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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tenegro

122. 썩 반갑지 않은 크로아티아의 첫모습 중립지대가 꽤 길다. 몬테네그로(Montenegro) 국경을 빠져나온지 한참이 지났는데 주위에는 산 뿐이다. 어느나라의 영토도 아닌 곳. 문득 여기서 캠핑해도 멋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잘못하면 스파이로 몰리려나? 음. 여기에 사는 사람은 없으니까 어느 나라의 경찰도 건드리지 않을 것 같긴 한데…….' 해가 지고있으면 실행에 옮겼겠지만 아직은 한참 더 달릴 수 있는 시간이다. 몬테네그로를 빠져나온 후 거의 2km가량 산길이 이어졌고 정상 부근에 드디어 멀리 국경이 보인다. 그보다 먼저 나타난 표지판은 여기부터 다시 유럽 연합(EU)이 시작됨을 알리고 있었다. 한국에서는 크로아티아(Croatia)로 부르지만 이 근처에서는 대부분 크로에이시아라고 발음한다. 현지에서는 흐르바츠카라고 부른다. 정식 명칭.. 더보기
121. 몬테네그로=코토르 날은 잠시 개는 듯 했으나 금세 흐려지고 비가 쏟아진다. 간만에 우리말을 쓰면서 많은 대화를 했던 경호형님은 크로아티아로 떠났고, 나는 비를 핑계삼아 코토르(Kotor)에 하루 더 머무르기로 했다. 다행히 숙박비가 저렴한 편이라 그나마 부담은 덜하다. 코토르의 마지막 날에는 스위스 자전거 여행자 Jean Claude Badoux를 만났다. Jean은 부드바(Budva)를 거쳐 알바니아로 향할 예정이지만 비가 많이와서 자전거도 정비할 겸 하루 쉬어간다고 한다. 함께 달릴 수 있으려나 기대를 했으나 이 친구 역시 나와 경로가 반대다. 이 친구는 자전거도 좋고, 장비 하나하나 매우 좋은 제품이다. 특히 완전 방수되는 트렁크백은 참 마음에 든다. 나는 침낭과 겨울 자켓을 배낭에 넣고 다니는데 배낭커버 방수능력도.. 더보기
120. 깨끗하고 아름다운 코토르 코토르(Kotor)에 도착하여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코토르 항이었다. 비가 막 그친 코토르항. 건너편 산에는 구름이 양털처럼 피어오르며 독특한 느낌을 자아내고 있었다. 숙소에 짐을 풀고 경호형님과 함께 코토르 시내 탐사를 나섰다. 코토르 역시 부드바(Budv)처럼 성벽 안에 Stari Grad(구 시가지)가 잘 보존되어 있었다. 전체적으로 부드바와 비슷하지만 골목길이나 중간중간 나타나는 광장은 훨씬 넓다. Stari Grad는 그다지 넓지 않지만 교회가 참 많다. 코소보부터 시작되어 몬테네그로까지 계속 나타나던 모스크는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 정교회(Orthodox)는 물론이고 가톨릭(Catholic) 성당도 흔하다. 세르비아와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완충지대로 동서 교회의 영향을 함께 받은.. 더보기
119. 성벽도시 부드바와 코토르 그동안 많은 도시에서 성벽과 요새를 보았지만 대부분 폐허나 유적지일 뿐 실제 삶과는 거리가 있었다. 하지만 이곳 부드바(Budva)는 예외였다. 해안가에 설치된 성 내부의 Stari Grad(구 시가지)는 핵심 관광지이기도 하지만, 여전한 삶의 현장이었다. 아마 예전에는 항구를 방어하고, 주민을 보호하는 역할을 했으리라. Stari Grad는 미로를 방불케 하고 있었으며, 건물 사이로 아주 좁은 도로가 이어지고 있었다. 차량 진입은 불가능하지만 바닥이 대리석으로 울퉁불퉁하게 포장되어 있어 자전거를 타기에는 좋지 않았다. 특히 전날 늦게 부드바에 도착하여 불마저 다 꺼져 있어서 호스텔을 찾는것도 쉽지 않았다. Montenegro Hostel Budva는 수많은 여행자들로 가득 차 있었다. 그동안은 시즌이 .. 더보기
118. 하이 파이브와 윙크 몬테네그로(Montenegro)는 현지에서는 Crna Gora(츠르나 고라)라고 부른다. Monte(산) Negro(검정색). 이름 그대로 검은 산(山)이라는 뜻이다. 어라? 이건 스페인어인데? 독일어나 터키어면 모를까, 왜 이 나라를 스페인어로 부르는지는 미지수이다. 국경을 넘어서니 왜 이런 이름이 붙었는지 바로 알 수 있었다. 회색빛 산이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것이다. 자세히 살펴보니 흙 대신 바위로 구성된 산이 어두운 색을 만들어 낸 것이다. 그런데 허풍이 심했다. 아무리 바위산이라도 검은 산이라니. Monte Gris(회색 산)이 더 어울린다. 혹시 내륙에 더 들어가면 정말 검은 바위 산이 나오려나? 그렇다면 이 나라의 특산물은 벼루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륙으로는 가지 않기로 했다. 그.. 더보기
116. 자전거 여행자들의 집합소 쉬코드라 전날 받은 친절한 대접을 떠올리며 기분좋게 달린다. 목적지 쉬코드라(Shkodra)는 그다지 멀지 않다. 멀리 보이는 산 위에는 오래된 성벽도 보이고, 전날 내린 비로 흙탕물이 되어버린 조그만 강을 건너자 쉬코드라에 진입했다. 전날 까페에서 PC를 사용하며 보아 둔 호스텔을 찾는다. 가격 때문에 결정하긴 했지만 호스텔 이름도 재미있다. Mi casa es tu casa. '내 집은 네 집이다'라는 이름.(주행거리 15.1km, 누적거리 8,615km) 호스텔에 들어가니 가장 먼저 강아지가 맞아준다. 또, 정원이 있고 자전거 보관하기에도 좋은 곳이다. 그동안의 호스텔은 대부분 아파트 형식이라 짐 옮기기도 귀찮고 자전거 보관도 애매했는데 다행이다. 짐을 풀고 있는데 앳스시 이토(Atsushi Ito)라는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