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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026. 건기에 비 맞으며 산치(Sanchi)로 2월 2일 옴카레슈와르를 떠나 다시 여정에 올랐다. 여전히 걱정 되는 부분은 뒷바퀴. 스포크가 얼마나 잘 버텨줄지가 의문이다. 경로는 조금 수정했다. 인도르(Indore)를 거치지 않기로 한 것. 어차피 한 번 가보기도 했을 뿐 아니라, 그 소음과 교통체증을 다시 겪으면서 갈 필요는 없는 곳이다. 마침 인도르시 전방에 동쪽으로 빠지는 우회도로가 있었다. 보팔(Bhopal)도 그냥 통과하고, 바로 산치로 가기로 했다. 옴카레슈와르-인도르 가는 길은 끊임없는 오르막이었다. 뭐 이미 버스에서 봐서 알고 있었지만. 첫날, 데칸 고원을 오르던 고생길이 떠올라 많이 긴장했지만, 끝까지 갈 만한 길이었다. 역시 해 보지도 않고 지레 겁먹는 것은 바보같은 짓이었다. 이날 달리는 중 계속 멈춰서 스포크를 점검하기를 수 .. 더보기
025. 다시 출발. Omkareshwar를 떠나며 Omkareshwar. Madhya Pradesh주의 아주 작은 도시. 여기서 10일가량 머물러 있었다. 매일 '오늘은 출발해야지' 하면서도 하루하루 연장한 이유는, 숙소가 마음에 든 것도 있지만 자전거 상태가 불안했기 때문. 꼭 출발하려고 최종 점검을 하면,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브레이크 감이 예전같지 않고, 기어 변속감이 이상한것 같고, 뒷바퀴에 무슨 소리가 나는것 같고. 한번 문제가 생기니 예전 같으면 아무 생각없이 지나쳤을 가벼운 증상에도 예민하게 반응하게 된다. '간단한 문제를 방치하여 길에서 시간 낭비하느니, 여기서 확실하게 정비하고 가야지'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매일매일 다시 조정하다 보니, 어느새 자전거의 원리에 대해서도 많이 알게 되었다. 기계는 '닦고, 조이고, 기름치면 된다?'.. 더보기
023. 옴카레슈와르에서의 부끄러움 1월 23일. 마침내 옴카레슈와르에 도착. 가네쉬 게스트하우스에 몸을 맡겼다. 인도는 xx장 수준밖에 안되는 숙박업소도 호텔이고, 분식집같은 식당도 레스토랑인데 왜 굳이 호텔 대신 게스트하우스라는 명칭을 사용했을까? 이유는. '편의시설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객실과, 하루에도 수차례 단수, 정전이 되는 곳, 도저히 호텔이라고 부를수가 없는 곳이었다. 한국은 전력난때 국가재난급으로 관리했었지? 하긴, 대통령을 '쥐'라고 부르는 버르장머리 없는 나라와, '쥐'를 신에 준해서 모시는 나라가 같은게 더 이상하겠지. 하지만 100루피의 저렴한 가격은 최고의 매력, 게다가 영어가 잘 통하는 친절한 스텝들, 훌륭한 경관은 나를 이곳에 오래 체류하게 만들었다. 옴카레슈와르는 Narmada 강을 끼고 있는 도시로 .. 더보기
022. 자전거여행 외전. 버스타고 인도르로 가네쉬 게스트하우스를 베이스 캠프 삼아 모든 짐을 맡겨놓고 인도르(Indore)로 향했다. 이번에는 버스타고 인도르로. 예상대로 옴카레슈와르에서는 내 자전거에 맞는 스포크를 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바이클리 사장님께 SOS를 청한 결과 카톡으로 친절하게 상담을 해 주셨고, 뒷바퀴의 스포크를 모두 교체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추가적으로 하중 분산을 위해서 핸들바 가방이나 앞 페니어가 있으면 그것도 구입해야지. 뒷바퀴만 하나 떼 들고 버스에 올랐다. 옴카레슈와르-인도르 행 버스는 70루피. 거리는 약 80km, 3번 쉬어간다고 하는데 소요시간이 3시간이란다. 1시간 반이면 충분하지 않나? 출발 전 버스안은 아수라장이었다. 창문 사이로 원숭이가 뛰어들어 승객이 먹고 있던 포도를 훔쳐가기도 하고, 버스에서.. 더보기
021. 선택의 기로에 서다. 그리고 스콧과 섀클턴 아침, 잘 자고 일어났는데, 뒷바퀴 바람이 빠져있다. 뭐지? 물에까지 담궈 확인해봐도 공기새는 부분을 찾을 수 없다. 아마 전날 찢어진 튜브가 온전하지 않은가 보다. 결국 이날은 주행을 포기하고 자전거 정비 및 부르한푸르 구경을 하기로 했다. 부르한푸르는 성벽 도시였다. 아마 오래전에는 요새로 사용되었을 것이다. 오랜만에 이발도 했다. 요금은 30루피. 결과는 딱 30루피 수준이었다. 성벽을 따라 가보니 뭔가 실을 한없이 늘어뜨려 놓고 있었다. 가보니 물레를 돌려 로프를 꼬는 현장. 시크교 사원 구루바라(Gurudwara)에도 잠시 들리고, 자전거포를 발견. 혹시 정비 가능한지 물어보니 주인아저씨는 말없이 튜브를 꺼내고 있다. 전날 붙인 패치를 제거하고, 사포질 후 본드를 바르는 것 까지는 동일했지만 고.. 더보기
