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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

164.슬라브 형제의 도시, 브라티슬라바로 다음날도 대평원의 편안한 주행이 이어졌다. 주유소에서 잠시 휴식도 취하며 기분좋게 달린다. 목적지 브라티슬라바(Bratislava)는 불과 50km 남았다. 쉬엄쉬엄 가도 반나절이면 도착할 수 있겠다. 사실 지도만 놓고 보면 목적지 브라티슬라바는 수도로서 부적절해 보인다. 슬로바키아(Slovakia)의 서쪽에 치우쳐 있기 때문이다. 수도에서 동쪽 끝까지는 400km이 넘는 반면 중심부에서 오스트리아(Austria)까지의 거리는 채 5km도 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헝가리(Hungary) 국경과의 직선거리는 15km에 불과하며 북쪽으로 60km만 가면 과거 한 나라였던 체코(Czech)에 이르른다. 사실 대한민국(남한)의 서울도 북서쪽에 자리하고 있지만 이정도로 극단적이지는 않다. 그동안 거쳐온 어떤 나.. 더보기
082. 루마니아에서 달마를 찾아 헤메이다 10월 3일 개천절. 빈과의 즐거웠던 만남을 뒤로 하고 시비우(Sibiu)를 떠났다. 시비우에서 머문 며칠간 계속 비가 왔음에도 여전히 날씨는 흐리고 쌀쌀했다. 이것 저것 다 껴 입고 길을 나선다. 유럽 도로 E68(루마니아 7번국도)를 이용하여 시비우를 벗어나고, Sebeș에서 샛길로 빠지는 여정 중식을 먹으려 잠시 쉬는데 하늘에서 뭔가가 떨어진다. 또 비야? 확인해 보니 비가 아니라 눈이었다. 지금 10월 초인데 벌써 눈이라니? 첫 눈은 전혀 뜻하지 않은 시간 장소에서 맞이하게 되었다. 다행히 눈은 금세 그쳤으나 여전히 춥다. 역시 샛길 주위는 끝없는 들, 그리고 간간히 작은 마을이 나온다. 어느새 날은 저물어 가고, 잠자리를 찾아야 겠다 싶은데 Dealu Ferului 마을 초입에 공사장이 나온다... 더보기
046. 토룽 라(Thorung La)에 올라서서(안나푸르나 라운딩 3) 4. 8. 여섯째 날인 이날은 고도 적응을 위해 하루 쉬어가는 날이다. 밀린 빨래를 하고 마낭(Manang) 마을을 둘러봤다. 오후에는 강가푸르나 근처의 Chongkor 뷰포인트로 향했다. 뷰 포인트는 석성이 있는데 여기에 진을 치고 화살을 쏘면 어떤 적도 막을 듯 하다. 뷰포인트 위로 조금 더 올라가 보기로 했다. 얼마 못가 진흙때문에 더 이상 갈 수 없었다. 지도를 펼쳐 위치를 확인 해 보니 대략 3,840m정도 되는 듯. 이정도면 고도적응 완료다. 산에 눈이 녹으면서 진흙탕이 되어 있어서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조심. 괜히 높이 올라온 듯 하지만 기가막힌 전망이 모든것을 이해시켰다. 4. 9. 일곱째날이다. 일찍 일어났으나 10시가 되어서야 마낭을 떠났다. 이유는 단지 추웠다. 고도가 높아지다 보니 새.. 더보기
034. 깨달음의 도시. 바라나시(Varanasi)와 사르나트(Sarnath) 바라나시에서 본 가장 큰 충격은 화장터였다. 화장 후 재를 갠지스강에 뿌린다는 말은 익히 들었지만, 직접 본 화장터의 분위기는 기묘했다. 관도 없이, 천으로 싼 시신을 장작불에 태우는데 천이 타면 시신이 노출되고, 팔다리가 떨어지면 인부들은 무표정한 얼굴로 불 속에 다시 쑤셔 넣는다. 타다 남은 시신을 뜯어먹기 위해 개들이 주위에 어슬렁거리고, 소는 상여의 꽃을 뜯어먹다. 게다가 구경하는 외국인들에게 '저기 타고있는건 내 할머니다' 라고 태연하게 말하는 사람들까지. 여기서는 죽어서도 빈부격차가 있다. 부유한 자는 좋은 장작을 많이 쓰고, 가난한 사람은 장작을 적게 쓰거나 아예 전기화장터를 이용한다. 부유한 자는 죽음이 다가오면 갠지스강에서 화장하기 위해 아예 바라나시에 자리잡고 죽을 날을 기다린다는 말도.. 더보기
029. [특집] 인도의 나쁜 남자들 길 위를 헤메면서 수많은 사람을 만났다. 길가는데 헤이 어이 소리지르며 손짓하는 사람은 셀 수도 없이 많았다. 처음에는 하나하나 대응했지만, 그들은 단지 호기심을 만족시키고자 하는 생각 뿐이며, 나도 그들과 불필요하게 시간낭비를 할 이유가 없어서 어느순간 방법을 수정했다. 헤이 등 쓸데없이 무례하게 부르는 사람은 아예 무시하고 다니자는 것이다. 또한 기분은 날씨, 도로 상태에도 많은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9~12일. 최악의 도로 NH86 상에서의 4일간, 특히 비맞고 진흙 속을 헤메던 마지막 12일에는 기분이 좋을 리가 없었다. 참고로 NH86이 너무 치가 떨려서, 카주라호 도착 이후 인터넷 검색을 해 보았다. 위키피디아에서 찾은 전문은 http://en.wikipedia.org/wiki/Nationa..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