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잤을까? 웅성거림을 느끼고 눈을 떠보니 쿠알라룸푸르 공항이다. 잠이 덜 깨서 멍한 상태로 내렸다. 다행히 자전거는 잘 도착해 있었다. 자전거를 찾고 공항 안내데스크에서 쿠알라룸푸르 지도를 받았다.
공항 밖으로 나오니 패닉 상태. 이제 뭘 해야 하지? 목적지도 갈 데도 없다. 공항 안내데스크에서 쿠알라룸프르 지도를 받았으나 시내 지도에는 공항이 나와있지 않았다.
'아! 난 인도 가기전에 여기서 4일을 머무르는 계획이었지! 난 대체 무슨생각으로 여기에 온것일까? 말레이시아에 먼저 온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면서 왜 아무 준비도 안했을까?'.
일단 시내로 나가야 하지? 다시 안내데스크로 갔다. 시내는 한시간 가량 소요되며 지하철과 버스 이용가능하다.
음. 한시간이면 약 60km? 자전거로 3~4시간? 해는 질듯하고 길도 모르고, 공항고속도로를 자전거로 통과 가능한지 여부도 확인이 안된다. 이 짐을 들고 지하철을 탈 수는 없어. 잠시 고민하다 공항버스를 타기로 했다. 10링깃(3,800원) 생각보다 저렴하다.
한참을 달려 어느곳에서 모두 내리길래 따라내렸다. 버스정류장에서 자전거를 조립했다. 많은 사람들이 신기하게 쳐다보는데 그러거나 말거나~ 자전거를 조립하고 나니 비가 내리고 있었다.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봤으나 지도상의 내 위치조차 확인이 안된다. 비는 금세 그칠 것 같지 않고 일단 대충 가보자.
조금 가니 다행히 중국계 호텔이 보인다. 시세는 모르지만 아마 중국호텔이 가장 저렴하겠지? 물어보니 110링깃.
'말레이시아 물가가 생각외로 비싸구나. 150링깃만 챙겨왔는데'
일단 100링깃이 목표다. 근처에 조금 더 돌아다녀보니 다른 호텔이 눈에 띄었다. 무작정 가 보니 벽에 100링깃이 씌여 있었다. 가 보니 100링깃짜리 빈 방은 없었으나 첫날이고 밖에 비도 많이와서 리셉션 앞 홀에 자전거를 보관해 준다는 조건에 묵기로 했다.
방에서 대충 여장을 풀고 전자기기를 충전하기로 했다.(전날 짐챙기느라 충전을 못했다)
그런데~ 아! 콘센트 모양이 달랐다. 대체 난 무슨 생각으로 온 것일까? 왜 만능플러그 하나 준비하지 않았을까?
리셉션에서도 변환 어댑터는 없다고 하여. 전자기기 충전은 일단 포기하고. 지리도 익힐 겸 호텔 주위를 어슬렁거리다 99 Speedmart를 발견했다. 과일 몇개, 신기한 생강쥬스, 부탄가스 등을 구입했고, 가장 큰 수확은 전기 플러그를 구입 할 수 있었다.
Tip 공개! 말레이시아 전원 플러그 개조하기(AC240V / 50Hz를 사용하여 대부분 한국 전자제품은 꽂을 수만 있으면 사용가능)
<그런데 여행용 플러그 하나 안챙기는 여행자도 있을까 싶긴하다. 전자공학도의 능력^^>
조금 시간이 걸리기는 했지만, 다행히 전자제품을 충전하면서 잘 수 있었다.
<볼품은 없으나 잘 작동한다. 철저한 준비의 중요성을 다시한번 느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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