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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예스카비차

131. 사라예보의 장미 지긋지긋하게 내리는 비에 발이 묶였다. 그 동안 기상과 경로 등 이런저런 정보도 검색하며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각종 준비를 하기로 했다. 가장 중요한건 자전거 정비. 프론트 랙이 늘 말썽이었다. 그동안 두 차례나 용접을 했으나 또 다시 부러져 버렸다. 오흐리드 조선소에서 만들어 준 보조 지지대에 케이블 타이를 칭칭 감아 겨우겨우 버텨오던 중이다. 다시 용접을 해도 오래 못버틸거고, 보조 지지대도 얼마나 버틸지 의문이다. 결국 튼튼한 랙을 구입하기로 했다. 마침 26유로에 괜찮아 보이는 물건을 발견했다. 한눈에 봐도 기존보다 굵고 용접부위도 튼튼해 보인다. 큼직한 U형 볼트를 사용한 고정 방식도 마음에 든다. 파이프형 구조이므로 잘 휘지도 않을 것이다. Wing에 프론트랙을 장착하고 사이드미러까지 구입했다.. 더보기
101. 다시 새해를 세르비아에서 다음으로 향한 곳은 그라카니카(Gracanica, Graçanicë). 프리슈티나에서 약 15km정도 떨어진 곳으로 거리도 가깝고 수도원이 볼 만 하다고 해서 방문했다. 그라카니카에 진입하자 안개가 자욱히 껴 있었다. 마을 중앙에는 조그만 광장이 있었는데, 이곳에서는 세르비아 국기가 휘날리고 있었다. 어라? 갑자기 왠 세르비아 국기지? 일단 목적지인 수도원으로 향했다. 수도원 담벼락에는 특이하게 윤형 철조망이 설치되어 있었다. 세상에, 수도원과 철조망이라니 정말 안어울리는 조합이다. 어쨌든 괜히 친건 아닐거고, 뭔가로부터 방어가 목적이겠지? 혹시 이게 코소보에서 세르비아 정교회(Orthodox)의 현재 위상이 아닐까? 담을 들어서자 총기소지금지 표지판이 보인다. 대체 수도원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 더보기
096. 모터사이클 다이어리의 한 페이지 니쉬(Niš)는 수도인 베오그라드(Beograd)와는 또다른 매력이 있는 흥미롭고 편안한 곳이었다. 사람들도 하나같이 친절했다. 세르비아는 유독 생활체육이 활성화된것 같다. 특히 유럽국가답게 축구가 인기인듯 했다. 지나오는 길에 여러 차례 축구장을 보았고, 거기서 잔 적도 있었다. 니쉬 또한 예외가 아니었다. 자전거 정비를 위해 돌아다니면서 Čair 종합운동장에서 축구 클럽을 발견했다. 하루는 종합운동장 근처를 산책하는데 근처에서 호루라기 소리가 들린다. 울림이 있는걸로 보아 실내인것 같다. 소리나는곳으로 가 보니 예상대로 배구장이었다. 덕분에 오랜만에 배구경기를 관람할 수 있었다. 경기 진행이나 분위기로 보아 아마추어 팀인것 같다. 하지만 입시를 위한 체육이 아닌, 생활 속에서 친구들과 우정을 다지고 .. 더보기
088. 세르비아의 독립과 퍼즐 맞추기 베오그라드(Beograd)에 계속 머무르면서 이곳 저곳 돌아다니다 보니 세르비아라는 나라가 점점 궁금해졌다. 한 나라를 알기 위해서는 역사에 대한 이해가 필수이다. 세르비아도 마찬가지다. 세계의 화약고의 한 축을 담당하며 발칸의 깡패같은 이미지를 가진, 여러모로 평판이 좋지 않은 이 나라는 과연 어떤 역사를 갖고 있을까? 안타까운 건 고등학교 세계사 시간에 깨어 있던 기억이 없어서 동유럽의 역사를 배울 기회가 전혀 없었다. 어린시절 세계에 관심을 갖게 만들었던 '먼나라 이웃나라'나, 이후에 접한 다른 책 역시 유럽사는 서유럽 위주로만 기술되어 있었다. 대학시절 내가 열을 올린 책은 시오노 나나미의 저서들이었다. 거기에서 대략적으로나마 동유럽을 접했다. 발칸 반도는 판노니아, 다키아, 일리리아, 트라키아,.. 더보기
085. 쇼팽과 세르비안 나이트 루마니아 국경 앞에서 한시간 가량 기다린 후, 세르비아(Serbia, 세르비아식 표기는 Srbije) 국경에 진입했다. 세르비아는 워낙 이미지가 좋지 않아서 조금 긴장했으나 검문소에서는 행선지만 물어보고 쉽게 통과시켜주었다. 세르비아의 첫인상은 단지 국경하나 넘었을 뿐인데, 루마니아와는 많이 달라진 모습을 보인다. 루마니아보다 녹지면적은 더 넓은 것 같고, 도로 상태는 더 열악하다. 또 종종 호수가 보인다. 글자는 불가리아처럼 키릴을 쓰지만, 로마 알파벳과 병행 표기가 되어있어 읽기 편하다. 달마와 점심 먹고 헤어지려고 했는데, 세르비아 국경마을에는 환전소도 식당도 보이지 않는다. 결국 조금 달리다 갈림길이 나왔다. 달마는 Kikinda를 거쳐 헝가리로, 나는 Zrenjanin을 지나 Novi Sad로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