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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043. 포카라를 자전거로? 3월 28일. 드디어 룸비니(Lumbini)를 출발 포카라(Pokhara)로 향했다. 약 20km 계속된 비포장도로 후 마침내 번듯한 도로가 나왔다. 아스팔트에 자갈 함유가 높은듯 쭉쭉 치고나가는 느낌은 없지만 넓고 깨끗하고, 인도와는 달리 파손즉시 수리한 흔적도 있었다. 오랜만에 자전거 안장에 앉은 느낌은 좋았다. 특히 앞에 랙을 단 덕분에 가방하나를 앞으로 옮겼고 핸들이 무거우면 조향이 불편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오히려 묵직한 핸들이 더 듬직했고, 오르막길도 한결 수월한 듯 하다. 도로상태도, 주위 풍경도 만족스럽다. 주위 주택들은 자극적이지 않은 파스텔톤으로 산뜻하게 칠해져 있다. 부트왈(Butwal) 시내를 지나자 산악도로인 싯다르타 하이웨이가 나타났다. 이 도로만 계속 따라가면 포카라다. 하지만.. 더보기
042. 룸비니. Wing과의 재회 다시 돌아온 네팔 입국심사장. 기존에 받은 비자는 이미 기간이 만료되어버렸다. 향후 일정은 미정. 여유있게 한달짜리 비자를 받고(40달러), 자전거를 맡겨두었던 룸비니의 한국 절(대성석가사)로 돌아왔다. 그동안 고생의 포상으로 룸비니에 1주일간 머물면서 열심히 살을 찌웠다. 하루 300루피(약 3,900원)이면 부페식으로 3끼와 숙박까지 제공. 한번에 2~3공기씩 먹은 듯 하다. 시끄럽고 복잡하고 정신없던 인도에 비해 고요하고 배부른 룸비니는 그 자체로 좋았다. 대성석가사에서 매우 극진한 대접을 받아 뭐라도 도움이 되고 싶었다. 이 절은 17년 동안이나 건축하고 있는 절이었고, 많은 기부금을 내지는 못해도 일이라도 돕고 싶었다. 대웅전 주변에 페인트를 칠하던데 페인트칠은 해봤으니 할 수 있을 듯 하다. .. 더보기
040. [자전거여행 외전] 짧았던 인도 배낭여행 안나푸르나 트래킹은 환상적인 경험이었지만 그 대가는 컸다. 덕분에 일정이 완전히 꼬여버린 것. 인도 비자가 1주일도 안남은 것이다. 비자 만료전에 무조건 델리(Delhi)에는 다녀와야 한다. 이유는 자전거 랙 때문. 스포크 파손 후 옴카레슈와르에 머물면서 바이클리 사장님께 SOS를 청했는데, 델리의 후배에게 랙을 EMS로 보내주셨다는 것이다. 그것도 무료로. 굳이 랙 하나 때문에 델리에 들어가는 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지만, 여행용 중 가장 저렴한 자전거 한대 구입했음에도 이렇게까지 신경써주신 바이클리 사장님의 친절이 고맙고, 또, 누군지도 모르는 나를 위해 델리에서 한달 이상 랙을 보관하고 계신 문정수 사장님을 생각하면 안가는것은 도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필요할때만 연락하고, 이제 대충 .. 더보기
039. 안나푸르나 트레킹 3-안나푸르나의 단편들 다시 MBC로 내려와 짐을 챙기고, 체크아웃을 했다. 이제 내려가는 길이다. 늘 내리막길이 더 부담이고 긴장된다. 이유는 무릎 때문이기도 했지만, 언젠가 읽었던 에드워드 윔퍼의 '알프스 등반기'라는 소설 때문이다. 사고는 항상 긴장이 풀리면 일어난다. 다행히 복귀길은 수월했다. 아침까지도 힘들어하던 여학생들도 많이 회복된 듯 한 느낌이라 다행이다. 그런데 데우랄리(Deurali, 3,200m)를 지난지 얼마나 되었을까 뭔가 머리가 따끔거린다. 확인해보니 쌀알보다 조금 큰 크기의 우박이 떨어지고 있다. 우의를 꺼내기는 귀찮고 이 지역 기상을 잘 아는 현지인들을 따르기로 했다. 마침 포터 2명 중 한명은 우의를 착용했고 한명은 그냥 걸어간다. 그냥 걸어가는 녀석에게 우의 필요없겠냐 물어보자 비는 안올거라고 .. 더보기
038. 안나푸르나 트레킹 2-ABC에 도착 3월 12일 아침이 밝았다. 이날 목표는 2,920m고지에 위치한 히말라야(Himalaya)이다.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 코스는 곳곳에 마을과 숙박업소(Lodge)들이 있어 부담없이 다녀올 수 있는 코스다. 숙박비 또한 저렴하여 150(2,000원 정도)네팔루피밖에 하지 않는다. 단, 이 가격은 음식을 주문할때 제공하는 가격으로 음식값으로 장사한다는 느낌이다. 식비가 비싸다고는 하지만 이 높은 산까지 인력으로 물자를 나른것을 감안하면 오히려 저렴하다고 할 수도 있겠다. 아침부터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손발이 계속 저린 것.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길을 나섰다. 시작과 동시에 내리막길이 시작된다. 촘롱(Chhomrong, 2,170m)에서 시누와(Sinuwa, 2,360m)로 가는 길은 .. 더보기
037. 안나푸르나 트레킹 1-잠시 자전거에서 내려 네팔에 들린 주 목적은 안나푸르나 트레킹이었다. 룸비니(Lumbini)의 한국 절(대성석가사)에 여장을 풀고 트레킹 준비에 나섰다. 자전거와 짐은 다 절에 맡겨놓고 필수품만 챙겨갈 계획이다. 마침 한국절에서 트레킹을 준비하던 형선씨-재희누나 부부, 부승군, 여진양, 미리양 등 5명의 동행을 만나게 되었다. 그동안 늘 혼자 다니려다 동행이 생기니 번거로움도 없지는 않았지만 한편으로는 아주 좋았다. 3월 8일. 조식 후 승합차를 이용하여 룸비니에서 포카라(Pokhara)로 이동. 간만에 자전거 대신 차량을 이용하니 치트키를 쓰며 게임하는 기분이다. 특히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꼬불꼬불한 오르막의 반복이었는데 여길 자전거로 이동하면 정말 고생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트레킹 시작도 하기전에 탈진했으리라.. 더보기
036. 네팔 진입. 인도-네팔 국경을 넘어 3월 6일. 편히 자고 일어나서 몸을 풀고 다시 자전거에 올랐다. 슬슬 주행하는데 다행히 통증은 심하지 않았다. 이번 목표는 네팔이다. 현 위치는 네팔 국경까지 60km가량 떨어져 있다. 네팔은 최초 계획에 없었으나 갑자기 가게 되었다. 최초 계획은 바라나시(Varanasi)에서 서북으로 가면서 인도 공주 허황옥의 고향 아유타국으로 추정되는 아요디아(Ayodhya), 이름만으로도 기분좋은 러크나우(Lucknow), 타지마할이 있는 아그라(Agra)를 거쳐 인도 수도 델리(Delhi)로 갈 생각이었다. 그러나 여기저기에서 네팔은 천국같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2박 3일정도면 짧은 코스의 안나푸르나 트래킹도 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히말라야를 직접 볼 수 있다는 말에 솔깃해졌다. 가까운 네팔을 먼저 들렀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