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전거 여행

103. 코소보 시간여행의 끝. 계속해서 비가 내리는 바람에 프리슈티나 호스텔에서 며칠 더 머무르게 되었다. 하지만 히로유키라는 일본인 친구를 만나게 되어 심심하지는 않았다. 요리를 잘하는 그는 크림소스 스파게티에다가 카레, 프라이드 치킨까지 다양한 요리를 해 주었다. 덕분에 나도 크림소스 스파게티를 만드는 방법을 배웠다. 또 히로유키를 통해 코소보 대학생들을 몇 명 알게되어 마지막날에는 호스텔로 초대해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그리고 계획한 출발일. 나는 마케도니아의 수도 스코페로 갈 예정이고, 마침 히로유키도 스코페에 간다고 한다. 마케도니아에서 다시 만나기로 약속하고 잠시 헤어졌다. 선교사님과 당일치기로 마케도니아에 다녀오면서 길을 봐 두었는데 프리슈티나를 벗어나면서 오르막 한번만 넘으면 계속 평지 혹은 내리막길이라 부담도 .. 더보기
099. 여기가 코소보 맞아? 드디어 고대하던 코소보(Kosovo) 국경 검문소에 들어왔다. 코소보 검문소는 세르비아보다 더 철저해 보였다. 짐을 풀 것을 요구하지는 않았지만 소지품 등 이것저것 물어보고 마침내 여권을 돌려받았다. 세르비아에서는 출국 도장을 찍어주지 않았지만 코소보에서는 입국 도장을 찍어줬다. 듣기로는 타국에서 코소보 입국시는 도장을, 세르비아에서 입국시에는 도장 대신 입국증명서를 준다고 들었는데 증명서를 요구하니 이제 필요없다고 한다. 또, 출입국 관계를 물어보니 코소보 경찰은 세르비아에 돌아갈 수도 있다고 한다. 기존에 들은 바로는 분명히 코소보에서 세르비아로 갈 수 없다고 했는데 세르비아에서 넘어온 경우에는 가능한건가?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아서 정확히 이해하지는 못했다. 상황이 계속 변하면서 조금씩 나라 형태를.. 더보기
098. 세르비아를 탈출하라! 12월 31일. 밖에서는 하루종일 폭죽 소리가 들린다. 새해를 이렇게 맞이하나보다. 폭죽은 하늘로 쏘아올리는 것보다 길에 던지는 형태가 대부분이다. 작은 폭죽을 던지면 몇초 후 터지는데, 가끔 아파트 베란다에서 도로를 향해 투척하는 녀석이 있어서 주의해야한다. 2014년 새해를 세르비아 니쉬에서 맞았다. 니쉬 시티 센터에서는 축제가 한창이었다. 차량 진입을 통제하고, 대형 무대를 세워 공연이 한창이었다. 무대 아래 관객들도 흥겨워서 춤을 추고 Free hug를 하며 Happy new year을 외친다. 그동안 길에서 술 마시는 모습을 보지 못했는데 이날만큼은 예외였다. 저마다 캔맥주들 들고 있었고, 슬라브족 아니랄까봐 음주량도 제법 많았다. 하지만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술을 마시는 사람은 누구도 없었.. 더보기
095. 콘스탄티누스 대제의 고향 니쉬 니쉬(Niš)는 밀라노 칙령으로 기독교를 공인한 로마제국의 황제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태어난 곳이다. 그러고 보니 페니어 랙이 망가진 곳은 콘스탄티누스 대제 공항(Airport Constantin The Great) 근처였다. 콘스탄티누스 대제의 흔적을 찾아보기로 했다. 첫 번째 목적지는 Mediana. 약 4~5km가량 떨어져 있었지만 자전거로는 금방이다. 이곳은 콘스탄티누스 대제의 통치하에 만들어졌고, 고대 로마제국의 황제 여섯 명의 주거지였다. 그런데 직접 가 본 Mediana는 실망스럽게도 공사 중이었다. 박물관을 조성하려는 듯 한데, 입구는 닫혀있었고 작업이 한창이었다. 다행히 공사차량 진입로를 이용해 들어갈 수 있었다. 넓은 공터 아. 고고학에는 도저히 문외한인 나로서는 도저히 알지 못할 주거의.. 더보기
093. 세르비아의 11월 11일. 그리고 Ivan과의 만남 니쉬(Niš)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자전거 정비였다. 먼저 자전거 정비를 위해 인터넷을 이용, 자전거 가게 몇곳의 위치를 확인하고 호스텔을 나섰는데 모조리 문을 닫았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 호스텔에 돌아와서 확인해 보니 11월 11일. 국경일이라서 대부분의 가게가 쉰다는 것. 무슨 국경일이냐고 물어보니 오스트리아로부터 독립한 날이며 1차 세계대전 종전일이라고 한다. 아하, 1차 세계대전에 세르비아가 깊이 관계되어있었지. 1차 세계대전이 끝나면서 세르비아가 완전한 독립을 얻었으므로 기념하는가 보다. 덧붙여 우리나라에서도 11월 11일은 의미있는 날이다. 바로 대한민국 해군 창설기념일!!! 손원일 제독은 1945년, 선비 사(士)자가 두 번 겹치는(十一) 11월 11일을 기해 바다의 신사-대한민.. 더보기
