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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Nepal)

049. 네팔을 뒤로 하며 끝이 없는 산과 씨름하며 도착한 카트만두(Kathmandu)의 첫인상은 인도와 다를 바가 없어 보였고, 많이 실망스러웠다. 그렇다고 숙소에 죽치고만 있을 수는 없는 일. 타멜(Thamel) 거리를 시작으로 두르바르(Durbar) 광장과 스와얌부나트(Swayambhunath) 사원, 또 카트만두 시내 곳곳을 누비고 다녔다. 카트만두에서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는 자전거 정비. 브레이크 케이블도 여러 가닥 끊어졌고, 체인 오일도 다 썼다. 예비 튜브도 갖추어야 한다. 무엇보다 맞는 스포크가 있으면 스포크도 통채로 교체하고, 한국보다 저렴하다면 앞 페니어도 구입하고 싶다. 그런데 여기저기 다녀봐도 도무지 내 자전거에 맞는 부품은 보이지 않는다. New Road 근처의 자전거포가 즐비한 거리에도 MTB용 밖.. 더보기
048. 고맙고 즐거웠던 네팔. 그리고 카트만두에서의 데자부 안나푸르나 라운딩 후 포카라에 틀어박혔다. Rhabdomyolysis(횡문근융해증)를 핑계로 체력 회복이 주 목적이었지만 호수를 낀 아름다운 포카라 자체가 너무 좋았다. 아침이면 해가 뜨면서 멀리 보이는 설산을 붉게 물들이는 곳. 기온도 적당하고 게다가 물가도 싸고 여행용품도 쉽게 구할 수 있으며, 인터넷 접속도 원활하니 최고의 휴식처가 아닌가? 하지만 안타까운건 레이크사이드 근처의 여행자 거리만 벗어나면 다시 가난이 지배하는 것이다. 또한 포카라에서 좋은 분들도 많이 만났다. 먼저 7년째 자전거 여행 중이신 '문종성'형님. 형님께 많은 조언도 듣고 정보도 얻었다. 게다가 제육덮밥까지 사주셨다. 다시한번 감사합니다. 안현철 형님은 네팔 정보가 부족하던 나에게 네팔편 '론니 플래닛' 가이드북을 주셨다. 정.. 더보기
047. Rhabdomyolysis - 안나푸르나의 역습(안나푸르나 라운딩 마지막) 4.12. 열흘째(25km) 전날 굳이 피곤한 몸을 이끌고 묵티나트(Muktinath) 대신 카그베니(Kagbeni)까지 온 이유는 무스탕(Mustang)을 보기 위해서였다. 무스탕은 비밀의 왕국이라는데 일반 트레커들이 입장하려면 허가에 500달러정도 한다. 왜 무스탕만 말도 안되게 비싼지 누구하나 속시원히 말해주는 사람조차 없었다. 결국 무스탕은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Kagbeni를 떠나서도 계속해서 황무지만 이어진다. 주위에는 산. 세계에서 가장 깊은 계곡이라는데 일반적인 계곡이 아니라 중간에 비포장 도로가 있는 산 사이의 넓은 공터다. 바람불거나 차량이 지나가면 먼지만 날리고 걷는 재미도, 보는 재미도 없는 지루하기 짝이 없는 길. 트레커들도 갑자기 다 어디로 사라진건지 안보이고 계속 혼자 걷는.. 더보기
046. 토룽 라(Thorung La)에 올라서서(안나푸르나 라운딩 3) 4. 8. 여섯째 날인 이날은 고도 적응을 위해 하루 쉬어가는 날이다. 밀린 빨래를 하고 마낭(Manang) 마을을 둘러봤다. 오후에는 강가푸르나 근처의 Chongkor 뷰포인트로 향했다. 뷰 포인트는 석성이 있는데 여기에 진을 치고 화살을 쏘면 어떤 적도 막을 듯 하다. 뷰포인트 위로 조금 더 올라가 보기로 했다. 얼마 못가 진흙때문에 더 이상 갈 수 없었다. 지도를 펼쳐 위치를 확인 해 보니 대략 3,840m정도 되는 듯. 이정도면 고도적응 완료다. 산에 눈이 녹으면서 진흙탕이 되어 있어서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조심. 괜히 높이 올라온 듯 하지만 기가막힌 전망이 모든것을 이해시켰다. 4. 9. 일곱째날이다. 일찍 일어났으나 10시가 되어서야 마낭을 떠났다. 이유는 단지 추웠다. 고도가 높아지다 보니 새.. 더보기
045. 걷고 달리며 마낭으로~(안나푸르나 라운딩 2) 4. 6. 넷째날. 자고 일어나니 어이없는 사건이 발생했다. 쥐가 라면 한봉지를 털어간 것. 침대위에 던져놓은 라면을 대체 어떻게 끌고간건지 침대 밑의 쥐구멍 앞까지 이동시켜 놓았고, 봉투 끝을 다 쏠아놓았다. 어떻게 짊어지고 온 건데. 라면은 아깝지만 쥐와 나눠먹고 싶지는 않아서 하나를 포기했다. 오늘 코스는 Chame에서 피상(Pisang)까지 매우 짧은 코스다. 코스는 짧았만 이제 고산병을 대비해야 한다. 이미 전날 잔 Chame는 2,670m으로 지난번 손발저림을 느낀 도반보다 더 높은 곳이다. 이곳에서는 마니차라는 것이 흔히 보인다. 글자가 새겨진 깡통 같은건데, 안에는 불교 경전이 들어있고 이걸 돌리면 경전 한번 읽은 효과라고 한다. 문맹자를 위한 배려일까? 나로서는 아무런 깨달음도 없었다. .. 더보기