020. Madhya Pradesh주 진입! 하룻밤 잘 보내고 다시 출발 준비한다. 막 출발하려는 찰나 스포크 하나가 또 부러졌다. 이제는 요령이 생겨서 처음만큼 시간이 많이 걸리지는 않았다. 스포크 끝을 구부려 다시 걸고 출발. 그나저나 이런 임시방편 말고 빨리 스포크를 구입해야 하는데……. 주행길은 여전히 좋지 않고, 극성스레 경적을 울리며 역주행하는 차들은 언제나 신경 쓰이게 만든다. 한참 가니 큰 표지판이 나온다. 뭔가 보니 Inter State Integration Check Post. 지도를 보니 아. 여기가 주의 경계였다. 드디어 마하라슈트라(Maharashtra) 주를 벗어나 마댜 프라데시(Madhya Pradesh)주에 진입하는 것이다. 이제 인도 중부. 서천축을 거쳐 중천축인가? 마댜 프라데시 주로 진입하자 풍경이 많이 바뀐다. .. 더보기
019. Jaudary씨와의 만남과 1,000km 돌파 1월 19일 아잔타를 출발했다. 뜻하지 않게 아잔타에서 2박이나 하면서 계획한 일정은 더 늦어져 버렸다. '시간을 만회하려면 최대한 빨리 가야겠군. 100km은 가야겠어' 그러나 발걸음은 생각만큼 빠르지 않다. 아잔타를 벗어나기가 무섭게 도로 상태가 열악해진다. 어떤 구간은 마치, 아스팔트를 살포만 하고, 롤러로 밀지 않은 듯 하다. 경적소리와 소음과는 반대로 주위 풍경은 고요하고 평화롭다. 달리다 보니 철도 건널목도 나오고. 물을 구하기 위해 펌프질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난, 꼭지만 돌리면 아니 요즘은 돌리는것도 별로 없지. 누르기만 하면 뜨거운 물 까지 나오는데도 불평 투성이었는데. 어느 새 정오가 지났다. Jamner라는 마을을 지나자 평화로운 풍경이 이어진다. 난 이렇게 좁은 길 사이로 나무.. 더보기
018. 스포크는 부러지고, 배는 아프고 아우랑가바드에서 너무 오래 지체했다. 도착한게 11일이니까 6일을 머물렀던 셈. 사람과 음식, 환경이 좋아서였다. 간만에 한식을 먹기도 하고, 한국인들도 많이 만났다. 특히 엘로라에서 만난 한홍희 씨와는 인연이 계속 이어져 이틀간 더블룸을 함께 쓰며 숙박비를 절약할 수 있었다. 그리고, 16일 드디어 아우랑가바드를 떠났다. 다음 목적지는 아잔타(Ajanta). 엘로라와 마찬가지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석굴군이 있는 곳이다. 매연과 소음, 무질서의 아우랑가바드 시내를 벗어나 작은 언덕을 올라가는 중 갑자기 뒤에서 '뚝'하는 소리가 들린다. 즉시 자전거를 멈추고 주위를 둘러보니 다행히 조그만 힌두사원이 있다. 사원 근처로 가서 자전거를 살펴보니 세상에, 바퀴살(Spoke) 하나가 부러져 있는 것이다.. 더보기
017. 신을 경배하는 인간의 위대함. 엘로라 1월 13일 일. 엘로라(Ellora)로 향했다. 사실 아우랑가바드에 온 이유는 엘로라와 아잔타 석굴을 보기 위한 것 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엘로라는 아우랑가바드에서 약 30km 떨어져 있다. 짐을 다 풀어놓고 달리는 발걸음은 매우 가볍다. 엘로라 석굴군(Ellora Caves)은 7세기부터 500년간 만들어온 굴이라고 한다. 입구 앞은 가이드북이나 각종 기념품을 파는 잡상인들로 가득했다. 입장료는 외국인 250루피(학생할인 불가). 인도인에게는 10루피만 받는다. 엘로라는 멀리서 보면 큰 언덕이 있는 공원일 뿐이었다. 힌두교 석굴부터 보기 위하여 더 들어갔다. 영어 Caves를 보고 작은 동굴사원인줄 알았는데 직접 본 엘로라 석굴은 바위덩어리를 파내어 만든 인조 석굴이었다. 아, 엘로라 석굴 건.. 더보기
016. 동네 스타와 인도 양아치 1월 10일. 이날은 100.91km을 달렸다. 속도계 기준 4,400kcal 소모, 기초 대사량을 포함하면 하루에 6,000kcal 이상 소모한 셈이다. 해도 질 듯 하고 피곤하여 Bendala 근처의 밭 한가운데 텐트를 치는데, 한 오토바이가 나를 봤는지 되돌아오는게 보인다. 에휴, 오늘 편히 쉬기는 글렀나? 생각하며 묵묵히 텐트를 쳤다. 그는 다가와서 말없이 보고 있다. 텐트를 다 치고, 쉬려는데 그가 다시 말을 건다. "여기는 나쁜 사람들이 있어서 위험하다. 다른데로 옮겨라" 진작 말해주던가, 텐트 치자마자 말하는 이유는 뭐야? "난 너무너무 피곤하다. 옮길 힘도 없다" "그래도 여긴 너무 위험하다. 더 좋은데가 있다" "여기서 머냐?" "가깝다. 내가 알려주겠다" 면서 다른 곳으로 이동을 요구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