092. 산넘어 산. 니쉬를 향해 다음날은 이제 본격적인 산악 코스다. 목적지 니쉬(Niš)는 분지형 지형이라 산을 넘어가야 한다. 그런데 출발한지 얼마 되지않아 빗방울이 떨어진다. 으으. 더 큰 문제는 계속 체인이 빠진것 처럼 페달이 헛도는 것. 허브쪽에 뭔가가 빠진 것 처럼 헛돌다가 다시 뒤로 몇바퀴 돌리면 잘 돌아가기도 하고 조금 힘주어 밟으면 다시 헛돌고. 그동안 유독 속도가 나지 않던 이유가 허브 문제였나보다. 아아. 7,000km이 넘자 Wing은 계속 말썽을 부린다. 빨리 도시로 가야 하니 일단 조금 더 가면서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다행히 첫번째 산을 넘자 비는 그치고 날이 개고있다. 먹구름은 내 뒷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아마 하루만 늦게 출발했으면 또 비를 쫄닥 맞으며 달렸겠지? 도로는 여전히 휑하다. 이유는 간단했다... 더보기
091. 따뜻한 세르비아 사람들과의 만남 드디어 베오그라드(Beograd)를 출발했다. 오랜만에 짐을 가득 적재하고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길. 다행히 달리기에 쾌적한 날씨였다. 그리고, 지도에서 본 대로 베오그라드 시내를 벗어나자 산길이 나타났다. 뭐, 산길이지만 경사가 크게 심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출발이 늦어서인가 금세 날이 어두워졌다. 이제 출발시간을 많이 앞당겨야겠다. Mladenovac을 지나니 도로 상태도 엉망이 되었다. 작은 라이트가 있기는 하지만 가로등이 없는 거리는 답답하다. 다행히 4km정도 달리자 들이 나온다. 오늘은 여기서 자면 되겠구나.(11월 7일, 주행거리 61.64km, 누적거리 7,450km) 날이 차가워져서일까? 이제 들에서 자고 일어나면 이너텐트와 플라이 사이에 이슬이 송골송골 맺혀 있다. 얇은 천 두장일 뿐.. 더보기
087. 베오그라드 장기 투숙 시작 고객센터 대표전화로는 문제 해결이 안되어 통장을 개설한 지점에 전화를 했다. 제반서류와 모든 계약서를 갖고 있을테니 한층 용이하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점에서도 동일한 대답이 돌아왔다. 지금 통화하는 본인의 계좌이며 기간이 만기되어 입출금 통장으로 옮기겠다는 것. 필요하면 신분증 사본 등을 E-mail이나 팩스 또는 우편으로 보내겠다고도 해도 친필 서명을 요구하는 것. 한참 통화를 해 보니 방법이 없는 것만은 아니었다. 대리인이 업무처리를 원할 경우, 자필 위임장을 체류하는 국가의 영사관에서 공증 받아 지참하면 된다고 한다. 그럼 영사관은 어디에 있을까? 알아보니 주 세르비아 대한민국 대사관이 베오그라드(Beograd)에 있었다. Novi Sad 대신 베오그라드로 오기를 정말 잘했다. 어머니를.. 더보기
086. 베오그라드로. 그리고 여행의 위기 달마와 헤어지고 세르비아의 수도 베오그라드(Beograd)를 목표로 주행을 시작했다. 오랜만에 혼자 달리는 길이다. 세르비아에서 만나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며 페달을 밟아 보지만 어째 속도가 나지 않는다. 세르비아 북부는 유독 호수가 많았다. 호수가 인상적이었던 Backo Gradiste의 경치를 보며 달리다 보니 어느새 해가 많이 기울었다. 잠자리를 잡아야 하는데 어째 마음에 드는 공간이 나오지 않는다. 조금만 조금만 하며 더 가려는데 어느새 어둑어둑 해지고 대충 아무데서나 자기로 했다. 그동안 운 좋게 너무 편한 잠자리에서 익숙해져서 그런지 지붕없는 들판은 마음에 들지 않지만 어쩔 수 없다. 호수마을 Backo Gradiste를 3km정도 벗어난, 추수가 끝난 밭에 들어가 잠자리를 준비한다.(주행거리.. 더보기
085. 쇼팽과 세르비안 나이트 루마니아 국경 앞에서 한시간 가량 기다린 후, 세르비아(Serbia, 세르비아식 표기는 Srbije) 국경에 진입했다. 세르비아는 워낙 이미지가 좋지 않아서 조금 긴장했으나 검문소에서는 행선지만 물어보고 쉽게 통과시켜주었다. 세르비아의 첫인상은 단지 국경하나 넘었을 뿐인데, 루마니아와는 많이 달라진 모습을 보인다. 루마니아보다 녹지면적은 더 넓은 것 같고, 도로 상태는 더 열악하다. 또 종종 호수가 보인다. 글자는 불가리아처럼 키릴을 쓰지만, 로마 알파벳과 병행 표기가 되어있어 읽기 편하다. 달마와 점심 먹고 헤어지려고 했는데, 세르비아 국경마을에는 환전소도 식당도 보이지 않는다. 결국 조금 달리다 갈림길이 나왔다. 달마는 Kikinda를 거쳐 헝가리로, 나는 Zrenjanin을 지나 Novi Sad로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