044. 다시 안나푸르나를 향해(안나푸르나 라운딩1)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ABC) 트레킹 후 산에 반해 다시 한 번 트레킹을 계획했다. 이번 목표는 안나푸르나 라운딩. 약 200여 km에 달하는 산 둘레를 한바퀴 도는 코스로 최고 고도는 ABC(4,130m)보다 훨씬 높은 토룽 라(Thorung La, 해발 5,416m)이다. 4. 3. 트레킹 첫날. 드디어 출발이다. 버스를 타고 5시간 걸려 베시 샤하르(Besi Shahar, 760m에 도착했다. 그런데 SD카드를 안가져 온것이 아닌가. 꼭 서둘러서 준비하면 뭔가 빠뜨린다. 다행히도 저렴하지는 않지만, 이곳에서 구입할 수 있었다.(4GB/1000루피). 식사 후 본격적으로 트레킹을 시작했다. 2시간 가량 걸어 불불레(Bhulbhule)에서 입산허가를 받은 후 다리를 건너자 본격적인 강풍이 불기 시작하.. 더보기
043. 포카라를 자전거로? 3월 28일. 드디어 룸비니(Lumbini)를 출발 포카라(Pokhara)로 향했다. 약 20km 계속된 비포장도로 후 마침내 번듯한 도로가 나왔다. 아스팔트에 자갈 함유가 높은듯 쭉쭉 치고나가는 느낌은 없지만 넓고 깨끗하고, 인도와는 달리 파손즉시 수리한 흔적도 있었다. 오랜만에 자전거 안장에 앉은 느낌은 좋았다. 특히 앞에 랙을 단 덕분에 가방하나를 앞으로 옮겼고 핸들이 무거우면 조향이 불편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오히려 묵직한 핸들이 더 듬직했고, 오르막길도 한결 수월한 듯 하다. 도로상태도, 주위 풍경도 만족스럽다. 주위 주택들은 자극적이지 않은 파스텔톤으로 산뜻하게 칠해져 있다. 부트왈(Butwal) 시내를 지나자 산악도로인 싯다르타 하이웨이가 나타났다. 이 도로만 계속 따라가면 포카라다. 하지만.. 더보기
042. 룸비니. Wing과의 재회 다시 돌아온 네팔 입국심사장. 기존에 받은 비자는 이미 기간이 만료되어버렸다. 향후 일정은 미정. 여유있게 한달짜리 비자를 받고(40달러), 자전거를 맡겨두었던 룸비니의 한국 절(대성석가사)로 돌아왔다. 그동안 고생의 포상으로 룸비니에 1주일간 머물면서 열심히 살을 찌웠다. 하루 300루피(약 3,900원)이면 부페식으로 3끼와 숙박까지 제공. 한번에 2~3공기씩 먹은 듯 하다. 시끄럽고 복잡하고 정신없던 인도에 비해 고요하고 배부른 룸비니는 그 자체로 좋았다. 대성석가사에서 매우 극진한 대접을 받아 뭐라도 도움이 되고 싶었다. 이 절은 17년 동안이나 건축하고 있는 절이었고, 많은 기부금을 내지는 못해도 일이라도 돕고 싶었다. 대웅전 주변에 페인트를 칠하던데 페인트칠은 해봤으니 할 수 있을 듯 하다. .. 더보기
039. 안나푸르나 트레킹 3-안나푸르나의 단편들 다시 MBC로 내려와 짐을 챙기고, 체크아웃을 했다. 이제 내려가는 길이다. 늘 내리막길이 더 부담이고 긴장된다. 이유는 무릎 때문이기도 했지만, 언젠가 읽었던 에드워드 윔퍼의 '알프스 등반기'라는 소설 때문이다. 사고는 항상 긴장이 풀리면 일어난다. 다행히 복귀길은 수월했다. 아침까지도 힘들어하던 여학생들도 많이 회복된 듯 한 느낌이라 다행이다. 그런데 데우랄리(Deurali, 3,200m)를 지난지 얼마나 되었을까 뭔가 머리가 따끔거린다. 확인해보니 쌀알보다 조금 큰 크기의 우박이 떨어지고 있다. 우의를 꺼내기는 귀찮고 이 지역 기상을 잘 아는 현지인들을 따르기로 했다. 마침 포터 2명 중 한명은 우의를 착용했고 한명은 그냥 걸어간다. 그냥 걸어가는 녀석에게 우의 필요없겠냐 물어보자 비는 안올거라고 .. 더보기
038. 안나푸르나 트레킹 2-ABC에 도착 3월 12일 아침이 밝았다. 이날 목표는 2,920m고지에 위치한 히말라야(Himalaya)이다.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 코스는 곳곳에 마을과 숙박업소(Lodge)들이 있어 부담없이 다녀올 수 있는 코스다. 숙박비 또한 저렴하여 150(2,000원 정도)네팔루피밖에 하지 않는다. 단, 이 가격은 음식을 주문할때 제공하는 가격으로 음식값으로 장사한다는 느낌이다. 식비가 비싸다고는 하지만 이 높은 산까지 인력으로 물자를 나른것을 감안하면 오히려 저렴하다고 할 수도 있겠다. 아침부터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손발이 계속 저린 것.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길을 나섰다. 시작과 동시에 내리막길이 시작된다. 촘롱(Chhomrong, 2,170m)에서 시누와(Sinuwa, 2,360m)로 가는 길은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