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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어려울 때 친구가 진짜 친구 어처구니 없는 사건을 나름대로 해결해보고자 동분서주 하던 동안 긍정과 사교의 화신같은 에릭은 그 사이에도 계속 새로운 친구들을 초대했으며 그의 아파트는 매일같이 들어오고 나가는 전세계의 친구들로 분주했다. 그 중 가장 신기한 만남은 Anders Maarleveld다. 장난끼 넘치는 표정의 네덜란드 친구 앤더스는 헝클어진 고수머리에 멋들어진 콧수염까지 기르고 있어 마치 아인슈타인을 연상시킨다. 에릭은 우연히 부다페스트에 놀러와 혼자 펍에 들린 앤더스를 만나게 되었고 호스텔에 머물 예정이라는 말에 곧장 집으로 초대했다. 낯 모르는 외국인들을 수없이 초대해 온 에릭을 생각하면 직접 대면한 친구를 초대하는 것은 오히려 더 편한 일인지도 모르겠으나 내게는 낯선 이를 집으로 들인다는게 아직도 신기한 일이었다. 한 .. 더보기
160.부다페스트, 뜻밖의 활로(活路) 에릭은 맥없이 돌아온 나를 보고서 밤에 파티가 있다면서 놀러가자고 한다. “지금 나랑 장난하나? 내가 놀러갈 기분으로 보여? 무엇보다 나는 땡전 한 푼 없다고!” 하지만 에릭은 돈 없는것은 이미 알고 있으며 기분이 안좋을수록 더 풀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곧이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펍 중 하나라는 심플라(Szimpla)라는 곳을 소개했다. 고맙게도 모든 요금은 에릭이 지불했다. 심플라가 있는 Kazinczy가 주변에는 유대인(Jewish)의 회당인 시나고그(Synagogue)와 그들의 율법에 따른 코셔(Kosher) 식당이 여럿 보인다. 사실 부다페스트는 유대인이 많이 거주해 한때 주다페스트(Jewdapest)로 불릴 정도였다고 한다. 2차 세계대전 중에는 유대인들이 밀집한 만큼 나치(Nazi)의 홀로코.. 더보기
159.헝가리의 글루미선데이(Gloomy Sunday) 7월 31일. WestEnd City Center 근처 한 가게에서 가격협상을 마치고 은행으로 향했다. ATM기에서 현금을 인출한 후 휴대전화를 구입했다. 길가의 벤치에 앉아 GPS기능을 체크해보니 잘 작동한다. 각종 기능을 살펴보는 중 지나가던 행인이 말을 건다. 잘 알아들을 수 없어 재차 확인하는데 누군가 벤치 뒤에 세워둔 Wing을 살짝 건드렸다. 어딘가 이상한 기분이 들어 핸들바 가방을 확인해 보니 안에 넣어둔 지갑이 없다. 주위를 둘러보니 말을 건 사람과 치고 간 사람 모두 사라졌다. 혹시 소매치기? 아! 부다페스트의 첫날, 에릭은 위험하다면서 아파트 중정(中庭)에 세워둔 자전거를 들고 4층까지 올라왔었다. 이때 인지했어야 한다. 아니, 최소한 핸들에 자물쇠가 채워진 차량을 종종 보았을 때에는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