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여행 썸네일형 리스트형 078. 카르파티아 산맥을 넘는 황홀한 여행길 부쿠레슈티를 출발하여 본격적으로 달마와 함께하는 루마니아 자전거 여행에 나섰다. 둘이 달리니 힘든줄도 모르고 수월하게 나간다. 나는 왠만하면 큰길을 선호한다. 그나마 국도를 타면 길 상태도 좋은 편이고, 중간중간 마을이 있어서 필요한 물품을 구입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달마는 국도보다는 샛길을 좋아한다. 나는 인도에서 고생한 기억에 샛길이 크게 내키지 않았지만 마지못해 따라 나섰다. 역시 길 상태는 별로다. 그래도 공사중인 몇몇 구간 외에는 포장도 되어 있고, 오히려 불가리아의 국도보다도 도로가 나은 편이다. 물론 스피드를 즐기기에는 무리이지만, 차량 통행량이 적고, 도로가 조용해서 좋다. 대신 국도보다 거리가 길어 목적지까지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단점도 있고, 길 찾기도 더 복잡하다. 이날은 황.. 더보기 077. 부쿠레슈티. 자고로 친구를 잘 사귀어야 한다 달마와 함께 부쿠레슈티(București) 탐사에 나섰다. 또한, 루마니아 돈도 필요하고, 자전거도 정비해야 한다. 루마니아는 불가리아와 붙어있는 비슷비슷한 나라인줄 알았는데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부쿠레슈티는 불가리아의 어느 도시와도 비교가 안될 정도로 활기찬 곳이었다. 그래 이 정도는 되어야 수도지. 게다가 결정적인 차이점은 인종의 차이였다. 이 주위 나라들은 슬라브 인들이 주류인데 비해 루마니아만 라틴계통이며 로마의 후손이라고 한다. 나라 이름 Romania도 Roma에서 나온 것이다. 물론 내 눈으로는 불가리아인과 루마니아인을 외모로 구분할 수 없었다. 또 다른 차이점은 사용하는 글자였다. 키릴을 기반으로 하는 슬라브 계통 국가에 비해, 여기는 로마 알파벳을 개량해서 사용한다. 덕분에 뜻은 몰라도.. 더보기 076. 부쿠레슈티. 달마와의 재회 루비콘 강을 건너는 케사르의 기분이라고 하면 지나친 과장이겠지만, 나름 비장한 심정으로 불가리아 출국 도장없이 다뉴브 강을 건너 루마니아(România)로 향했다. 다뉴브 강 폭은 제법 넓없고, 도하 후에도 조금 더 들어가서야 입국심사대를 발견할 수 있었다. 어쩌면 긴장 때문에 더 멀게 느껴졌는지도 모른다. '루마니아의 입국 자체는 문제없으니 들여보내주지 않을까? 통과 안되면 다시 불가리아로 돌아가야 하나? 거기에 불가리아 입국 검문소가 있으면 더 골치아픈데?' 게다가 내 앞에는 우크라이나인들이 단체로 서 있었는데 무슨 영문인지 도무지 움직이지 않는다. 입 출국 심사가 정말 까다로운가 보다. 전날 내린 비로 여권 하단이 젖었는데 이것도 문제되지 않을까? 한참을 기다려 마침내 내 차례. 답은 의외로 간단했.. 더보기 075. 불가리아를 떠나며 새 아침이 밝았고, 다행히 비는 그쳐 있었다. 애초 루세(Ruse)는 예정에 없었고 오늘 중으로 루마니아 수도 부쿠레슈티(București)까지 갈 계획이지만, 기왕에 들어왔으니 불가리아의 마지막 도시로 루세를 돌아보기로 했다. 루세는 걸어서도 반나절이면 돌아볼 만한 작은 도시였고, 대부분 볼거리들은 올드 타운을 중심으로 모여 있었다. 가장 먼저 나를 반긴것은 Svobada 광장이었다. 잘 만들어진 광장 주위에는 오전임에도 제법 많은 사람들이 여유를 즐기고 있었다. 광장 바로 앞에는 법원이 있었다. 이 건물은 1940년부터 법원으로 사용되었다는데, 원래는 믿기 어렵게도 수산시장이었다고 한다. 물론 리모델링을 했겠지만, 수산시장의 놀라운 변신이다. 올드 타운으로 이어지는 Aleksandrovska 거리를 .. 더보기 074. 벨리코 터르노보와 루세에서의 추석 9월 15일. 약 2주간 정들었던 소피아를 떠났다. 이 날도 날씨를 지켜보다가 중식 이후에나 출발할 수 있었다. 소피아를 벗어나기 무섭게 나타나는 오르막은 끝없이 이어졌다. 보통 산악지형은 오르막 내리막의 반복이었는데, 이곳은 한 번 올라가기 시작하면 몇 시간씩 이어진다. 상당히 특이한 지형이었다. 물론 내리막길도 길다. 한 번 내려가기 시작하니까 거의 45~50km/h의 속도로 30분 이상 내려간다. 속도 때문인지 쌀쌀하게 느껴져서 바람막이를 꺼내야만 했다. Botevgrad란 마을을 지나 5km정도 가니 한 주유소가 나타났다. 주유소에서 물 한병을 사면서 주위 공터에 텐트를 쳐도 되냐고 하니 흔쾌히 허락해주셨다. 허락 뿐만 아니라 주유소의 화장실도 사용하게 해 주셔서 편안하게 씻을 수 있었다. 주유소.. 더보기 073. 소피아. 릴라 수도원. 그리고 세이울과의 만남 소피아에는 공원이 무척 많았다. 