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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167. [자전거여행 외전]정통성에서 보편성으로 - 정교회에 얽힌 이야기 대체 발칸반도를 지배해 온 정교회라는게 뭘까? 사실 그리스 정교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에는 이내 제우스, 포세이돈 등을 떠올릴 정도로 무지했다. 이 정교회는 기독교의 일파다. 콘스탄티누스 대제의 밀라노 칙령(AD.313) 이후 로마제국의 국교가 된 기독교는 11세기에 들어 성상에 대한 해석 등을 두고 동서로 분열한다. 흔히 동방교회를 정교(Orthodox; 정통적인)라고 부르며, 한국에서는 천주교라 불리는 가톨릭(Catholic; 보편적인)은 서방교회를 일컫는 말이다. 그간 보아온 가톨릭과 정교회를 간단하게 비교해 보았다. 물론 겉보기만으로 교회를 분간하기는 쉽지 않다. 가톨릭도 종종 이중 십자가를 사용하며, 평범한 십자가를 사용한 정교회 성당도 있었다. 또한 건축 양식은 지역과 시대상 등을 반영한다... 더보기
138. 동유럽 무사수행(武士修行) - 미래의 크로캅을 만나다 성모님의 도시 메주고리예(Međugorje)를 뒤로 하고 달리는 길. 길은 예상대로 오르락 내리락의 연속이다. 그동안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BiH; Bosnia i Hercegovina)의 산을 줄곧 봐 오기는 했지만, 마지막까지 쉽게 보내주지 않는구나. 인구가 많지 않은데다, 국경 지대여서 그런지 공터가 많다. 계속해서 도로를 보수하거나 공터를 측량하는 모습이 보인다. 지뢰는 대부분 제거되었기에 이런 활동이 가능하겠지? 한동안 측량 작업을 지켜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차 한대가 급정지한다. 운전자는 Ivan Rašić이라면서 인사를 건넨다. 여행경로에 대해 물어보더니, 본인도 자전거 여행을 즐긴다고 한다. 그러고는 근처 Ljubuški라는 곳에 산다면서 하룻 밤 묵어 갈 것을 권유한다. 음, 그러면 예정보다.. 더보기
137. 성모님의 도시 메주고리예 슈퍼마켓은 2km가량 가야 있는데 이미 문을 닫았을 거라고 한다. 오늘 밤에는 물로 배를 채워야겠구나. 에휴. 그래도 씻고 잘 수 있는게 어디냐. 그런데 돌아와 보니 내 자리에는 먹음직스러운 빵과 닭고기, 양고기가 놓여 있었다. 식사는 끊임없이 이어졌다. 배불러서 더 이상 먹지 못할 정도인데도 접시는 계속 채워진다. 이제 그만 달라고 사정해야 할 정도였다. 식사를 마치고 잠시 이야기를 나눴다. Ivan Bevanda에 따르면 이곳은 Sretnice라는 마을로, 주민 모두가 크로아티아인이라고 한다. 크로아티아라고? 하긴 국경과 멀지 않은 곳이다. 하지만 이 친구들의 말은 얼마 전에 머물렀던 크로아티아 공화국(Republika Hrvatska)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이곳은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Bosnia.. 더보기
126. 고즈넉한 트레비녜와 혼란스런 스릅스카 공화국 언덕 위에 위치한 Ivanica 국경을 통해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Bosnia i Hercegovina; BiH)에 진입했다. 국경은 매우 초라했다. 국경만은 그럴듯 했던 알바니아는 물론이고, 지금까지 만난 국경 중 가장 허술해 보인다. 검문소 직원은 심심했던지, 사무실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사실 통행도 거의 없다.  국경을 넘어 가게에서 빵 하나로 식사. BiH가 물가가 더 저렴하다기에 기다려 온 참이다. 역시 예상대로 크로아티아보다 싼 물가가 마음에 든다. 사람들도 먼저 웃으면서 말을 건네는게 크로아티아보다 더 친절해 보인다.  휴식을 취했으니 다시 출발. 길은 산길인데 왼쪽은 회색빛 바위산이고, 우측 절벽 아래로는 크로아티아가 내려다 보인다.  게다가 도로 상태도 좋지 않고, 가드레일은 녹이.. 더보기
121. 몬테네그로=코토르 날은 잠시 개는 듯 했으나 금세 흐려지고 비가 쏟아진다. 간만에 우리말을 쓰면서 많은 대화를 했던 경호형님은 크로아티아로 떠났고, 나는 비를 핑계삼아 코토르(Kotor)에 하루 더 머무르기로 했다. 다행히 숙박비가 저렴한 편이라 그나마 부담은 덜하다. 코토르의 마지막 날에는 스위스 자전거 여행자 Jean Claude Badoux를 만났다. Jean은 부드바(Budva)를 거쳐 알바니아로 향할 예정이지만 비가 많이와서 자전거도 정비할 겸 하루 쉬어간다고 한다. 함께 달릴 수 있으려나 기대를 했으나 이 친구 역시 나와 경로가 반대다. 이 친구는 자전거도 좋고, 장비 하나하나 매우 좋은 제품이다. 특히 완전 방수되는 트렁크백은 참 마음에 든다. 나는 침낭과 겨울 자켓을 배낭에 넣고 다니는데 배낭커버 방수능력도.. 더보기
