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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

155. 슬로우베니아(Slow-venia)와 독도법(讀圖法) 밤새 한차례 비가 쏟아졌나 보다. 텐트에는 송골송골 빗방울이 맺혀 있었다. 빗물이라도 말리고 가야겠다. 주위를 살펴보니 전날 보이지 않았던 민가가 보인다. 좀더 쉬다 가려고 했는데 바로 출발하는게 낫겠다. 마침 식량도 다 떨어졌다. 산속에 슈퍼마켓이 있을리 만무하니 피곤해도 빨리 벗어나는게 상책이다. 일단 주행을 위해 옷부터 갈아입었다. 빗속에서 야영하면 옷에 습기가 남아있어 상당히 불쾌하다. 옷이 눅눅한데 배까지 고프니 참 처량하다. 그런데 누군가 텐트에 찾아와 뭐라고 외친다. ‘빨리 나가라는 소리구나’ “곧 나갈게요”라고 대답하며 텐트를 열어보니 한 아주머니가 환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아주머니는 얼마든지 원하는 만큼 머물다 가라면서 비닐 봉지를 하나 내민다. 봉지에는 하나하나 샌드위치가 들어 있었다.. 더보기
154. 마지막 유고슬라비아, 슬로베니아 마침내 구 유고슬라비아 6개국(코소보까지 7개국) 중 마지막 나라 슬로베니아(Slovenia, Slovenija)에 들어섰다. 여기부터는 달라지는게 많다. 우선 슬로베니아는 쉥겐(Schengen) 조약 가입국이다. 쉥겐 조약은 국경 검문소를 철폐하고 자유로운 왕래를 보장하기 위해 체결한 조약으로 한국인은 최초 입국일로부터 180일 중 90일간 무비자 체류가 가능하다. 서유럽 대부분의 국가가 이 조약에 가입되어 있어 여권조차 제시하지 않고 국경을 드나들 수 있다. 또한 유럽연합(EU)의 일원으로 유로화를 통화로 사용한다. 그동안 거쳐온 불가리아(Bulgaria), 루마니아(Romania), 크로아티아(Croatia)는 EU가입국이기는 하지만 자국 통화를 사용했고 코소보(Kosovo)나 몬테네그로(Monte.. 더보기
099. 여기가 코소보 맞아? 드디어 고대하던 코소보(Kosovo) 국경 검문소에 들어왔다. 코소보 검문소는 세르비아보다 더 철저해 보였다. 짐을 풀 것을 요구하지는 않았지만 소지품 등 이것저것 물어보고 마침내 여권을 돌려받았다. 세르비아에서는 출국 도장을 찍어주지 않았지만 코소보에서는 입국 도장을 찍어줬다. 듣기로는 타국에서 코소보 입국시는 도장을, 세르비아에서 입국시에는 도장 대신 입국증명서를 준다고 들었는데 증명서를 요구하니 이제 필요없다고 한다. 또, 출입국 관계를 물어보니 코소보 경찰은 세르비아에 돌아갈 수도 있다고 한다. 기존에 들은 바로는 분명히 코소보에서 세르비아로 갈 수 없다고 했는데 세르비아에서 넘어온 경우에는 가능한건가?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아서 정확히 이해하지는 못했다. 상황이 계속 변하면서 조금씩 나라 형태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