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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Malaysia)

005. 말레이시아의 도로이야기

  말레이시아 - 쿠알라룸푸르의 거리는 매우 복잡했다. 대부분의 도로는 일방통행이다. 물론 도보 여행자에게는 해당되지 않으므로, 공항에서 받은 관광지도에는 일방통행 표시가 없었다.

  말레이시아의 교통 시스템은 한국과 반대인 좌측통행이며 차량에는 핸들이 우측에 있다. 즉 좌회전이 용이하고 우회전이 어려운 체계이다. 또한 편도 2차선 이상의 도로는 마치 한국의 고속도로와 같은 구조이다. 중앙분리대는 대부분 폭 넓은 화단으로 조성이 되어있어서 유턴은 거의 불가능하고, 방향을 전환하려면 인터체인지에서 해당방향 차선을 이용해야 한다.(물론 정식 고속도로가 아니므로 별도 요금소도 없고 이륜차도 운행 가능하다.) 또, 도심 이외에는 횡단보도는 극히 드물며 육교가 많이 설치되어 있다.

  길을 안다면 운전하기에도 편리하고 안전한 구조이지만, 자전거로 운행하기에는 신경이 많이 쓰이는 도로이다.

  우선 횡단보도가 없으므로 차량은 상당히 빠르게 달린다. 자전거로 그 속도에 맞추어 차선 변경하기가 쉽지 않다.

<화면 우측은 인터체인지 진입로. 여기에서 차선 잘못타면 한참 고생>

  두번째로 한번 인터체인지를 놓치면 다음 인터체인지까지 가야하는데, 차량으로는 금방이지만 자전거로는 더 많은 시간이 소모된다. 게다가 도로 지도가 없는 상태에서 표지판의 도로 이름이나 지명만 보고 방향을 판단하기가 쉽지 않았다.

<지명을 다 외우지 못하는 이상 저 표지판은 무용지물>

  마지막으로 도로구조가 한국과 미묘하게 다른 부분이 있다. 한국이라면 자동차 전용도로에 이륜차(자전거 포함)가 진입 못하므로 무의미한 비교이지만 굳이 비교해보면 아래와 같다.

<한국과 말레이시아의 도로 시스템>

  말레이시아에서는 갓길 근처로 아무 생각없이 달리면 샛길로 빠져버리게 되어 있다. 즉, 직진하려면 중간에 차선을 미리 바꿔야 하는데, 뒷 차량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다행히 손을 들고 의사를 표시하면 대부분 운전자들은 양보를 해 주었다.

  처음에는 이 도로 시스템에 적응을 못해서 직진을 못하고 자주 도로를 이탈했다. 게다가 한번 벗어나면 원위치로 돌아오는데 30분 이상 소요되었다.

  쿠알라룸푸르에서는 자전거 주행자는 거의 볼 수 없는 반면 오토바이는 많이 이용되었다. 특히 고가도로나 육교 아래에는 2륜차 휴게소가 있어서 낮에는 그늘이 되고, 우기에는 비도 피할 수 있는 등 여러모로 편리했다.

<고가도로 밑에 조성되어 비를 피할 수 있는 이륜차 휴게소 표지판>

  어쨌든 처음에는 도로시스템이 익숙하지 않아서 길에서 오래 해메었고, 지도가 없어서 마지막까지도 헤매야 했다. 가장 어이없는 사건은 KL SENTRAL 근처에서 한참 헤맨 것. 고가도로에서 빠져나가면 바로 숙소인데, 그 빠져나가는 출구를 못찾아서 세번이나 같은 장소를 돌면서 갈래길을 하나하나 다 시도해본 결과 겨우 탈출할 수 있었다. 굳이 비교하자면 고가도로 많은 부산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어쨌든 자전거를 용납해주는 운전자들과, 마음껏 달릴 수 있는 도로 덕분에 많이 해메었지만 즐겁게 달렸던 말레이시아였다.

<이륜차 휴게소. 갑자기 쏟아진 소나기를 피하면서 한컷><쿠알라룸푸르의 쌍둥이빌딩 KLCC(The Petronas Twin Tower)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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