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chengen

163.슬로벤스카? 슬로바키아! 도나우(Donau) 강을 건너면 바로 슬로바키아(Slovakia)다. 독일에서 시작해 루마니아와 몰도바를 거쳐 흑해까지 이르는 긴 강이지만 폭은 한강의 절반도 안된다. 양국을 잇는 다리도 채 500m가 되지 않는다. 입국을 환영하는 표지판에는 Slovenská Republika라고 기재되어 있다. 뭐 슬로벤스카? 이걸 어떻게 읽어야 슬로바키아가 될까? 아무리 봐도 슬로베니아(Slovenia)로 읽힌다. 슬로바키아와 슬로베니아는 유사한 점도 많다. 슬라브족의 나라임은 국호는 물론이고 흰색·파랑·빨강의 범 슬라브(Pan-Slavic) 삼색기에서도 드러난다. 두 나라는 슬라브 상징색 위에 자국 문장을 새겼다. 타트라 산맥(Tatras)을 아우르는 슬로바키아와 알프스 산맥(Alps) 끝자락의 슬로베니아의 문장에.. 더보기
158.[자전거여행 외전] 휴대전화로 본 유럽연합 애매한 크기의 대축적 지도 하나 믿고 길을 다니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기존에 사용하던 스마트폰은 무슨 문제인지 모르겠으나 크로아티아(Croatia)에 머물던 중 GPS기능과 통화 기능을 상실했다. 지도 보조수단이 필요했다. 페스트 서쪽 Nyugati역 근처의 WestEnd City Center 부근에는 전자상가가 밀집해 있었다. 휴대전화 매장을 둘러보다 쓸만한 장비를 찾아냈다. 바로 삼성 갤럭시 포켓 네오(GT-S5310) 모델. 이 제품을 갖고 다니는 유럽친구들을 종종 봐서 익히 알고 있던 기종이다. 손바닥에 들어가는 작은 크기로 가격은 18,000포린트(약 9만원). 사실 최신 스마트폰에 비해서는 연산속도가 떨어지고 사양도 부족하지만 필요한 기능은 다 갖추고 있다. (동)유럽 친구들은 보급형 휴대전.. 더보기
155. 슬로우베니아(Slow-venia)와 독도법(讀圖法) 밤새 한차례 비가 쏟아졌나 보다. 텐트에는 송골송골 빗방울이 맺혀 있었다. 빗물이라도 말리고 가야겠다. 주위를 살펴보니 전날 보이지 않았던 민가가 보인다. 좀더 쉬다 가려고 했는데 바로 출발하는게 낫겠다. 마침 식량도 다 떨어졌다. 산속에 슈퍼마켓이 있을리 만무하니 피곤해도 빨리 벗어나는게 상책이다. 일단 주행을 위해 옷부터 갈아입었다. 빗속에서 야영하면 옷에 습기가 남아있어 상당히 불쾌하다. 옷이 눅눅한데 배까지 고프니 참 처량하다. 그런데 누군가 텐트에 찾아와 뭐라고 외친다. ‘빨리 나가라는 소리구나’ “곧 나갈게요”라고 대답하며 텐트를 열어보니 한 아주머니가 환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아주머니는 얼마든지 원하는 만큼 머물다 가라면서 비닐 봉지를 하나 내민다. 봉지에는 하나하나 샌드위치가 들어 있었다.. 더보기
154. 마지막 유고슬라비아, 슬로베니아 마침내 구 유고슬라비아 6개국(코소보까지 7개국) 중 마지막 나라 슬로베니아(Slovenia, Slovenija)에 들어섰다. 여기부터는 달라지는게 많다. 우선 슬로베니아는 쉥겐(Schengen) 조약 가입국이다. 쉥겐 조약은 국경 검문소를 철폐하고 자유로운 왕래를 보장하기 위해 체결한 조약으로 한국인은 최초 입국일로부터 180일 중 90일간 무비자 체류가 가능하다. 서유럽 대부분의 국가가 이 조약에 가입되어 있어 여권조차 제시하지 않고 국경을 드나들 수 있다. 또한 유럽연합(EU)의 일원으로 유로화를 통화로 사용한다. 그동안 거쳐온 불가리아(Bulgaria), 루마니아(Romania), 크로아티아(Croatia)는 EU가입국이기는 하지만 자국 통화를 사용했고 코소보(Kosovo)나 몬테네그로(Monte.. 더보기
084. 루마니아, 국경의 밤 티미쇼아라(Timisoara)에서의 잊지 못할 즐거운 기억을 남겼다. 또한 세탁기를 이용하여 그동안 밀린 빨래도 모두 할 수 있었으며, 떠나기 아쉬운 마음에 마지막 구보로 티미쇼아라를 둘러보았다. 다시 길을 나서기로 예정된 시간이다. 보그단은 마지막까지 환율 좋은 환전소에 데려다주는 등 갖은 편의를 베풀어 주었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보그단과 작별 인사를 나누었다. 티미쇼아라 뿐만 아니라 루마니아와도 헤어질 시간이 다가온다. 티미쇼아라에서 루마니아 국경은 60km가량 떨어져 있다. 아마 오늘 중에 루마니아 국경을 넘을 수 있을것이다. 그리고 이제 달마와의 즐거운 여행도 끝. 나는 세르비아(Serbia)로 갈 계획이지만, 달마는 이미 세르비아를 경험했고, 북쪽 헝가리로 갈 예정이다. 하지만 달마도 헤어짐이.. 더보기
083. 혁명의 도시 티미쇼아라 티미쇼아라(Timișoara)에는 또 다른 멋진 친구가 기다리고 있었다. 건축감독으로 일하는 보그단(Bogdan Dubina). 카우치 서핑(Couch Surfing)을 통해 알게 된 그는 자전거를 타고 마중을 나왔고, 우리의 짐을 보더니 자신의 집이 좁다면서 친구의 아파트에 데려다 주었다. 더 놀라운건, 며칠간 친구와 함께 생활하겠다면서, 친구 집을 비우고, 키까지 준 것. 아니, 대체 뭘 믿고? 덕분에 편히 쉬게 되었지만 한편으로는 정말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였다. 티미쇼아라의 첫 밤을 편히 보내고, 다음날 보그단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티미쇼아라 시내를 둘러보았다. 먼저 간 곳은 1989년 12월 16일 길(B-dul 16 Decembrie 1989)에 있는 헝가리 개혁 교회(Biserică refo.. 더보기
070. 불가리아에 울려퍼진 강남 스타일 이번 목적지는 불가리아 플로브디프(Plovdiv)였으나 그리스 국경을 넘은데는 이유가 있었다. 우선 불가리아로 가는 길이나, 그리스를 경유하는 길이 거리차이가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터키-불가리아 국경은 입국심사가 까다롭다는 말을 들었다. 국경에서 장시간 대기하고 싶지도 않았고, 가장 큰 이유는 그리스는 쉥겐(Schengen)국가이다. 유럽에서 쉥겐 조약에 가입한 25개국은 국경 검문소도 폐지했고, 한국인은 최초 입국일로부터 180일 중 90일간 무비자 체류가 가능하다. 유럽에 오래 머무를 계획은 아니지만, 만약을 대비하여 180일 카운트를 먼저 시작한 것이다. 터키-그리스 국경은 입국절차가 까다롭지 않았다. 특이한 것은 면세점이 있는 것. 수차례 국경을 넘었으나 면세점이 있는 육로국경은 처음이라 더욱..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