112. 티라나 둘러보기 알바니아 수도인 티라나(Tirana) 구경길에 나섰다. 시내는 머물고 있는 호스텔에서 5km가량 떨어져 있었으나, 자전거를 이용하면 금방이다. 티라나 시가지는 깨끗하게 단장되어 있었다. 티라나 외곽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다. 넓찍한 도로 중앙에는 자전거 도로도 설치되어 있었다. 티라나는 어떤 곳일까 기대를 품고 가장 먼저 찾은 곳은 피라미드. 처음 피라미드가 있다는 말을 듣고 많이 놀랐다. 이집트나 마야에 있다는 말은 들었봤어도 알바니아에도 피라미드가? 원뿔 모양의 피라미드는 멀리서 보니 그럴듯했다. 그런데 직접 가 본 피라미드는 실망을 금할 길이 없었다. 고대 무덤은 전혀 아니고 현대식 건물이었는데, 진입로의 깨진 보도블럭을 시작으로 유리창은 깨져 있고, 벽에는 낙서가 가득했다. 물론 출입문은 굳게 닫.. 더보기
104. 조각공원 스코페의 노부부 1월 21일. 드디어 마케도니아(Macedonia) 국경에 도착했다. 마케도니아 역시 들리는 소문으로는 입국이 까다롭다고 한다. 우선 한국과는 공식 수교가 없는 나라이지만 한국인에 대해 무비자 입국을 허용한다. 하지만 여행자 보험을 심사하고 국경에서 강매한다는 흉흉한 소문이 돌고 있었다. 니쉬에서 만난 승현군 역시 보험을 갖고 있었으나 여행자 보험을 강매했다고 한다. 여권을 제시하니 모니터에 최근 입국일자가 나타났고, 행선지만 확인한 후 바로 도장을 찍어줬다. 며칠전에 들어왔었기 때문인지, 보험 확인 규정이 없어졌는지는 모르겠지만 행여나 다시 잡지 않을까 여권을 돌려받자마자 잽싸게 심사대를 빠져나왔다. 마케도니아 수도 스코페(Skopje)로 가는 길 역시 산길이었으나 전체적으로 내리막이었다. 코소보 프리.. 더보기
101. 다시 새해를 세르비아에서 다음으로 향한 곳은 그라카니카(Gracanica, Graçanicë). 프리슈티나에서 약 15km정도 떨어진 곳으로 거리도 가깝고 수도원이 볼 만 하다고 해서 방문했다. 그라카니카에 진입하자 안개가 자욱히 껴 있었다. 마을 중앙에는 조그만 광장이 있었는데, 이곳에서는 세르비아 국기가 휘날리고 있었다. 어라? 갑자기 왠 세르비아 국기지? 일단 목적지인 수도원으로 향했다. 수도원 담벼락에는 특이하게 윤형 철조망이 설치되어 있었다. 세상에, 수도원과 철조망이라니 정말 안어울리는 조합이다. 어쨌든 괜히 친건 아닐거고, 뭔가로부터 방어가 목적이겠지? 혹시 이게 코소보에서 세르비아 정교회(Orthodox)의 현재 위상이 아닐까? 담을 들어서자 총기소지금지 표지판이 보인다. 대체 수도원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 더보기
100. 프리슈티나. 과거와 현재의 만남 프리슈티나에서는 또 다른 좋은 만남이 기다리고 있었다. 루마니아 브라쇼브에서 만났던 선교사님께서 코소보의 한태진 선교사님을 소개시켜 주신 것이다. 선교사님께 연락 드리자 직접 나와주셨고, 집으로 초대해서 맛있는 음식을 대접해 주셨다. 뿐만 아니라 아예 집으로 오라고 하신 것. 덕분에 며칠간 선교사님 댁에서 머물게 되었다. 프리슈티나 시내 구경은 선교사님 아들 성호군과 함께 했다. 월드컵이 열렸던 2002년부터 현지 학교를 다닌 성호군 덕분에 코소보에 대해서도 많이 이해할 수 있었고, 시내 구석구석을 쉽게 찾아다닐 수 있었다. 가장 먼저 향한 곳은 민속 박물관(Ethnological Museum). 론니플래닛의 설명과 달리 무료 개장중이었다. 이곳은 코소보의 고택을 박물관으로 개장한 곳으로 코소보인의 삶의.. 더보기
099. 여기가 코소보 맞아? 드디어 고대하던 코소보(Kosovo) 국경 검문소에 들어왔다. 코소보 검문소는 세르비아보다 더 철저해 보였다. 짐을 풀 것을 요구하지는 않았지만 소지품 등 이것저것 물어보고 마침내 여권을 돌려받았다. 세르비아에서는 출국 도장을 찍어주지 않았지만 코소보에서는 입국 도장을 찍어줬다. 듣기로는 타국에서 코소보 입국시는 도장을, 세르비아에서 입국시에는 도장 대신 입국증명서를 준다고 들었는데 증명서를 요구하니 이제 필요없다고 한다. 또, 출입국 관계를 물어보니 코소보 경찰은 세르비아에 돌아갈 수도 있다고 한다. 기존에 들은 바로는 분명히 코소보에서 세르비아로 갈 수 없다고 했는데 세르비아에서 넘어온 경우에는 가능한건가?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아서 정확히 이해하지는 못했다. 상황이 계속 변하면서 조금씩 나라 형태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