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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마니아

100. 프리슈티나. 과거와 현재의 만남 프리슈티나에서는 또 다른 좋은 만남이 기다리고 있었다. 루마니아 브라쇼브에서 만났던 선교사님께서 코소보의 한태진 선교사님을 소개시켜 주신 것이다. 선교사님께 연락 드리자 직접 나와주셨고, 집으로 초대해서 맛있는 음식을 대접해 주셨다. 뿐만 아니라 아예 집으로 오라고 하신 것. 덕분에 며칠간 선교사님 댁에서 머물게 되었다. 프리슈티나 시내 구경은 선교사님 아들 성호군과 함께 했다. 월드컵이 열렸던 2002년부터 현지 학교를 다닌 성호군 덕분에 코소보에 대해서도 많이 이해할 수 있었고, 시내 구석구석을 쉽게 찾아다닐 수 있었다. 가장 먼저 향한 곳은 민속 박물관(Ethnological Museum). 론니플래닛의 설명과 달리 무료 개장중이었다. 이곳은 코소보의 고택을 박물관으로 개장한 곳으로 코소보인의 삶의.. 더보기
088. 세르비아의 독립과 퍼즐 맞추기 베오그라드(Beograd)에 계속 머무르면서 이곳 저곳 돌아다니다 보니 세르비아라는 나라가 점점 궁금해졌다. 한 나라를 알기 위해서는 역사에 대한 이해가 필수이다. 세르비아도 마찬가지다. 세계의 화약고의 한 축을 담당하며 발칸의 깡패같은 이미지를 가진, 여러모로 평판이 좋지 않은 이 나라는 과연 어떤 역사를 갖고 있을까? 안타까운 건 고등학교 세계사 시간에 깨어 있던 기억이 없어서 동유럽의 역사를 배울 기회가 전혀 없었다. 어린시절 세계에 관심을 갖게 만들었던 '먼나라 이웃나라'나, 이후에 접한 다른 책 역시 유럽사는 서유럽 위주로만 기술되어 있었다. 대학시절 내가 열을 올린 책은 시오노 나나미의 저서들이었다. 거기에서 대략적으로나마 동유럽을 접했다. 발칸 반도는 판노니아, 다키아, 일리리아, 트라키아,.. 더보기
086. 베오그라드로. 그리고 여행의 위기 달마와 헤어지고 세르비아의 수도 베오그라드(Beograd)를 목표로 주행을 시작했다. 오랜만에 혼자 달리는 길이다. 세르비아에서 만나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며 페달을 밟아 보지만 어째 속도가 나지 않는다. 세르비아 북부는 유독 호수가 많았다. 호수가 인상적이었던 Backo Gradiste의 경치를 보며 달리다 보니 어느새 해가 많이 기울었다. 잠자리를 잡아야 하는데 어째 마음에 드는 공간이 나오지 않는다. 조금만 조금만 하며 더 가려는데 어느새 어둑어둑 해지고 대충 아무데서나 자기로 했다. 그동안 운 좋게 너무 편한 잠자리에서 익숙해져서 그런지 지붕없는 들판은 마음에 들지 않지만 어쩔 수 없다. 호수마을 Backo Gradiste를 3km정도 벗어난, 추수가 끝난 밭에 들어가 잠자리를 준비한다.(주행거리.. 더보기
085. 쇼팽과 세르비안 나이트 루마니아 국경 앞에서 한시간 가량 기다린 후, 세르비아(Serbia, 세르비아식 표기는 Srbije) 국경에 진입했다. 세르비아는 워낙 이미지가 좋지 않아서 조금 긴장했으나 검문소에서는 행선지만 물어보고 쉽게 통과시켜주었다. 세르비아의 첫인상은 단지 국경하나 넘었을 뿐인데, 루마니아와는 많이 달라진 모습을 보인다. 루마니아보다 녹지면적은 더 넓은 것 같고, 도로 상태는 더 열악하다. 또 종종 호수가 보인다. 글자는 불가리아처럼 키릴을 쓰지만, 로마 알파벳과 병행 표기가 되어있어 읽기 편하다. 달마와 점심 먹고 헤어지려고 했는데, 세르비아 국경마을에는 환전소도 식당도 보이지 않는다. 결국 조금 달리다 갈림길이 나왔다. 달마는 Kikinda를 거쳐 헝가리로, 나는 Zrenjanin을 지나 Novi Sad로 .. 더보기
084. 루마니아, 국경의 밤 티미쇼아라(Timisoara)에서의 잊지 못할 즐거운 기억을 남겼다. 또한 세탁기를 이용하여 그동안 밀린 빨래도 모두 할 수 있었으며, 떠나기 아쉬운 마음에 마지막 구보로 티미쇼아라를 둘러보았다. 다시 길을 나서기로 예정된 시간이다. 보그단은 마지막까지 환율 좋은 환전소에 데려다주는 등 갖은 편의를 베풀어 주었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보그단과 작별 인사를 나누었다. 티미쇼아라 뿐만 아니라 루마니아와도 헤어질 시간이 다가온다. 티미쇼아라에서 루마니아 국경은 60km가량 떨어져 있다. 아마 오늘 중에 루마니아 국경을 넘을 수 있을것이다. 그리고 이제 달마와의 즐거운 여행도 끝. 나는 세르비아(Serbia)로 갈 계획이지만, 달마는 이미 세르비아를 경험했고, 북쪽 헝가리로 갈 예정이다. 하지만 달마도 헤어짐이.. 더보기