사실 공원이야 불가리아 어디에서나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특히 소피아에는 더 많았다. 네프스키 성당 근처의 공원에는 노점상들이 즐비했다. 구형 카메라, 타자기, 바이올린, 장신구 등 각종 골동품이 많았는데, 흥미로운건 각종 무기까지 판다는 것. 구 소련군, 독일군의 철모와 방한모는 물론이고, AK-47 소총에 착검 가능한 각종 대검류와 접이식 칼은 날이 잘 서 있었고, 각종 너클, 손도끼나 표창까지도 팔고 있었다. 군수품이기도 하고, 무기인데 이렇게 아무나 팔아도 되는 걸까? 나치의 철십자 훈장과 소련의 훈장들도 나와 있었다. 처음 받은 당시에는 가문의 영광이었을 텐데, 공산주의가 붕괴한 후 의미도 없고, 생활도 어려워서 결국 시장에서 굴러다니게 된 훈장을 보니 기분이 묘.. 더보기 072. 소피아. 만남과 헤어짐 다시 자전거 안장에 올라 발걸음을 재촉했다. 이번 목표는 불가리아의 수도 소피아(Sofia). 소피아는 불가리아의 서쪽에 치우쳐 있는 도시로, 소피아 이후에는 인접한 마케도니아로 갈 계획이었다. 8월 28일. 이날은 92.54km을 달려(누적거리 5,767km) Ихтиман라는 마을에 도착했다. 여기서는 마을 축제인지 전체가 떠들썩했고, 사람들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마치 인도에서 늘 그랬던 것 처럼. 일단 저녁 해결을 위해 가게에서 식빵과 물만 사고 급히 마을을 떠날 수 밖에 없었다. 이미 어두워진 시간. 천천히 조금씩 전진하다 보니 도로 아래에 공터가 보였고, 여기서 하루 신세지기로 했다. 어느새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고 밤에는 침낭이 필요할 정도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여기도 목초지였다. 양치.. 더보기 071. 쓸쓸하고 아름다운 플로브디프 캠핑장을 나서 본격적인 플로브디프(Пловдив) 구경을 시작했다. 플로브디프는 불가리아에서 두번째로 큰 도시이며 오래된 도시이다. 기원전 5,000경 유몰피아스(Eumolpias)라는 이름으로 시작되어 BC342년에는 마케도니아의 필리포스 2세(Philip II)가 점령하면서 필리포폴리스(Philipopolis)라는 군사도시를 건설했는데, 이게 플로브디프의 원형이라고 한다. 필리포스 2세는 저 유명한 알렉산더 대왕(Alexander the Great)의 아버지이다. 하지만 플로브디프의 첫인상은 황량하고 을씨년스럽기 그지 없었다. 길에는 사람들도 별로 없었고, 거리에는 폐허에 가까워 보이는 빈 집들이 널려 있었다. 같이 있던 민규 형님은 유령도시라고까지 표현 할 정도였다. 조금은 실망스러운 마음을 억누르.. 더보기 070. 불가리아에 울려퍼진 강남 스타일 이번 목적지는 불가리아 플로브디프(Plovdiv)였으나 그리스 국경을 넘은데는 이유가 있었다. 우선 불가리아로 가는 길이나, 그리스를 경유하는 길이 거리차이가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터키-불가리아 국경은 입국심사가 까다롭다는 말을 들었다. 국경에서 장시간 대기하고 싶지도 않았고, 가장 큰 이유는 그리스는 쉥겐(Schengen)국가이다. 유럽에서 쉥겐 조약에 가입한 25개국은 국경 검문소도 폐지했고, 한국인은 최초 입국일로부터 180일 중 90일간 무비자 체류가 가능하다. 유럽에 오래 머무를 계획은 아니지만, 만약을 대비하여 180일 카운트를 먼저 시작한 것이다. 터키-그리스 국경은 입국절차가 까다롭지 않았다. 특이한 것은 면세점이 있는 것. 수차례 국경을 넘었으나 면세점이 있는 육로국경은 처음이라 더욱.. 더보기 069. 에디르네를 거쳐 그리스로 성재가 보낸 EMS는 하루하루 기다려도 도착하지 않았다. 배송조회를 해 보니, 터키 세관은 통과한 상태. 알고보니 바이람(Bairam) 기간이라 모든 관공서가 쉬는 것이다. 바이람은 라마단의 한 달 단식이 끝난 것을 기념하는 이슬람 명절로 3일동안 계속된다. 터키는 이슬람의 영향은 크지만 국교도 아닌데 이런 명절까지 지키는 건가? 제대로 금식하는 사람도 얼마 없고, 밤에는 더 많이 먹었으면서 또 쉰다는게 어이가 없었다. 하지만 그건 내 생각일 뿐, 바이람은 터키의 큰 명절이었고, 우리의 설 처럼 민족 대이동이 발생하여 차표를 못구하는 여행자도 많았다. 그 사이 민규형님이 이스탄불에 오셨다. 형님은 휴가 기간을 이용하여 자전거 여행에 동참하기 위해 오신 것. 신밧드 호스텔의 지마형님이 많은 도움을 주셨다... 더보기 이전 1 ··· 7 8 9 10 11 12 13 ··· 17 다음 목록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