가 보이길래 화장실에서 세수, 빨래까지 끝냈다. 물 몇병 사고 나오는데 갑자기 어디선.. 더보기
056. 사막의 폭풍 작전 - 알 아인을 향해 5월 24일. Zayed Mosque의 야경을 마지막으로 아부다비(Abu Dhabi)를 떠난다. 인도에서는 그토록 기피하던 야간주행을 선택한 이유는 우선 길 한 낮의 타는 듯한 태양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며, 가로등이 밝고, 길 상태가 좋아서 위험 요소도 덜하기 때문이다. 갓길도 넓지만 도로상에 주차한 차량이 없어서 편하게 달릴 수 있다. 빌딩 숲이던 아부다비를 빠져나오는데도 한참이 걸렸다. 어느 순간 해안 도로를 달린다는 느낌이 든다. 한국에서는 스트레스 받을 때 마다 밤바다를 보러 나갔었는데 딱 그 기분이다. 사막이 시작되었나 보다. 야간주행 중 적당한 휴식장소가 나왔다. Truck Road가 시작되는 지점인데, 고가도로 옆에 공터가 있었다. 오늘은 여기서 휴식 결정.(주행거리 75.97km, 누적거.. 더보기
054. 뚜르 드 아라비아(le Tour de Arabia) 5월 21일. 이제는 나름 익숙해진 두바이(Dubai)를 떠난다. 벌써 두바이에 20일을 머문 셈이다. 김선용 목사님댁에서만 10일. 엉덩이도 참 무겁다. 목표는 아부다비(Abu Dhabi)를 시작으로 다른 에미레이트를 둘러보는 것. 뚜르 드 아라비아 - 이름만 거창할 뿐, 거리는 얼마 되지 않는다. 다시 두바이로 돌아올 계획이므로 침낭, 겨울옷, 수리부속 일부는 목사님댁에 맡겨두었다. 가벼워진 Wing과 함께 출발. 처음에 잤던 오픈 비치를 지나고, 버즈 알 아랍도 지나 팜 주메이라(The Palm Jumeirah)가 보이는 해변에 잠시 들렀다. 물은 믿기힘들 정도로 깨끗하고 낚시하는 사람, 수영하는 사람들. 좋다. 물에 들어가고 싶으나 일단 보류. 일행 하나만 더 있었으면 아마 입수했을 것이다. 내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