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전날부터 곤욕이다.
여권과 비자에 사용할 사진을 추가 인화하고, 여권 사본을 준비했다. 스포츠 재활 전문가 최석규 실장님께 무릎 최종점검을 받았고, 휴대전화와 건강보험을 정지시켰다. 환전을 하고 유스호스텔증을 발급받았다. 바이클리 매장에서 지도를 수령했고 비상식량 등 장을 보았다. 이게 다 하루에 실시한 일이다. 바꿔 말하면 그동안 미뤄 오던 일이다.
무릎상태 점검 후, 최석규 실장남과 함께
특히 환전을 하면서 생긴 에피소드.
외화를 다양하게 보유할 것 같은 은행의 모지점에 전화하여 인도 루피 보유 확인 후 방문했다 전화상으로는 환율우대도 많이 해주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막상 은행에 가보니 환율우대 혜택은 적금하나 개설하면 해준다고 한다. 어쨌든 환전 후 루피를 보니 태형이형이 준것과는 뭔가 다른것 같았다. 다시 자세히 보니 RUPIAH! Bank Indonesia? 창구직원에게 말하고 재환전을 요구했는데, 세상에 인도 루피 잔액이 없다는 것이다. 시간은 은행업무 종료시간이라 다른 은행도 못가고, 다음날 출국인데…
내 전화 받은직원도, 금고에서 돈을 꺼내 준 직원도, 내 앞의 창구직원. 셋 다 인도루피와 인도네시아 루피아를 착각한 것이다. 인턴이나 신입사원으로 보였던 창구직원은 한번 잘못되자 많이 당황해하고 다른 실수를 연발하여 결국 환전하는데 1시간 30분이나 소요되었다. 그것도 루피환전은 포기하고 미국 달러와 말레이시아 링깃만 환전. '아직 할일도 많은데 루피도 못바꾸고 시간만 이렇게 버리다니……'
기분이 언짢아져서 고객의 소리라도 한번 써볼까 생각했으나, 선배들 눈치보고 있는것 같기도 하고, 많이 미안해하는 모습에 마음이 약해져서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나또한 여행하면서 많은 사람의 도움을 받게 될 테니…… 그나저나 선배들 많이 의식하던데 혹시 은행원들도 끝나고 빠따? 어쨌든 그 은행원은 다시는 루피와 루피아 헷갈리지 않겠지?
RUPEE와 RUPIAH의 차이
덕분에 짐을 꾸리느라 밤을 꼬박 새워야 했다. 짐을 꾸리기 시작하니 무게가 너무 무거웠고, 사용빈도 낮은 순서로 하나씩 빼다 보니 벌써 출발시간이었다. 급한 마음에 대충 쑤셔넣고, 결국 공항버스안에서 배낭속을 다시 정리해야 했다. 인천공항 카운터에서는 기내반입할 배낭 무게 초과로 재포장을 해야 했다. 결국 오버차지까지 물었다. 재미있는 것은 인터넷의 많은 자전거 여행기를 봐도 출발전날 짐꾸리다가 밤샌 분들이 많다는 것이다.
자전거는 부피가 커서 상당히 이격되어있는 다른 카운터에서 부쳐야 했다. 게다가 수화물과 씨름하고 보니 나름대로 여유있게 공항에 갔는데도 시간이 탑승 시간이 촉박했다. 출국 대기자도 많았고 검색대에서는 엑스레이를 세번이나 찍고 커터칼 한자루를 빼앗겼다. 그러면서 시간은 더 흐르고……
다른 승객들은 말쑥하고 전문성이 느껴지는 비지니스맨이나, 여유있는 관광객으로 보이는데 나만 공항에서 뛰어다녔다.
'시작부터 이게 무슨 꼴인가. 왜 공항에서 무장구보를… 여긴 연병장이 아니잖아.'
간신히 비행기에 탑승하여 기내식 먹자마자 바로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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