083. 혁명의 도시 티미쇼아라 티미쇼아라(Timișoara)에는 또 다른 멋진 친구가 기다리고 있었다. 건축감독으로 일하는 보그단(Bogdan Dubina). 카우치 서핑(Couch Surfing)을 통해 알게 된 그는 자전거를 타고 마중을 나왔고, 우리의 짐을 보더니 자신의 집이 좁다면서 친구의 아파트에 데려다 주었다. 더 놀라운건, 며칠간 친구와 함께 생활하겠다면서, 친구 집을 비우고, 키까지 준 것. 아니, 대체 뭘 믿고? 덕분에 편히 쉬게 되었지만 한편으로는 정말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였다. 티미쇼아라의 첫 밤을 편히 보내고, 다음날 보그단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티미쇼아라 시내를 둘러보았다. 먼저 간 곳은 1989년 12월 16일 길(B-dul 16 Decembrie 1989)에 있는 헝가리 개혁 교회(Biserică refo.. 더보기
082. 루마니아에서 달마를 찾아 헤메이다 10월 3일 개천절. 빈과의 즐거웠던 만남을 뒤로 하고 시비우(Sibiu)를 떠났다. 시비우에서 머문 며칠간 계속 비가 왔음에도 여전히 날씨는 흐리고 쌀쌀했다. 이것 저것 다 껴 입고 길을 나선다. 유럽 도로 E68(루마니아 7번국도)를 이용하여 시비우를 벗어나고, Sebeș에서 샛길로 빠지는 여정 중식을 먹으려 잠시 쉬는데 하늘에서 뭔가가 떨어진다. 또 비야? 확인해 보니 비가 아니라 눈이었다. 지금 10월 초인데 벌써 눈이라니? 첫 눈은 전혀 뜻하지 않은 시간 장소에서 맞이하게 되었다. 다행히 눈은 금세 그쳤으나 여전히 춥다. 역시 샛길 주위는 끝없는 들, 그리고 간간히 작은 마을이 나온다. 어느새 날은 저물어 가고, 잠자리를 찾아야 겠다 싶은데 Dealu Ferului 마을 초입에 공사장이 나온다... 더보기
081. 빈과 함께 한 시비우의 기억 카우치 서핑(Couch Surfing)이라는 사이트를 알면서도 그동안 이용하지 않았던 이유는 간단했다. 몇차례 현지인들의 집에서 잘 기회가 있었는데, 대부분 넉넉하지 못하였고, 오히려 더 많이 가진 내가 폐만 끼친다는 생각에 마음이 편치 못했다. 숙박비가 아주 비싼 나라가 아니라면 내 돈 내고 자는게 훨씬 속편할 것이다. 또, 카우치 서핑 요청을 해도 각자의 사정으로 잘 연결되지 않았던 이유도 있어서 어느 순간부터는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루마니아에서는 달마 덕분에 처음으로 카우치 서핑을 이용하게 되었다. 첫번째 호스트는 Bin과 Tam이라는 부부였는데, 각각 네트워크와 시스템 엔지니어로 루마니아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짐을 풀고, 씻으려고 했는데, 마침 보일러가 고장났다면서 커피포트를.. 더보기
080. 시비우. 첫 카우치 서핑 브라쇼브에서의 따뜻한 대접을 뒤로 하고, 다음 목적지 시비우(Sibiu)로 향했다. 날씨는 여전히 쌀쌀하지만 새로 준비한 침낭 때문인지 든든한 기분이다. 얼마 후 Codlea라는 곳에 도착했다. 출출해져서 성당 근처의 한 공원에 들러 여기서 중식을 해결하기로 했다. 점심 식사 메뉴 브라쇼브(Brașov)의 이경애 사모님이 싸 주신 샌드위치. 감사한 마음으로 맛있게 먹고, 에너지를 재충전했다. Codlea는 작은 마을지지만 운치있는 곳이었기에 조금 머무르며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그리고 다시 출발. 시비우로 가는 길은 대부분 들판이며, 중간에 작은 마을을 계속 통과하는 코스이다. 달리면서 저절로 기분이 좋아지는 길. 길은 계속 오르막이지만, 경사가 그리 심하지는 않다. 또한 새로 닦은 길이라 그런지 길 상태.. 더보기
079. 좋은 만남이 이어진 브라쇼브 브라쇼브(Brașov)의 첫 밤을 편안히 보내고, 시내 구경을 나섰다. 우선 관광안내소로 가서 지도를 받고, 이곳저곳을 둘러볼 계획. 달마는 그동안의 노하우를 유감없이 발휘하여, 감으로만 관광안내소를 찾아내는 능력을 보여줬다. 관광안내소에서 들은 정보에 따르면, 드라큘라 성으로 유명한 브란(Bran) 성은 드라큘라와는 전혀 관계 없다는 것. 단지 드라큘라 영화에 나온 성과 흡사해서 유명해 졌다고 한다. 그 말을 듣자 브란 성은 흥미가 떨어져버렸다. 드라큘라의 정식 호칭은 왈라키아 공 블라드 3세(Vlad III, Prince Of Wallachia)로, 흔히 블라드 체페슈(Vlad Țepeș)로 불리며 체페슈는 '가시'라는 뜻으로 포로를 말뚝에 꽂아 죽여서 생긴 별칭이라고 한다. 또한 드라큘라(Drăcu..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