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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타르

165.청기와 성당과 동상의 도시 브라티슬라바 브라티슬라바(Bratislava) 구시가지는 발칸의 느낌과는 사뭇 달랐다. 차량 출입이 통제된 좁은 도로와 파스텔톤의 웅장한 석조건물이 고풍스러운 멋을 더하고 있다. 사람들은 까페의 야외 테이블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즐긴다. 게다가 무슨 축제라도 열렸는지 소규모 밴드가 행진하며 음악선물까지 선사해줬다. 무엇보다 흥미로웠던 것은 수많은 동상이다. 동상으로 도배했다 싶은 마케도니아(Macedonia; FYROM)의 스코페(Skopje)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조형물이 제법 많다. 구시가지 외곽의 자전거 상이 가장 먼저 브라티슬라바 자전거 여행을 반겨줬다. 광장에는 곰돌이가 포효하는가 하면 길 모퉁이 ‘작업 중(Man at work)’ 표지판 아래 맨홀에는 한 남자가 미소짓고 있다. 이름은 ‘감시자(Watcher).. 더보기
143. 차타고 플리트비체 호수공원을 향해 우주여행자와 헤어지고 다시 혼자가 되었다. 갈림길에서 방향을 북쪽으로 튼 후 계속해서 달린다. 예상대로 길은 오르막 내리막이 반복된다. 그래도 해발 1,000m도 되지 않고 급경사도 없어서 그다지 힘들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주변 경치가 모든 피로를 잊게 해 준다. 하지만 누군가 옆에 있으면 더 좋을텐데……. 항상 함께 달리고 헤어진 후에는 약간의 의욕상실을 느낀다. 그렇다고 지체할 시간은 없다. 이틀내로 플리트비체(Plitvička)에 도착해야만 한다. 주변의 산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들판은 예의 그 연녹색 거기다 햇빛에 따라 채도가 달라지는 것 같다. 이런 녹색의 들판은 크로아티아(Croatia)에서만 본 것 같은데 매우 마음에 드는 색상이다. 계속 이런 경치를 보면서 달리면 시력에도 도움이 되겠지? .. 더보기
135. 모스타르의 특산품은 볼펜? 모스타르(Mostar) 시내에 진입하려니 특이한 벽화가 보인다. 각각의 전통복장을 입은 사람들이 손에 손잡고 지구촌을 둘러싸고 있다.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BiH, Bosnia i Hercegovina) 남부 헤르체고비나 지방에 위치한 모스타르는 크로아티아계(가톨릭)와 보스니안(무슬림)이 공존하던 곳이다. 보스니아 전쟁 초기에 이들은 연합하여 세르비아(Serbia)가 주축인 유고슬라비아(Yugoslavia)군과 맞서 싸웠다. 하지만 곧 서로 분열하여 동맹이 깨지고 서로 죽이게 된다. 이 벽화는 역설적으로 과거 분쟁의 상징이다. 그러고 보니 벽화에서 세르비아 복장은 보이지 않는다. Pavel의 뒤를 따라 모스타르 시내로 향했다. 금세 자갈로 포장된 구 시가(Stari grad)가 나왔는데 자전거를 타기 무.. 더보기
134. 동행. 모스타르를 향해 비를 피해 들어간 공사장엔 나 혼자만이 아니었다. 또 다른 자전거 여행자가 피를 피하고 있었다. 반가운 마음에 바로 인사를 나누었다. 이 친구 역시 오늘 사라예보(Sarajevo)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그는 체코(Czech Republic) 사람이고 Pavel이라고 한다. 나이가 많아 보이는데 실제로 은퇴 후 여행을 다니고 있다. 안타깝게도 영어가 거의 통하지 않아서 별 이야기를 할 수 없었다. 이럴 때 가장 좋은 방법. 어차피 지금 달리지도 못하는 거 일단 밥부터 먹자. 나는 사라예보에서 삶아 온 계란을 꺼냈고, 그는 빵과 소시지를 꺼냈다. 음식을 나눠먹는건 친해지는 가장 빠른 방법이다. 그의 자전거의 특이한건 자전거를 지탱하는 스탠드다. 직접 만들었다고 하며 텐트 폴대처럼 접히는 막대끝에 U형 판을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