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slam

138. 동유럽 무사수행(武士修行) - 미래의 크로캅을 만나다 성모님의 도시 메주고리예(Međugorje)를 뒤로 하고 달리는 길. 길은 예상대로 오르락 내리락의 연속이다. 그동안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BiH; Bosnia i Hercegovina)의 산을 줄곧 봐 오기는 했지만, 마지막까지 쉽게 보내주지 않는구나. 인구가 많지 않은데다, 국경 지대여서 그런지 공터가 많다. 계속해서 도로를 보수하거나 공터를 측량하는 모습이 보인다. 지뢰는 대부분 제거되었기에 이런 활동이 가능하겠지? 한동안 측량 작업을 지켜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차 한대가 급정지한다. 운전자는 Ivan Rašić이라면서 인사를 건넨다. 여행경로에 대해 물어보더니, 본인도 자전거 여행을 즐긴다고 한다. 그러고는 근처 Ljubuški라는 곳에 산다면서 하룻 밤 묵어 갈 것을 권유한다. 음, 그러면 예정보다.. 더보기
137. 성모님의 도시 메주고리예 슈퍼마켓은 2km가량 가야 있는데 이미 문을 닫았을 거라고 한다. 오늘 밤에는 물로 배를 채워야겠구나. 에휴. 그래도 씻고 잘 수 있는게 어디냐. 그런데 돌아와 보니 내 자리에는 먹음직스러운 빵과 닭고기, 양고기가 놓여 있었다. 식사는 끊임없이 이어졌다. 배불러서 더 이상 먹지 못할 정도인데도 접시는 계속 채워진다. 이제 그만 달라고 사정해야 할 정도였다. 식사를 마치고 잠시 이야기를 나눴다. Ivan Bevanda에 따르면 이곳은 Sretnice라는 마을로, 주민 모두가 크로아티아인이라고 한다. 크로아티아라고? 하긴 국경과 멀지 않은 곳이다. 하지만 이 친구들의 말은 얼마 전에 머물렀던 크로아티아 공화국(Republika Hrvatska)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이곳은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Bosnia.. 더보기
126. 고즈넉한 트레비녜와 혼란스런 스릅스카 공화국 언덕 위에 위치한 Ivanica 국경을 통해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Bosnia i Hercegovina; BiH)에 진입했다. 국경은 매우 초라했다. 국경만은 그럴듯 했던 알바니아는 물론이고, 지금까지 만난 국경 중 가장 허술해 보인다. 검문소 직원은 심심했던지, 사무실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사실 통행도 거의 없다.더보기
121. 몬테네그로=코토르 날은 잠시 개는 듯 했으나 금세 흐려지고 비가 쏟아진다. 간만에 우리말을 쓰면서 많은 대화를 했던 경호형님은 크로아티아로 떠났고, 나는 비를 핑계삼아 코토르(Kotor)에 하루 더 머무르기로 했다. 다행히 숙박비가 저렴한 편이라 그나마 부담은 덜하다. 코토르의 마지막 날에는 스위스 자전거 여행자 Jean Claude Badoux를 만났다. Jean은 부드바(Budva)를 거쳐 알바니아로 향할 예정이지만 비가 많이와서 자전거도 정비할 겸 하루 쉬어간다고 한다. 함께 달릴 수 있으려나 기대를 했으나 이 친구 역시 나와 경로가 반대다. 이 친구는 자전거도 좋고, 장비 하나하나 매우 좋은 제품이다. 특히 완전 방수되는 트렁크백은 참 마음에 든다. 나는 침낭과 겨울 자켓을 배낭에 넣고 다니는데 배낭커버 방수능력도.. 더보기
104. 조각공원 스코페의 노부부 1월 21일. 드디어 마케도니아(Macedonia) 국경에 도착했다. 마케도니아 역시 들리는 소문으로는 입국이 까다롭다고 한다. 우선 한국과는 공식 수교가 없는 나라이지만 한국인에 대해 무비자 입국을 허용한다. 하지만 여행자 보험을 심사하고 국경에서 강매한다는 흉흉한 소문이 돌고 있었다. 니쉬에서 만난 승현군 역시 보험을 갖고 있었으나 여행자 보험을 강매했다고 한다. 여권을 제시하니 모니터에 최근 입국일자가 나타났고, 행선지만 확인한 후 바로 도장을 찍어줬다. 며칠전에 들어왔었기 때문인지, 보험 확인 규정이 없어졌는지는 모르겠지만 행여나 다시 잡지 않을까 여권을 돌려받자마자 잽싸게 심사대를 빠져나왔다. 마케도니아 수도 스코페(Skopje)로 가는 길 역시 산길이었으나 전체적으로 내리막이었다. 코소보 프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