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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ograd

119. 성벽도시 부드바와 코토르 그동안 많은 도시에서 성벽과 요새를 보았지만 대부분 폐허나 유적지일 뿐 실제 삶과는 거리가 있었다. 하지만 이곳 부드바(Budva)는 예외였다. 해안가에 설치된 성 내부의 Stari Grad(구 시가지)는 핵심 관광지이기도 하지만, 여전한 삶의 현장이었다. 아마 예전에는 항구를 방어하고, 주민을 보호하는 역할을 했으리라. Stari Grad는 미로를 방불케 하고 있었으며, 건물 사이로 아주 좁은 도로가 이어지고 있었다. 차량 진입은 불가능하지만 바닥이 대리석으로 울퉁불퉁하게 포장되어 있어 자전거를 타기에는 좋지 않았다. 특히 전날 늦게 부드바에 도착하여 불마저 다 꺼져 있어서 호스텔을 찾는것도 쉽지 않았다. Montenegro Hostel Budva는 수많은 여행자들로 가득 차 있었다. 그동안은 시즌이 .. 더보기
096. 모터사이클 다이어리의 한 페이지 니쉬(Niš)는 수도인 베오그라드(Beograd)와는 또다른 매력이 있는 흥미롭고 편안한 곳이었다. 사람들도 하나같이 친절했다. 세르비아는 유독 생활체육이 활성화된것 같다. 특히 유럽국가답게 축구가 인기인듯 했다. 지나오는 길에 여러 차례 축구장을 보았고, 거기서 잔 적도 있었다. 니쉬 또한 예외가 아니었다. 자전거 정비를 위해 돌아다니면서 Čair 종합운동장에서 축구 클럽을 발견했다. 하루는 종합운동장 근처를 산책하는데 근처에서 호루라기 소리가 들린다. 울림이 있는걸로 보아 실내인것 같다. 소리나는곳으로 가 보니 예상대로 배구장이었다. 덕분에 오랜만에 배구경기를 관람할 수 있었다. 경기 진행이나 분위기로 보아 아마추어 팀인것 같다. 하지만 입시를 위한 체육이 아닌, 생활 속에서 친구들과 우정을 다지고 .. 더보기
095. 콘스탄티누스 대제의 고향 니쉬 니쉬(Niš)는 밀라노 칙령으로 기독교를 공인한 로마제국의 황제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태어난 곳이다. 그러고 보니 페니어 랙이 망가진 곳은 콘스탄티누스 대제 공항(Airport Constantin The Great) 근처였다. 콘스탄티누스 대제의 흔적을 찾아보기로 했다. 첫 번째 목적지는 Mediana. 약 4~5km가량 떨어져 있었지만 자전거로는 금방이다. 이곳은 콘스탄티누스 대제의 통치하에 만들어졌고, 고대 로마제국의 황제 여섯 명의 주거지였다. 그런데 직접 가 본 Mediana는 실망스럽게도 공사 중이었다. 박물관을 조성하려는 듯 한데, 입구는 닫혀있었고 작업이 한창이었다. 다행히 공사차량 진입로를 이용해 들어갈 수 있었다. 넓은 공터 아. 고고학에는 도저히 문외한인 나로서는 도저히 알지 못할 주거의.. 더보기
091. 따뜻한 세르비아 사람들과의 만남 드디어 베오그라드(Beograd)를 출발했다. 오랜만에 짐을 가득 적재하고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길. 다행히 달리기에 쾌적한 날씨였다. 그리고, 지도에서 본 대로 베오그라드 시내를 벗어나자 산길이 나타났다. 뭐, 산길이지만 경사가 크게 심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출발이 늦어서인가 금세 날이 어두워졌다. 이제 출발시간을 많이 앞당겨야겠다. Mladenovac을 지나니 도로 상태도 엉망이 되었다. 작은 라이트가 있기는 하지만 가로등이 없는 거리는 답답하다. 다행히 4km정도 달리자 들이 나온다. 오늘은 여기서 자면 되겠구나.(11월 7일, 주행거리 61.64km, 누적거리 7,450km) 날이 차가워져서일까? 이제 들에서 자고 일어나면 이너텐트와 플라이 사이에 이슬이 송골송골 맺혀 있다. 얇은 천 두장일 뿐.. 더보기
090. 세르비아의 '꼰티'를 접하다. 단지 통과하기 위해 들어왔던 세르비아에서 뜻하지 않게 오래 머물게 되면서 베오그라드 이곳저곳을 누볐다. 다음에 방문한 곳은 사바 성당(St. Sava Temple). 세르비아어로는 Hram Svetog Save라고 불리는 곳으로 세계 최대의 정교회 성당이라고 한다. 확실히 규모가 큰 성당이라 멀리서도 눈에 확 띄었다. 잔디가 깔린 공원 앞으로 보이는 백색 대리석 건물. 그런데 크기는 어떨 지 모르겠지만 오히려 불가리아의 알렉산더 네프스키(Alexander Nevski) 성당만큼 화려해 보이지는 않았다. 그리고 오스만 제국의 영향이 반영되었을까? 첨탑을 세우고 돔 지붕의 십자가를 초생달로 바꾸면 터키 모스크라고 생각될 정도였다. 그럼 내부는 어떤 모습일까? 다른 정교회 성당처럼 입구에는 전실이 설치되어있고.. 더보기
