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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India)

017. 신을 경배하는 인간의 위대함. 엘로라 1월 13일 일. 엘로라(Ellora)로 향했다. 사실 아우랑가바드에 온 이유는 엘로라와 아잔타 석굴을 보기 위한 것 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엘로라는 아우랑가바드에서 약 30km 떨어져 있다. 짐을 다 풀어놓고 달리는 발걸음은 매우 가볍다. 엘로라 석굴군(Ellora Caves)은 7세기부터 500년간 만들어온 굴이라고 한다. 입구 앞은 가이드북이나 각종 기념품을 파는 잡상인들로 가득했다. 입장료는 외국인 250루피(학생할인 불가). 인도인에게는 10루피만 받는다. 엘로라는 멀리서 보면 큰 언덕이 있는 공원일 뿐이었다. 힌두교 석굴부터 보기 위하여 더 들어갔다. 영어 Caves를 보고 작은 동굴사원인줄 알았는데 직접 본 엘로라 석굴은 바위덩어리를 파내어 만든 인조 석굴이었다. 아, 엘로라 석굴 건.. 더보기
016. 동네 스타와 인도 양아치 1월 10일. 이날은 100.91km을 달렸다. 속도계 기준 4,400kcal 소모, 기초 대사량을 포함하면 하루에 6,000kcal 이상 소모한 셈이다. 해도 질 듯 하고 피곤하여 Bendala 근처의 밭 한가운데 텐트를 치는데, 한 오토바이가 나를 봤는지 되돌아오는게 보인다. 에휴, 오늘 편히 쉬기는 글렀나? 생각하며 묵묵히 텐트를 쳤다. 그는 다가와서 말없이 보고 있다. 텐트를 다 치고, 쉬려는데 그가 다시 말을 건다. "여기는 나쁜 사람들이 있어서 위험하다. 다른데로 옮겨라" 진작 말해주던가, 텐트 치자마자 말하는 이유는 뭐야? "난 너무너무 피곤하다. 옮길 힘도 없다" "그래도 여긴 너무 위험하다. 더 좋은데가 있다" "여기서 머냐?" "가깝다. 내가 알려주겠다" 면서 다른 곳으로 이동을 요구한.. 더보기
015. ▶◀ 야영 시작 푸네에서 충분히 기력 보충을 한 후, 다음 목적지 아우랑가바드(Aurangabad)를 향해 출발했다.(1월 9일) 아우랑가바드는 푸네에서 약 240km 이격된 도시이다. 2~3일 계획으로 출발한다. 역시 잠깐의 휴식이 효과가 있었는지 페달을 밟는 느낌이 한결 수월하다. 얼마나 달렸을까? 거대한 풍선같은 굴뚝이 보이고, 거기엔 LG라고 씌여있었다. 아, LG 인도공장이 푸네 근교에 있었구나! 반가운 마음에 LG 공장 앞으로 가서 견학을 요청했지만 보기좋게 거절. 돌아서 나오는데 뭔가 뒷바퀴의 느낌이 이상하다. 살펴보니 뒷바퀴가 휘어서 림이 브레이크에 닿는 것이다. 주위를 살펴보니 그늘을 피할 수 있는 작은 식당이 있었다. 빵 하나 시키고 눌러앉아 자전거 정비. 짐의 무게가 많아서 못견디나보다. 앞으로 쉴때.. 더보기
014. 푸네의 이모저모 Kevin의 사무실에 짐을 풀어놓고 길을 나섰다. 짐이 없다는게 이렇게 가뿐할 수 없다. 우선 시의 북쪽, Mula강을 건너 Aga Khan Palace로 향했다. 이곳은 술탄 아가 칸 3세가 지은 궁전이며, 한때 간디가 2년간 구금된 곳이기도 하고, 그의 아내와 비서가 이곳에서 세상을 떠났다. 현재는 국립 간디기념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외국인은 무조건 입장료 100루피(인도인 5) 고갱의 그림을 연상시키게 하는 컬러풀한 유화가 있다. 그리고 간디의 동상과, 인도 국기의 법륜을 물레로 변형시킨 깃발도 전시되어있고, 궁전 한켠에는 간디의 납골당도 있었다. 간디를 거의 신격화하여 존경하는 인도인들의 면모는 지폐에서도 볼 수 있다. 그.런.데. 이건 뭔가? 방 한켠에서는 비폭력운동 간디의 흥미로운 부조를 발견.. 더보기
013. Pune 도착과 잠시의 휴식 전날의 여파가 가시지 않은 채로 다시 주행을 시작했다. 피곤하다고 언제까지나 호텔에 죽치고 앉아 있을수도 없는 일. 주행은 처음부터 오르막으로 시작되었다. 한참 달리다 보니, 한 무리의 사이클리스트들을 만났다. 인도에서 처음보는 헬멧에 자전거복장까지 갖춘 라이더들. 내가 먼저 출발했는데 평속 30이상으로 순식간에 나를 추월해버렸다. '아. 나도 짐만 없었으면…….' 인도의 톨게이트 모습. High way는 우리로 따지면 국도 정도? 톨게이트가 있긴 하지만, 이륜차는 무료이다. 반면 Express way는 자동차 전용도로이다. 고속도로라고 할까? 다행히 오르막 구간은 전날만큼 가파르지도 않고, 중간중간 내리막이 섞여있어서 한결 편하게 달릴 수 있었다. 산 넘고 물 건너~ 오르막과 씨름하다보니 조그만 강이 .. 더보기
