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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Preparation)

근황, 그리고 이어지는 이야기

  2014년 11월 26일.

  2년여의 자전거 여행을 마치고 드디어 조국 대한민국. 인천공항에 발을 디뎠습니다. 오랜만에 보는 한글 표지판은 감격스러웠고, 오랜 친구 송목이가 공항까지 나와주어 더욱 고마웠습니다. 그리고 이런 저런 일상에 적응하다 보니 어느새 귀국한지 4개월이 되어가는군요.

  그동안 못다 쓴 여행기를 써 보려고 노력했으나 의외로 쉽지 않았습니다.

  '아니, 훨씬 더 열악한 조건 속에서도 나름 꾸준히 적어온 여행기인데, 모든 조건이 좋은 한국에서 왜?'

  사실 저도 이유를 알 수 없었습니다.

  뭔가 대단한 명작을 남기려는 것도 아니고, 창작의 고통을 겪어 온 것도 아닙니다. 사진 및 중간중간 기록해 온 노트도 그대로 있습니다. 단지, 도무지 글이 써지지 않았고, 컴퓨터 앞에 앉으면 웹서핑으로 시간을 소모했을 뿐입니다.

  '아니, 이걸 완성하려면 방에 텐트라도 쳐 놓아야 하나?'

  그러다 문득 그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더 이상 그때만큼 절실하지 않은 것입니다. 블로그에 배너 광고하나 없고, 계좌번호를 올리지도 않았습니다. 그래서인지, 어떤 책임감도 느끼지 않았고, 무사히 귀국한 것 만으로도 여행이 잘 끝났다고 생각했습니다.

  게다가 한국에서의 새로운 삶이 더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했기에 한동안 여행기는 잊고 있었습니다.

  네, 압니다.

  매우 무책임한 태도인 것도, 많은 분들의 직간접적인 성원과 응원으로 인해 무사히 다녀올 수 있다는 것도......

  하지만 한 번 흐트러진 마음을 잡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어머니의 격려와 여러 친구들의 독촉(?), 함께 루마니아를 달렸던 친구 '달마' 어머님의 조언, 몇달간 업데이트가 없음에도 잊지 않고 들러 주신 몇몇 네티즌들의 성원에 힘입어 인해 다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마감이 정해진 잡지 기사처럼 정기적으로 올리겠다는 약속을 드리지는 못하지만, 최대한 주 1회라도 업데이트 하려고 노력하겠습니다.

  물론 단지 의무감으로 억지로 쓰는건 아닙니다. 지금처럼 내키는 대로 써 내려갈 것이며, 이 과정은 힘들지만 즐겁고 흥분되고, 감사하고, 고마웠던 여행과정의 복기이며, 안방에서 편안하게 다시 한 번 경로를 달려보는 지속되는 여행이 될 겁니다. 두번째 여행마저 끝나면 비로소 제 자전거 여행도 마무리되겠지요.

  졸필이지만 지켜봐 주시고, 댓글과 개인적인 연락으로 응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 캡틴권 권도윤 올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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