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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회

084. 루마니아, 국경의 밤 티미쇼아라(Timisoara)에서의 잊지 못할 즐거운 기억을 남겼다. 또한 세탁기를 이용하여 그동안 밀린 빨래도 모두 할 수 있었으며, 떠나기 아쉬운 마음에 마지막 구보로 티미쇼아라를 둘러보았다. 다시 길을 나서기로 예정된 시간이다. 보그단은 마지막까지 환율 좋은 환전소에 데려다주는 등 갖은 편의를 베풀어 주었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보그단과 작별 인사를 나누었다. 티미쇼아라 뿐만 아니라 루마니아와도 헤어질 시간이 다가온다. 티미쇼아라에서 루마니아 국경은 60km가량 떨어져 있다. 아마 오늘 중에 루마니아 국경을 넘을 수 있을것이다. 그리고 이제 달마와의 즐거운 여행도 끝. 나는 세르비아(Serbia)로 갈 계획이지만, 달마는 이미 세르비아를 경험했고, 북쪽 헝가리로 갈 예정이다. 하지만 달마도 헤어짐이.. 더보기
080. 시비우. 첫 카우치 서핑 브라쇼브에서의 따뜻한 대접을 뒤로 하고, 다음 목적지 시비우(Sibiu)로 향했다. 날씨는 여전히 쌀쌀하지만 새로 준비한 침낭 때문인지 든든한 기분이다. 얼마 후 Codlea라는 곳에 도착했다. 출출해져서 성당 근처의 한 공원에 들러 여기서 중식을 해결하기로 했다. 점심 식사 메뉴 브라쇼브(Brașov)의 이경애 사모님이 싸 주신 샌드위치. 감사한 마음으로 맛있게 먹고, 에너지를 재충전했다. Codlea는 작은 마을지지만 운치있는 곳이었기에 조금 머무르며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그리고 다시 출발. 시비우로 가는 길은 대부분 들판이며, 중간에 작은 마을을 계속 통과하는 코스이다. 달리면서 저절로 기분이 좋아지는 길. 길은 계속 오르막이지만, 경사가 그리 심하지는 않다. 또한 새로 닦은 길이라 그런지 길 상태.. 더보기
075. 불가리아를 떠나며 새 아침이 밝았고, 다행히 비는 그쳐 있었다. 애초 루세(Ruse)는 예정에 없었고 오늘 중으로 루마니아 수도 부쿠레슈티(București)까지 갈 계획이지만, 기왕에 들어왔으니 불가리아의 마지막 도시로 루세를 돌아보기로 했다. 루세는 걸어서도 반나절이면 돌아볼 만한 작은 도시였고, 대부분 볼거리들은 올드 타운을 중심으로 모여 있었다. 가장 먼저 나를 반긴것은 Svobada 광장이었다. 잘 만들어진 광장 주위에는 오전임에도 제법 많은 사람들이 여유를 즐기고 있었다. 광장 바로 앞에는 법원이 있었다. 이 건물은 1940년부터 법원으로 사용되었다는데, 원래는 믿기 어렵게도 수산시장이었다고 한다. 물론 리모델링을 했겠지만, 수산시장의 놀라운 변신이다. 올드 타운으로 이어지는 Aleksandrovska 거리를 .. 더보기
074. 벨리코 터르노보와 루세에서의 추석 9월 15일. 약 2주간 정들었던 소피아를 떠났다. 이 날도 날씨를 지켜보다가 중식 이후에나 출발할 수 있었다. 소피아를 벗어나기 무섭게 나타나는 오르막은 끝없이 이어졌다. 보통 산악지형은 오르막 내리막의 반복이었는데, 이곳은 한 번 올라가기 시작하면 몇 시간씩 이어진다. 상당히 특이한 지형이었다. 물론 내리막길도 길다. 한 번 내려가기 시작하니까 거의 45~50km/h의 속도로 30분 이상 내려간다. 속도 때문인지 쌀쌀하게 느껴져서 바람막이를 꺼내야만 했다. Botevgrad란 마을을 지나 5km정도 가니 한 주유소가 나타났다. 주유소에서 물 한병을 사면서 주위 공터에 텐트를 쳐도 되냐고 하니 흔쾌히 허락해주셨다. 허락 뿐만 아니라 주유소의 화장실도 사용하게 해 주셔서 편안하게 씻을 수 있었다. 주유소.. 더보기
072. 소피아. 만남과 헤어짐 다시 자전거 안장에 올라 발걸음을 재촉했다. 이번 목표는 불가리아의 수도 소피아(Sofia). 소피아는 불가리아의 서쪽에 치우쳐 있는 도시로, 소피아 이후에는 인접한 마케도니아로 갈 계획이었다. 8월 28일. 이날은 92.54km을 달려(누적거리 5,767km) Ихтиман라는 마을에 도착했다. 여기서는 마을 축제인지 전체가 떠들썩했고, 사람들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마치 인도에서 늘 그랬던 것 처럼. 일단 저녁 해결을 위해 가게에서 식빵과 물만 사고 급히 마을을 떠날 수 밖에 없었다. 이미 어두워진 시간. 천천히 조금씩 전진하다 보니 도로 아래에 공터가 보였고, 여기서 하루 신세지기로 했다. 어느새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고 밤에는 침낭이 필요할 정도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여기도 목초지였다. 양치.. 더보기
071. 쓸쓸하고 아름다운 플로브디프 캠핑장을 나서 본격적인 플로브디프(Пловдив) 구경을 시작했다. 플로브디프는 불가리아에서 두번째로 큰 도시이며 오래된 도시이다. 기원전 5,000경 유몰피아스(Eumolpias)라는 이름으로 시작되어 BC342년에는 마케도니아의 필리포스 2세(Philip II)가 점령하면서 필리포폴리스(Philipopolis)라는 군사도시를 건설했는데, 이게 플로브디프의 원형이라고 한다. 필리포스 2세는 저 유명한 알렉산더 대왕(Alexander the Great)의 아버지이다. 하지만 플로브디프의 첫인상은 황량하고 을씨년스럽기 그지 없었다. 길에는 사람들도 별로 없었고, 거리에는 폐허에 가까워 보이는 빈 집들이 널려 있었다. 같이 있던 민규 형님은 유령도시라고까지 표현 할 정도였다. 조금은 실망스러운 마음을 억누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