012. 푸네로 출발~ 1월 5일 월요일. 약 2달간 정든 Kharghar를 떠나 새로운 여정을 시작했다. 첫 번째 목적지는 남동쪽 120km여 지점에 위치한 Pune. 인도에서 8번째로 큰 도시라고 한다. 사실 푸네는 앞으로 갈 목표에 비해 반대쪽이지만, 두달동안 함께 생활하던 룸메이트의 소개로 선택했다. 지도 상으로는 크게 먼 것 같지도 않고 한번 가볼만 하다 판단하여 길을 나섰다. 많은 짐을 갖고 이동하는것은 만만하지는 않았지만 처음 20~30Km 정도는 수월했다. 경치도 좋았고 길 상태도 크게 나쁘지는 않았다. 이정도 쯤이야. 하지만 달리는 중간에 지킬 원칙. 1시간 주행 후 10분 이상 쉰다. 무릎에 무리를 느끼면 즉시 충분한 휴실을 취한다. 날씨는 조금 더웠으나 즐거운 주행. 흥미로운 광경도 많이 보였다. 한참을 달.. 더보기
011. 뭄바이 기행 주말을 이용하여 뭄바이(예전에는 봄베이로 불림)에 다녀왔다. 지도 상 40~50km정도 떨어진 듯 하여 1박 이상을 계획으로 뭄바이로 출발했다. 처음 가는 길을 수월했으나 뭄바이 시로 돌입하자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차선 구분도 없이 얽힌 차량과 오토바이들은 마치 엑셀레이터에 경적이 연결된 마냥 쉴세없이 경적을 울려대고, 그 사이로 손수레, 우마차가 함께 다니고, 심지어는 역주행 하는 차량까지 있다. 재미있는건 역주행 하는 차량도 경적을 울려댄다는 사실. 이해 할 수도 없고, 처음 접하는 교통 문화에 진저리를 내면서 길 한켠에서 잠시 쉬고 있으면 사람들이 하나둘씩 나를 둘러싼다. 왜 자전거를 타면서 헬멧을 쓰냐. 어디서 왔냐. 자전거 어디서 샀냐? 얼마냐? 등등. 잠시 좀 쉬고 싶을 뿐인데. 무슨말인지.. 더보기
010. 인도에서 생사를 헤메다. 전지성 선배님의 조언에 따라, 그리고 매일 인도에서 카레만 먹냐는 친구들의 질문에 답하기 위해 음식 관련한 글을 써본다. 인도에는 종교적 이유로 채식주의자들이 많고, 육식을 하더라도 닭, 양, 극히 일부의 생선 뿐이다. 소고기를 안먹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회교도들이 많아 돼지고기도 금기다. 삼겹살 등은 언감생심이며, 햄버거 가게에서도 VEG버거 라는것을 판다. 패티대신 으깬 감자를 구워놓은 것이 들어있다. 내 생각에는 채식주의자가 많은 이유는, 종교적인 이유도 있지만, 굳이 육식을 하지 않더라도 굶주리지 않을 정도로 농작물이 풍부하기 때문일 것이다. 쌀은 이모작을 하고 채소나 과일도 풍부하다. 기근이 들고 보릿고개를 겪는다면 뭐든 못먹겠는가? 카레는 한국의 고추장이나 된장같은 느낌? 음식을 주문하.. 더보기
009. 인도에서 느낀 최고의 감동 인도 도착 후, 계속해서 소포를 기다렸다. 내용물은 말레이시아에서 항공기 수화물 무게를 줄이기 위해 보냈던 겨울옷과 인도 가이드북. 선편으로 보내서 느릴 것이라고 예상은 했으나 계속해서 소식이 없길래, 말레이시아 우체국 홈페이지에 접속해 보았다.(http://www.pos.com.my) 조회 상으로는 11월 6일에 출발 한것으로 되어있는데, 아무리 선박이라도 말레이시아-인도 구간이 이렇게 오래 걸리나? 12월 18일. 부친지 45일만에 마침내 우체국에서 연락이 왔다. 그런데 받은것은 달랑 쪽지 하나. 읽어보니 쪽지, 여권, 사진 지참해서 우체국으로 오라는 내용.(아니, 집배원은 대체 뭘하길래 소포를 내가 찾으러 가야하지?) 어쨌든 덕분에 인도의 우체국을 구경하게 되었다. Kharghar 우체국은 눈에 잘.. 더보기
008. 언짢았던 기내식과 인도의 첫인상 인도행 항공기에서부터 조금 언짢아졌다. 이유는 단순했다. 승무원이 기내식을 가장 마지막으로, 그것도 VEG가 찍혀있는 도시락을 주는게 아닌가. 한동안 고기 먹기 힘들것 같아서, 기내식은 소고기 식사를 하려고 했는데... 바로 승무원을 다시 불렀다. "난 채식주의자가 아니다. 잘못 준거 아니냐?" "네 것이 맞다. Non-Veg.는 없다." "뭔 소리냐? 옆자리에서는 먹고있지 않냐." "Non-Veg.는 그게 마지막이었다. 먹기싫으면 관둬라." "난 식사 포함해서 모든 비용을 지불했다. 내가 선택할 권리가 있다. 그리고 네 임무는 서비스다" "내 책임 아니다." 하더니 그냥 가버린다. 이런 말도 안되는 상황이.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죄송하지만, 저희가 준비한 Non-Veg.가 다 떨어져서 이거라도 괜.. 더보기