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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India)

011. 뭄바이 기행

  주말을 이용하여 뭄바이(예전에는 봄베이로 불림)에 다녀왔다. 지도 상 40~50km정도 떨어진 듯 하여 1박 이상을 계획으로 뭄바이로 출발했다.빨래터와 관람차, 쓰레기의 기묘한 조화

  처음 가는 길을 수월했으나 뭄바이 시로 돌입하자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차선 구분도 없이 얽힌 차량과 오토바이들은 마치 엑셀레이터에 경적이 연결된 마냥 쉴세없이 경적을 울려대고, 그 사이로 손수레, 우마차가 함께 다니고, 심지어는 역주행 하는 차량까지 있다. 재미있는건 역주행 하는 차량도 경적을 울려댄다는 사실.

  이해 할 수도 없고, 처음 접하는 교통 문화에 진저리를 내면서 길 한켠에서 잠시 쉬고 있으면 사람들이 하나둘씩 나를 둘러싼다. 왜 자전거를 타면서 헬멧을 쓰냐. 어디서 왔냐. 자전거 어디서 샀냐? 얼마냐? 등등. 잠시 좀 쉬고 싶을 뿐인데. 무슨말인지 모르겠다고 하면 다른 녀석이 어느새 영어-힌디간 통역을 하고 있다.엄청난 인파의 뭄바이 시내.

  관심은 쉴 때 뿐만이 아니다. 버스에서도 승객들은 차창 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뭐라고 나에게 소리치고, 오토바이를 탄 사람들은(흔히 2명씩 탄다) 뒤로 돌아 휴대폰으로 나를 촬영한다. 외국인이 많은 뭄바이에서 외국인이 신기한걸까, 자전거가 신기한걸까.

  결국 뭄바이 도로로 이동하는것은 포기하고 중앙선 부근의 고가도로를 이용하여 Gateway of India 도착. 영국에서 세웠으나 결국 식민지 시대를 마감하며 영국군 마지막 철수의 관문으로 사용되었다는 문. 인도의 문은 바닷가에 자리잡고 있으나 누런 바닷물은 내 흥미를 끌지 못하였고, 앉을 수 없을정도로 뜨겁게 달구어진 돌계단으로 인해 휴식은 포기.Gateway of India

  길거리에는 끝없는 좌판 시장이 형성되어 있었다.대체 한여름 날씨에 긴옷을 파는, 또 사는 사람은 누굴까?

  시장 한켠에는 줄 위에서 묘기를 부리는 소녀도 있었고,줄을 잘 타지만, 어머니가 너무 혹사시키는 것 같다.

  근처에는 Chhatrapati Shivaji Maharaj Vastu Sangrahalaya라는 긴 이름의 박물관도 있었다.웅장한 규모의, 잘 정돈된 박물관

  들어가 보니 인도역사, 보물, 종교적 유물 등 많은 전시물이 있었다.원조 와불? 시바와 비슈누, 그리고 늘 빠지지 않는 코끼리신 가네샤

  하지만 무엇보다 내 관심을 끈 것은 2층에 전시되어 있던 앗시리아 시대의 부조였다.확실이 인도에서 보는 다른 조각들과는 표현기법이 다르다.

  박물관 주위에는 멋진 도서관도 있고학창시절, 강동 도서관이 이랬으면 공부 열심히 했을까?

  IT강국으로도 알려진 인도 뭄바이 길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모습. 즉석에서 휴대전화를 고쳐주는 간이 부스도 있고, 무엇보다 나를 놀라게 했던건 타이피스트. 워드 프로세서도 아닌 리본넣는 기계식 타자기를 이용하여 순식간에 문서를 작성해준다.어릴때 보던 그 타자기다.

  뭄바이에는 1박 이상을 계획하고 갔으나 엄청난 소음과 인파에 질려서 당일 복귀해버렸다. 또, 돌아오는 길에는 무릎통증까지 느껴져서 이후 한동안 자전거를 멀리했다.

  하지만, 뭄바이는 그 이상의 묘한 매력을 갖고 있기에 이후에도 기차를 이용하여 다시 방문했고, 기차 여행 역시 엄청난 충격과 고통을 선사했다.(뭄바이 기차를 타보면 러시아워의 지하철 2호선은 드라이브로 느껴진다. 대체 왜 이런구간에 차량을 증편하지 않는지 모를 일이다.) 

  교통과 소음에 질려버렸지만 매력적인 뭄바이. 어쨌든 뭄바이의 남쪽 끝 Gateway of India까지 자전거로 왕복했으니 내 자전거 여행은 뭄바이부터 시작이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겠지. 뭄바이 기차의 종착 CST(Chhatrapati Shivaji Terminus)역의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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