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도나우

165.청기와 성당과 동상의 도시 브라티슬라바 브라티슬라바(Bratislava) 구시가지는 발칸의 느낌과는 사뭇 달랐다. 차량 출입이 통제된 좁은 도로와 파스텔톤의 웅장한 석조건물이 고풍스러운 멋을 더하고 있다. 사람들은 까페의 야외 테이블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즐긴다. 게다가 무슨 축제라도 열렸는지 소규모 밴드가 행진하며 음악선물까지 선사해줬다. 무엇보다 흥미로웠던 것은 수많은 동상이다. 동상으로 도배했다 싶은 마케도니아(Macedonia; FYROM)의 스코페(Skopje)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조형물이 제법 많다. 구시가지 외곽의 자전거 상이 가장 먼저 브라티슬라바 자전거 여행을 반겨줬다. 광장에는 곰돌이가 포효하는가 하면 길 모퉁이 ‘작업 중(Man at work)’ 표지판 아래 맨홀에는 한 남자가 미소짓고 있다. 이름은 ‘감시자(Watcher).. 더보기
163.슬로벤스카? 슬로바키아! 도나우(Donau) 강을 건너면 바로 슬로바키아(Slovakia)다. 독일에서 시작해 루마니아와 몰도바를 거쳐 흑해까지 이르는 긴 강이지만 폭은 한강의 절반도 안된다. 양국을 잇는 다리도 채 500m가 되지 않는다. 입국을 환영하는 표지판에는 Slovenská Republika라고 기재되어 있다. 뭐 슬로벤스카? 이걸 어떻게 읽어야 슬로바키아가 될까? 아무리 봐도 슬로베니아(Slovenia)로 읽힌다. 슬로바키아와 슬로베니아는 유사한 점도 많다. 슬라브족의 나라임은 국호는 물론이고 흰색·파랑·빨강의 범 슬라브(Pan-Slavic) 삼색기에서도 드러난다. 두 나라는 슬라브 상징색 위에 자국 문장을 새겼다. 타트라 산맥(Tatras)을 아우르는 슬로바키아와 알프스 산맥(Alps) 끝자락의 슬로베니아의 문장에.. 더보기
162.브람스와 함께 헝가리 달리기 늦게 출발한데다 부다 지역을 한바퀴 돌다 보니 얼마 달리지 못했다. 복잡한 부다페스트를 벗어나자 날이 저물 기세다. 결국 Herceghalom역 도로 옆에서 하루를 정리했다.(주행거리 39.34km, 누적거리 11,126km) 이제 헝가리를 떠날 시간이다. 헝가리 진입당시 계속 비가 내렸는데 떠날려니 날이 이렇게 화창할 수 없다. 도로는 평탄하고 지도를 볼 것도 없이 1번 국도만 따라 달리면 된다. 조금 더운 것 빼고는 달리기에 최상의 조건이다. 얼마 안가 헝가리에서 달릴 마지막 주인 코마롬-에즈테르곰(Komárom-Esztergom) 주에 진입했다. 어라? 어제는 Herceghalom에 머물렀는데? 혹시 헝가리어의 –om 어미가 ‘마을’이라는 뜻인가? 설마 에즈테르곰이 동물 ‘곰’을 말하는건 아니겠지?.. 더보기
156. 헝그리(hungry)? 헝가리(Hungary)! 하마터면 국경을 지나칠 뻔 했다. 슬로베니아(Slovenia)의 마지막 Pince 마을을 지나 양국 국경지대에 들어서자 칠흑같은 어둠만 자리잡고 있었다. 그나마 초라하게 서있던 표지판이 국경임을 알려주었다. 손전등을 비추며 사진촬영을 시도해봤지만 반사판 외에는 찍히지 않았다. 표지판에 새겨진 Magyarország. 마자르 공화국이 헝가리의 정식 국명이다. 금세 헝가리의 마을이 나왔으나 가게는 모조리 문을 닫았다. 민가에서 희미한 불빛만 흘러나올 뿐 도시는 고요했다. 그러고 보니 헝가리 물가가 저렴할 것이라는 생각 뿐 헝가리돈도 없었다. 어쩔수 없이 석식을 생략하고 Dobri 외곽의 도로변에서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7월 26일 주행거리 88.48km, 누적거리 10,783km) 샛길을 한참 달리자 7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