089. Electric Shock!!! 니콜라 테슬라와의 만남 여느 나라와 마찬가지로 세르비아 지폐에도 다양한 인물이 그려져 있었다. 대부분은 내가 모르는 사람이라 스쳐 지나갔는데 100디나라는 조금 달랐다. 익숙한 얼굴이 보이고 공식이 씌여 있었다. 바로 니콜라 테슬라(Nikola Tesla)와 자속밀도의 단위 테슬라(T)의 정의, $$ \mathrm{T} = \frac{\mathrm{Wb}}{ \mathrm{m}^2} $$ 1제곱미터의 면적에 자속 1웨버(Wb)가 작용하는 것을 자속 밀도 1테슬라(T)로 정의한 것이다. 덧붙여 전기자기학은 대학교때 내 성적표에 폭격을 가한 주범이다. 니콜라 테슬라는 교류(AC, Alternating Current) 모터를 개발하고 교류 송전을 연구하여, 당시 직류(DC, Direct Current) 송전을 주장하던 발명왕 토머스.. 더보기
088. 세르비아의 독립과 퍼즐 맞추기 베오그라드(Beograd)에 계속 머무르면서 이곳 저곳 돌아다니다 보니 세르비아라는 나라가 점점 궁금해졌다. 한 나라를 알기 위해서는 역사에 대한 이해가 필수이다. 세르비아도 마찬가지다. 세계의 화약고의 한 축을 담당하며 발칸의 깡패같은 이미지를 가진, 여러모로 평판이 좋지 않은 이 나라는 과연 어떤 역사를 갖고 있을까? 안타까운 건 고등학교 세계사 시간에 깨어 있던 기억이 없어서 동유럽의 역사를 배울 기회가 전혀 없었다. 어린시절 세계에 관심을 갖게 만들었던 '먼나라 이웃나라'나, 이후에 접한 다른 책 역시 유럽사는 서유럽 위주로만 기술되어 있었다. 대학시절 내가 열을 올린 책은 시오노 나나미의 저서들이었다. 거기에서 대략적으로나마 동유럽을 접했다. 발칸 반도는 판노니아, 다키아, 일리리아, 트라키아,.. 더보기
087. 베오그라드 장기 투숙 시작 고객센터 대표전화로는 문제 해결이 안되어 통장을 개설한 지점에 전화를 했다. 제반서류와 모든 계약서를 갖고 있을테니 한층 용이하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점에서도 동일한 대답이 돌아왔다. 지금 통화하는 본인의 계좌이며 기간이 만기되어 입출금 통장으로 옮기겠다는 것. 필요하면 신분증 사본 등을 E-mail이나 팩스 또는 우편으로 보내겠다고도 해도 친필 서명을 요구하는 것. 한참 통화를 해 보니 방법이 없는 것만은 아니었다. 대리인이 업무처리를 원할 경우, 자필 위임장을 체류하는 국가의 영사관에서 공증 받아 지참하면 된다고 한다. 그럼 영사관은 어디에 있을까? 알아보니 주 세르비아 대한민국 대사관이 베오그라드(Beograd)에 있었다. Novi Sad 대신 베오그라드로 오기를 정말 잘했다. 어머니를.. 더보기
086. 베오그라드로. 그리고 여행의 위기 달마와 헤어지고 세르비아의 수도 베오그라드(Beograd)를 목표로 주행을 시작했다. 오랜만에 혼자 달리는 길이다. 세르비아에서 만나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며 페달을 밟아 보지만 어째 속도가 나지 않는다. 세르비아 북부는 유독 호수가 많았다. 호수가 인상적이었던 Backo Gradiste의 경치를 보며 달리다 보니 어느새 해가 많이 기울었다. 잠자리를 잡아야 하는데 어째 마음에 드는 공간이 나오지 않는다. 조금만 조금만 하며 더 가려는데 어느새 어둑어둑 해지고 대충 아무데서나 자기로 했다. 그동안 운 좋게 너무 편한 잠자리에서 익숙해져서 그런지 지붕없는 들판은 마음에 들지 않지만 어쩔 수 없다. 호수마을 Backo Gradiste를 3km정도 벗어난, 추수가 끝난 밭에 들어가 잠자리를 준비한다.(주행거리.. 더보기
085. 쇼팽과 세르비안 나이트 루마니아 국경 앞에서 한시간 가량 기다린 후, 세르비아(Serbia, 세르비아식 표기는 Srbije) 국경에 진입했다. 세르비아는 워낙 이미지가 좋지 않아서 조금 긴장했으나 검문소에서는 행선지만 물어보고 쉽게 통과시켜주었다. 세르비아의 첫인상은 단지 국경하나 넘었을 뿐인데, 루마니아와는 많이 달라진 모습을 보인다. 루마니아보다 녹지면적은 더 넓은 것 같고, 도로 상태는 더 열악하다. 또 종종 호수가 보인다. 글자는 불가리아처럼 키릴을 쓰지만, 로마 알파벳과 병행 표기가 되어있어 읽기 편하다. 달마와 점심 먹고 헤어지려고 했는데, 세르비아 국경마을에는 환전소도 식당도 보이지 않는다. 결국 조금 달리다 갈림길이 나왔다. 달마는 Kikinda를 거쳐 헝가리로, 나는 Zrenjanin을 지나 Novi Sad로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